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123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5(수) '한국의 의병이란 파리 떼와 같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19년 4월 30일.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소요일람지도 3.1 운동이 발생한 지역과 일제가 그들을 향해서 발포한 지역이 붉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붉은 점은 서울과 평양은 물론 제주도까지 전국에 무려 170여 장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4(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그의 자화상'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서양 최초의 여성 직업 화가였던 그가 활동한 시대는 17세기 이탈리아. 그 시절 유럽에서의 예술은 남성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조차 금기시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젠틸레스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8(수) '무르티 빙의 알약'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의 앞에 주어진 두 개의 알약. 파란 약을 먹으면 모든 것을 잊은 채 다시 진실이 가려진 세상 속으로 돌아가게 되고 빨간 약을 먹으면 진정한 현실이 눈앞에 보인다는데 그가 어떤 약을 선택 했는가와는 별개로 알약 한 알만..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7(화) '출장이라 쓰고 외유라 읽는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장이라 쓰고 외유라 읽는다. 오늘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농담 아닌 진담, 그러나 씁쓸한 진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장은 출장인데 놀러가는 출장이라면 사실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지요. 그 로망과도 같은, 놀러 가는 출장을 지금부터 소..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6(월) '매미의 시간은 길지 않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안도현 <사랑> 아닌 게 아니라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장 신이 난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매미들입니다. 여름이 가장 즐거울 모기조차 무더위에 맥을 못 추고 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2(목) '100원…오멜라스의 행복을 위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슐러 르 귄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 판타지 소설의 거장 어슐러 르 귄의 소설 속의 도시 이름은 오멜라스 그곳은 지상낙원이었습니다. 도시는 아름답고 풍요로웠으며 시민들은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도시에는 불편한 진실이 감춰져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수) '사소한 자들의 역사…작습니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것은 매우 사소한 공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02년 한 기계설비회사에서 일하던 25살의 신입직원은 거래처인 출판사의 고민을 듣게 됐죠. 한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탓에 종이에 변형이 생겨서 도저히 인쇄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 청년은 고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31(화) '육조지…judge'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비속어 같아 보이지만 표준어인 말이 있습니다. 조지다 1. 망치거나 그르치다. 2. 허술하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하다. 3. 호되게 때리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요. 그러나 담긴 의미가 그리 곱지 않아서인지 비속어로 착각할 만큼 부정의 느낌을 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30(월)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걸림돌, 그가 여기 있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 이것 때문에 발을 헛디디길 바랍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기억해보길 바랍니다.” -귄터 뎀니히/ 독일 예술가 독일의 예술가 귄터 뎀니히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깨고 그 자리에 동판을 박아 넣었습니다. 슈돌퍼슈타인(S..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6(목) '솔베이지의 노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2002년, 한국의 정치사에 기록될 만한 해이지요. 노무현 후보는 극적인 역전 끝에 대선후보가 됐고, 후보 단일화 과정의 부침을 거치면서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2002년 그 한해는 그야말로 정치적으로는 드라마틱하기 이를 데가 없는 시간들로 기록..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5(수) '경비실에 에어컨 달지 말아주십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경비실에 에어컨을 달지 말아주십시오” 부산의 한 아파트 경비원들은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40도 가까운 타는 듯한 폭염을 고려해서, 시공업체가 나서서 에어컨을 놓아주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고개를 가로저었습..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24(화) '비통한 자들의 민주주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미련해 보였습니다. 작은 충격에도 그만 깨져버리고 마는 계란. 반면 단단한 망치질에도 끄떡없는 바위는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적수였지요. 그러나 세상의 어딘 가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9(목) '미륵사의 동탑 그리고 서탑'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작업은 한없이 더디기만 했습니다. 연구자들은 탑의 몸통을 덮고 있던 100톤 넘는 콘크리트를 3년에 걸쳐서 일일이 떼어냈고 옛날 부자재들을 활용하여 유려했던 과거의 윤곽을 되살려 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 지나서야 작업은 겨..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8(수) '거리의 불량음료. 함부로 먹이지 마십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많은 이들이 끙끙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 정조실록(정조 18년 6월 28일) 백성을 유난히 아꼈다는 애민군주 정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7(화) '포레스트 달려! (Run! Forrest Run!)'