스님법문/정목스님_유나방송

정목스님_나무아래 앉아서 8회

Buddhastudy 2014. 9. 14. 20:05

" altHtml=" "> 출처: 불교TV

 

 

 

동생네 식구들이랑

깻잎을 딴다.

이것이 돈이라면 좋겠지. 아우야.

 

다발, 또 다발,

시퍼런 깻잎 묶으며

쓴웃음 날려 보냈다.

 

오늘은 철없는

어린 것들이

밭고랑을 뛰어다니며

들깨 가지를 분질러도

야단치지 않으리라.

 

가난에 찌들어

한숨깨나 짓던 아내도

바구니 가득 차오르는

깻이파리처럼 부풀고

무슨 할 말

그리 많은지

맞다 맞아

소쿠리처럼

찌그러진 입술로

아랫고랑 동서를 향해

거푸거푸웃음을 날린다. - 유홍준 <들깻잎을 묶으며> -

 

안녕하세요. 정목입니다. 계절의 상관없이 우리네 밥상에 올려지는 깻잎. 오늘 유홍준 시인의 들깻잎을 묶으며 라는 시를 읽어봤습니다. 깻잎의 독특한 향이 잎 안에 좀 쌉싸름하게 번지는 것 같지 않으세요? 시퍼런 깻잎이 돈이라면 좋겠다. 라는 그 상상을 누가 세속적이라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정말 깻잎이 다 돈이 되어서 쪼들리는 여러분의 살림살이를 펴줄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

 

제가 오랫동안 라디오에서 방송을 했잖아요. 라디오에서 방송할 땐 이런 음악이 나오면 스튜디오에서 안보이니까 이렇게 하거든요. 뚜루루~~ 이렇게 하는데, TV는 바로 화면, ~ 들어오니까 하다가도 왠지 멈춰야 될 거 같아요. 10월이 이렇게 가고 있네요.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10월을 떠나보내기에는 왠지 조금은 더 두루막 자락 옷고름을 붙들고 싶은, 벌써 10월의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군요.

 

..

 

제가 오늘 깻잎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나무아래 앉아서 이 프로그램을 향기로 비유한다면 어떤 향이 날까요? 또 여러분은 어떤 향을 좋아하십니까? 라벤더? 타임? 로즈마리? 레몬도 있겠고요. 민트. 캐모마일. 저는 개인적으로 캐모마일이나 민트향을 좋아합니다만, 이 허브향이라고 하는 것이 그 향 자체가 독특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또 그 독특한 향 때문에 별로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이 허브는 우울증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해소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고, 웬만한 데 허브 안 들어간 거 없잖아요. 음식이건 화장품이건 차건.

 

하다못해 베개. 그죠? 요즘은 발 따뜻하게 하는 덧버선인가요? 덧버선에도 허브를 잔뜩 넣어서 파는 덧버선도 있고, 심지어 깔고 앉는 방석에도 허브를 넣어서 판매하는 것도 있더군요. 허브 그러면 보통 우리는 서양에서 전해진 거로 알고 있지만, 사실 중궁에서 5천 년 전부터 허브를 썼다고 그래요. 인도에서는 향신료를 많이 음식에 넣어 먹잖아요. 그래서 그 향신료 중에 후추라고 하는 것은 실크로드를 따라서 그리스나 로마로 전해지게 됩니다. 그 시절 유럽에서는 이 후추를 보석보다 더 귀한 것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순은으로 만든, 순은, 항아리. 은제 항아리에다가 후추를 집어넣어서 아마 요만큼씩 썼겠죠?

 

재미있는 것은 14세기경에 북방에 게르만족들은 후추를 세금대신 내기도 하고요, 집을 사거나 팔거나 임대할 때에도 이 후추를 가지고 했다고 그래요. 요즘 세상에 후추로 집을 사고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또 후추가 안남아 나겠죠? 그 옛날에는 또 후추로 관료들의 월급을 대신 줬다고 하니까, 급료까지 줬다고 그러는데 요즘에 여기 일하는 분들에게 후추대신 추면서 , 이거 월급이다.” 이러면 누가 받겠습니까? “에잇후추로 받으실 분 나와 보세요. 한번. 우리가 14세기로 돌아간다면 돈보다 더 귀한 것이 후추였다는 사실. 심지어 그 영국의 영주 중에는 저당 잡힌 왕관을 되찾는데 후추를 주고 되찾았다고도 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은 후추가 그 시절에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가? 그러니 이거 하나를 구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먼 나라로 항해까지 한 거예요. 지금의 우리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이게 얼마나 절박한 일이었겠습니까?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했을 때, 유럽강대국들이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만들잖아요. 그래서 이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허브를 제배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지금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죠. 맛과 풍미를 더해주는 허브와 향신료 때문에 목숨을 건 모험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 식민지를 만들기도 했다 하니까, 한편으로는 참 아이러니 하죠?

