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123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1(목)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지난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 중 화제의 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은연중에 내뱉은 이 말이었습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의 거리를 그의 말대로 멀다고 하면 안 되는 거리였지요. 이 말이 왜 나왔을까? 바로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31(수) '진나라 천하통일의 비기'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200여 년 전 전국시대 7웅이 천하를 두고 다투던 시절에 진나라에는 천하무적의 비기가 존재했습니다. 석궁. 멀게는 700~800m를 날아간다 하고, 훈련받지 않은 병사라 하더라도 갑옷 입은 장수를 무찌를 수 있었다 하니 진시황의 천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30(화) '반도인 도망 방지를 위해 철조망을 신축하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징용피해자들은 강제노역을 했으며 과정은 혹독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미쓰비시 머티리얼 2015년 7월 지난 2015년 일본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머리를 깊이 숙였습니다.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첫 공식 사과, 그러나 그것은 단지 900..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29(월) '그것이 민주주의의 윤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쓰려면 그 열 배를 읽는다. 그게 글쓰기 윤리다.” -김윤식 문학평론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난 비평가 김윤식 선생에게도 글쓰기는 쉬운 작업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5년 전 당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는 쓰기 위해 수없이 읽는다고 했습..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25(목) '그럼에도…유치원 선생님은 천사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 문을 난생처음으로 들어서는 아이의 몸은 떨렸습니다. 아무나 유치원에 갈 수는 없었던 시절... 도시의 중산층 아이들은 그 유치원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받은 것이었고, 유치원 문 안의 세계는 아이에게는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24(수) '내 학점은 선동열 방어율'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 학점은 선동열 방어율” 80년대, 농담처럼 대학가에서 회자됐던 이야기죠. 그의 방어율이 높을 리가 없으니 자신의 학점이 형편없을 때 학생들은 그렇게 농을 쳤습니다. 취업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고 캠퍼스엔 그래도 얼마간의 낭만이 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22(월)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겁니까?” “그럼 미친 척이라도 해보세요.” 드라마 <피고인>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사람을 죽인 극중 피의자는 심지어 대중 앞에서 헛것이 보이는 연기도 했지요. 심신미약에 의한 감형.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11(목)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정지기 당당지진" 正正之氣 堂堂之陣 가지런히 늘어선 깃발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의 모양을 의미하는 말로 중국의 고전 <손자병법>에 등장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정정당당’이란 말이 여기에서 온 것이죠. “깃발이 정돈되고 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10(수) '슬기로운(?) 감방생활'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수감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른바 ‘감방 예능’을 선보인 <착하게 살자> 감옥을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들이죠. 임기 없는 권력이라는 재벌 회장들이 들어가 있거나 요즘처럼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한꺼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9(화) '제갈공명의 구조 신호…공명등'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중국 삼국지의 시대, 제갈공명과 그의 군사들이 적군인 사마의의 군대에 겹겹이 포위되어서 곤경에 처한 순간 공명은 아군에게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자와 비슷하게 생긴 등을 만들어서 하늘 높이 띄웠습니다. 제갈공명의 구조신호.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8(월) 'MB와 운칠기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운칠기삼의 정치인”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를 따라다닌 별칭이었습니다. 기억하시는 것처럼 그는 당시 BBK와 도곡동 땅 차명소유를 비롯한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었지요. 그러나 주요 고비마다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굵직..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3(수) '결국 우리는 말이 아닌 기사로…'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57년 4월 1일 영국 BBC의 뉴스를 시청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어느 시골 마을에서 나무에 매달린 스파게티를 말 그대로 ‘수확’하는 장면이 등장했으니까요. “나무는 어디서 구하나요?” “어떻게 키우나요?”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0.2(화) '내 몸 속에는 여섯 개의 총알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 몸속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 있습니다. 그건 죽음을 불사하는 항전의 거름이었습니다. 재판장님” - 영화 < 암살 > 그는 동지를 배신하고 일본의 앞잡이로 변신했으나, 해방 이후에 독립군 행세를 하면서 재판에서 무죄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27(목) '삼손의 머리카락'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성서 속의 인물 삼손. 그는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초인적인 괴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 힘은 사자를 맨손으로 죽일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는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에 비견될 만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의 원천은 바로 머리카락이었다고 하지요..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20(목) '집으로 돌아갑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평양의 가두 퍼레이드도 15만 명이 운집한 능라도 5·1 경기장의 열기도 백두산의 맑고 푸른 하늘과 천지의 물도 내 집 같은 온전한 편안함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필경 얼마간의 혹은 그 보다 큰 긴장을 동반한 것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17(월) '몽골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다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몽골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다면 악수를 해라.” 그것은 오랜 시간 이어진 관습 같은 것이었습니다. 몽골에서 남의 발을 밟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위, 나아가 ‘당신과 싸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유목민에게 발이란 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13(목) '나귀를 타고 가는 나폴레옹'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1800년 5월, 제 2차 이탈리아 원정 당시를 그린 이 장면은 술병에도 인쇄됐을 정도로 가장 널리 알려진 나폴레옹의 초상화이기도 합니다. 알프스의 가장 험준한 협곡을 넘는 영웅의 모습은 결연하고 날카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11(화) 더 '솔릭' 해야 하는 이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솔릭 SOULIK [쏠릭] - 행방이 묘연하여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끝남을 의미함. - 설레발이 심함을 뜻함… - 그리고 '솔릭스럽다', '솔릭하다', '솔레발' 등으로 변용할 수 있다. 태풍 ‘솔릭’이 지나간 이후에 소셜 미디어에..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10(월) '멜론이 먹고 싶소!'