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달려 포레스트” 1994년에 개봉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발달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가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을 통해서 미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등장시키는데, 예를 들면 이렇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원미동…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쌀과 연탄만을 취급하던 김포슈퍼는 점포를 확장하면서 다른 물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물품이라는 것들은 공교롭게도 근처에 있던 형제슈퍼가 주로 팔던 것이었죠. 화가 난 형제슈퍼는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쌀과 연탄을 맞불 놓는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를 정말 버릴 건가요? 물건들이 화를 내며 나자빠졌다.” 지난 2008년 작가 김영하는 낯선 장소로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안정되었으나 정체된 삶 속에서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떠올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집을 내 놓고, 먼지 쌓인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919년과 2017년… 그 날의 평행이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읽어드리는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99년 전인 1919년의 봄 3.1운동 이후에 3차례 걸쳐서 시민을 향해서 발표되었던 ‘경고문’의 내용들입니다. 경고문(1차) 무지몰각한 아동배가 선동하고... 각 지방에서 역시 소문을 듣고 치안을 방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곳에서 언론은 흉기가 되지 않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구조 당국이 이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으나 우리는 끝까지 이곳에서 생생한 현장을 보도해드리겠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 나가 있던 어느 언론사의 중계차는 그렇게 현장을 지켰다는 전설과 같은 얘기, 물론 여기서의 전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 검고 어두운 단어…'계엄'의 기억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40년 가까운 얘기가 됐습니다. 1979년의 깊은 가을날, 이제 막 교육생티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던 저를 비롯한 신병들은 아침 일찍 시내에 있는 구청으로 향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이른바 ‘유고’라는 생소한 단어로 세상에 알려졌던 대통령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남의 돈 사용법', 기억해야 할 것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오늘은 여러분께 드리는 몇 가지 질문과 함께 시작을 하겠습니다. Q. 내가 돈을 낼 때는 남기지 않고 먹는데, 누군가가 사줄 경우엔 '남겨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Q. 집에서는 화장지를 아껴 쓰지만 공중화장실이나 레스토랑에서는 마음껏 사용한다. Q. 내 돈으로 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검은 코끼리는…강에 살고 있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백조는 희다' 거부할 수 없는 명제… 백조라는 말 자체가 하얗다는 의미이니까 그것은 분명 거부할 수 없는 명제이지요. 마치 '학생을 자녀로 둔 사람은 학부모이다' 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이 거부할 수 없는 명제는 이미 오래전에 깨졌습..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대…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얼핏 우스개 같아 보여도 매우 중요하고 엄숙한 명제입니다. 마치 고뇌에 찬 햄릿의 독백처럼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살기 위해 먹는 동시에 먹기 위해 사는 존재. 그래서 밥은…때로는 사람을 살리기도 또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오늘, 몇 시에 퇴근하십니까?'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빠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8살 딸이 써놓은 두 줄짜리 동시 때문이었습니다. "밤의 장점 : 사람이 많다. 아빠가 온다" - 글쓴이 지연우, 읽은이 김지윤 아이는 밤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른 새벽 출근한 아빠가 밤이 되어야만 집으로 돌아올 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도도새는 날지 않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도도새는 날개가 있으나 날지 않았습니다.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새가 살던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는 먹이가 넘쳐나는 곳인데다 천적도 아예 없었으니까요. 몸길이 1m에 몸무게만도 최대 20kg이 넘는 이 새는 날아다니는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여러분은 이걸 장난감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내가 레지옹 도뇌르를 거부한 이유" 2년 전. 배우 소피 마르소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부했습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이 처음으로 제정한 매우 영예로운 상징물이었지요. 그러나 배우는 말했습니다. "작년..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오늘은 땡이 아니라 딩동댕을 쳐드리고 싶습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3김 퀴즈' 최양락-배칠수 콤비가 진행한 라디오 시사 콩트였습니다. 땡~ 소리가 나면 역정마저 내며 아쉬워하던 3김과 당황하는 사회자의 말투는 모두를 유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을 희화화한 코너였지만 당사자들도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곰이 울면서 말했습니다. 제가 범인이라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우스갯소리로 시작하겠습니다. 나름 심각한 이슈인데 우스갯소리로 시작한다고 해서 너무 나무라지는 마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경찰들이 산으로 도망간 범인을 잡기 위해서 역시 산으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며칠을 헤맸는데도 범인은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