 

우울증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해소에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 각종 허브. 고 작은 꽃이 피고, 그 야트막한 키, 그 작은 것들이 세상 모든 야생화들이 정말 보살마하살들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에게 약이 되어 주고, 그 약초가 얼마나 또 많은 생명들을 살려냅니까? 그러니 우리가 그 야생화 한 뿌리가 인간의 삶보다 못하다 말 할 수도 없고,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죠. 세상 모든 야생화들을 떠올리자니, 가슴가득 고마움이 밀려오네요.

 

..

 

군인들이 사용하는 말은 명령어잖아요. 가라. 서라. 멈추어라. 이렇게. 그래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그런 말은 독일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그래요. 그런데 사랑을 할 때는 프랑스말로 하라 그럽니다. 샹송 하듯이 숑숑숑. 이래야지. 서라. 가라. 멈춰라. 사랑한다. 오너라. 이래 보세요. 그럼 매력 떨어지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불어로 부드럽게 사탕 굴리듯이 하면, 아무리 무지랭이 같은 사람이라 해도 살살 녹을 거 같죠?

 

..

 

매주 마다 바랑 속에서 책을 한권 꺼내서 읽어드리고 있는데, 여러분 가을에 책 좀 읽고 있으신가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말 책을 안 읽는 국민들로 나오더군요. 일본사람들은 책을 참 많이 읽는다 그래요. 제가 1986년도에 일본에 갔을 때 출근하는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요, 그 빼곡하게 지하철에 탄 사람들이 손에 다 책 한권씩을 들고 있습니다. 물론 만화책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잡지책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뭘 들고 있든지 간에 손에 이 책 종류를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을 거의 만나기가 어려울 만큼, 심지어 그 밀리고 복잡하고 얼마나 정말 러시아워 시간에 복잡합니까? 그런 지하철 속에서도 이 책을 이렇게 들고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렇게 꼭대로 올려서 막~ 봐요.

 

그걸 보면서 , 이게 국민의 저력이고, 나라가 부강하다는 건 국민들이 책을 많이 읽는 거, 그게 국가가 선진국으로 가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먹고 살만한 나라는 되었지만, 아직 1년에 책을 1.5권도 읽지 않는다 그래요. 국민들 대다수가. 책을 읽는 층이 아주 한정되어있다는 얘기죠. “책 읽으면 밥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 또 이렇게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책 읽으면 돈도 나오고 밥도 나오고 돈도 나오고 다 나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지혜가 나오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그 세계를 넘어서서 더 넓은 광활한 세계로 나를 인도하고 그리고 죽은 자나 산자를 막론하고 선지식들의 한마디의 가르침을 통해, 내가 내 삶의 함몰 되어서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로 열어주는 것이 책에 한 줄의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바랑 속에서 책 한권 꺼내보겠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스님의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가운데 두 번째 이야기 까만 돌 하얀 돌. 들어보시죠.

 

다양한 기질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참 본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음미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붓다는 여러 가지 수행법을 가르쳤다.

 

그 중 하나는 우리의 특성과 성향을

목록으로 만드는 일이다.

티베트에서는 색깔 있는 돌을 쌓아 올려서

이 목록을 대신하는데,

검정색 돌은 부정적 성격을

흰색 돌은 긍정적 성향을 나타낸다.

 

아마도 처음에는 검정색 돌무더기가

흰색 돌무더기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잠시 시간을 갖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말을 했고

그 사람을 웃게 만들었지?

 

그러고는 돌무더기에 흰색 돌 하나를 올린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

함께 있기 불편한 사람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잘 대해주었지.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일은

당연히 흰색 돌 두세 개의 가치가 있다.

 

마음이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

이것 역시 흰색 돌 서너 개의 가치가 있다.

 

나는 이 마음을 이용해서

마음이 가진 선택능력을 깨달았어.

 

돌무더기에다 적어도

흰색 돌 다섯 개를 쌓아놓을 수 있다.

 

나는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을 깨닫기 위해

내 마음을 이용하기를 원해.

 

이것은 적어도 흰색 돌 열 개다.