“멜론이 먹고 싶소!” 27살의 청년 이상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은 각혈을 거듭하게 만든 폐결핵. 그것은 지난 세기를 어둡게 지배한 무시무시한 감염병이었습니다. 창백한 피부와 피 묻은 손수건 이런 것들이 예술적 비감함의 표식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5(수) '운동도 춤도 음악도 바둑도 못하는…게다가 힘도 없는 명문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 가족 모두는 군인이었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친과 조부는 모두 미 해군 제독 출신 "나보다 먼저 붙잡힌 포로가 모두 석방될 때까지 풀려날 수 없다" - 존 매케인 매케인 역시 해군으로 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9.4(화) '다시 한 번 헤드록'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좁은 사각의 링 그 안에는 마치 ‘동물의 왕국’과도 같은 세상사가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둘 중의 한 사람이 나가떨어지는 순간까지 뒤엉켜 싸우는 사각의 링은 종종 반칙이 난무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맨몸과 맨주먹으로 서로를 상대했기에 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30 (목) 'The show (magic) must go on'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이야말로 이른바 매직의 원조였습니다. 월드컵 4강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고,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우리의 나날들은 모두 매직과도 같았지요.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매직이라는 것..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9(수) '과거 왜곡의 광정 (匡正)'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과거 왜곡의 광정’ 대외비라는 빨간 표시가 선명히 박혀있는 이 보고서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7월에 작성됐습니다. ‘광정’은 무슨 뜻인가... 나름 한자어에 익숙한 세대지만 그 단어는 사전을 뒤져본 이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7(월) "오늘은 전두환 씨가 잊었을지도 모를 그의 대통령 당선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해양작가 천금성 (1941-2016) 그는 고된 뱃일을 견뎌내며 소설을 썼습니다. 달빛 출렁이는 선창 아래서 적어 내겨간 글은 거친 바다를 견디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때도 그는 배에서 소식을 들었다합니다. “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2(수) '잊혀진 이름…월트, 브렌던, 더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월트, 브렌던, 더그 이제는 기억 속에서 아스라하거나 아예 사라져버렸지만 모두 태풍의 이름이었습니다. 이들은 사실 매우 특별한 태풍들이었지요. 1994년 그러니까 올여름 폭염의 기록을 얘기하면서 빠짐없이 기준 노릇을 했던 그 1994년에 우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1(화) '가장 느린 투수…그의 일점집중'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 선수는 속도로만 보자면 투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더 빠르고 더 강한 공 투수에게 있어서 그것은 피할 수 없는 명제지만 그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강속구의 기준을 대개 시속 150km쯤으로 삼는다면 왼손 투수의 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0(월) '닉슨은 틀렸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98년 클린턴 미 대통령은 득의양양해 있었습니다. 무려 29년 만에 이뤄낸 미 정부의 재정 흑자를 발표하던 클린턴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죠. 사람들은 그보다 6년 전인 1992년 미대선 당시에 있었던 리처드 닉슨의 예언을 생각해냈습니다. “부시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6(목) '만년필이 없으니 글 쓸 기분 안 나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만년필이 없으니 글 쓸 기분 안 나네” 스님은 유독 만년필을 좋아했습니다. 어찌 보면 집착한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생각만으로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필기구와 종이의 형태와 질, 기분이 하나가 될 때 글이 된다”고 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