 

내 마음은 평화와 행복을 경험하기로 선택할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나는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평화와 행복을 경험시켜주기를 원해.

이런 생각은 한 무더기의 흰색 돌에 맞먹는다.

 

이 수행법에 굳이 돌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메모지, 동전, 조개껍질,

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단지 두 장의 종이 위에다

자신의 성향과 특성의 목록을 적어 볼 수도 있다.

 

이 수행의 핵심은

자신의 긍정적 특성을 아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분노, 질투, 외로움, 두려움 같은

강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쓸모가 있다.

 

사실 우리가 강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순간이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돌 세기를 시작한다면

그 감정과 상황이 내면의 풍요로움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수행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떤 경험이든

자신의 존재가 본래 지닌 지혜, 사랑,

자비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붓다가 고통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해

제시한 일종의 처방전이다.

 

제가 이 호패음악을 아주 좋아해서 예전에 라이도방송할 때 자주 선곡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인연으로 저도 만나게 되었었는데, 한국적인 정서를 다분히 많이 가지고 있는 분이더군요. 그래서 마이클 호패의 음악을 들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절로 거기에 그냥 빨려드는 거 같습니다. 허기는 뭐,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들으면 아우 재미없어. 졸려라고 할지도 몰라요. 비트가 있고 시끌벅적해야 음악인 걸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전자음이나 기계음을 많이 내는 음악들은 인간의 정신을 가지런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무척 교란시키고 흩트려 놓는다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실험했을 때 당연히 그런 결과가 나오지만, 특히 식물을 키우는 농부들에게 음악실험을 한 적이 있잖아요. 모차르트나 바흐의 곡을 틀어주면, 굉장히 풍성하게 잘 자라고 열매도 달게 매단다고 그래요. 그런데 시끄러운 비트가 있는 음악들을 틀어주면 농작물들이 전부 피한답니다. 음악이 들려오는 곳으로부터 되도록 멀러지기 위해서 저항하는 걸 볼 수 있다고 그래요. 아름다운 음악은 남녀노소 누구랄 것도 없이 또 승속을 막론하고 인간의 마음을 편하고 가지런하게 해주는 그런 힘이 있지요.

 

..

 

그래요. 살면서 누구나 때때로 행복할 때도 있지만 때때로 슬플 때도 있는 법이지요. 또 그걸 그것대로 잘 받아넘길 수 있는 것도 정진 아닐까요? 벌써 내 마음의 성소 발원문을 올릴 시간이네요. 오늘은 초기불교경전 쌍유따 니까야에 있는 물든 마음을 발원문 공양 올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많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을 스물한 가지의 더러움으로 물들인 사람은

불행해지고 나쁜 곳에 떨어진다.

불같이 성내는 마음, 남을 해치는 마음,

게으른 마음, 들떠 있는 마음,

의심하는 마음, 증오하는 마음,

사람과 사물을 꺼리는 마음, 가치 없는 일로 번민하는 마음,

시기하는 마음, 미워하고 싫어하면서 화내는 마음,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

남에게 미안해할 줄 모르는 마음, 허황한 마음,

간사한 마음, 속이는 마음, 다투는 마음,

거만한 마음, 교만한 마음, 잘난 체 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 탐욕스러운 마음 등이다.

 

이런 마음에 집착하는 사람은 편하고 좋은 세상에서 살기 어려우니

험악한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것은 마치 깨끗한 천으로 만든 옷이

먼지나 때로 찌들고 얼룩이 져서

다시 밝은 색으로 물들이려 해도 잘 되지 않는 것과 같다.

참 공부를 하는 수행자는

자신을 살펴 더러움에 물든 마음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밝고 맑은 마음으로 돌아와야 한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

남의 행복을 진정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는 마음,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주는 마음,

이 네 가지의 자비희사(慈悲喜捨)로 자신의 마음을 채워야 한다.

 

마음이 사악함이나 죄로 물들었을 때는

아무리 목욕을 해도 그 죄가 씻겨 지지 않는다.

 

항상 마음을 지혜롭게 자비로 충만할 때

더러움에 물든 마음의 때를 씻어낼 수 있다.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한 번 더 생각해 주는 마음, 자비희사의 하나라고 하는데 이번 한주 우리 이런 마음으로 정진했으면 합니다. 오늘 내가 짓는 한 번의 웃음이 좌절하는 사람들에겐 밝은 희망이 되기를 기원 드리며 오늘 순서 접습니다. 당신과 내 안의 신성한 빛, 거룩한 불성에 경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