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123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남은 시간 0.1초… 8점 슛의 순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8점짜리 슛. 거리와는 상관없이 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비터의 순간 성공한 슛에는 8점의 점수를 매긴다는 것. 북한의 농구에서만 존재하는 룰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과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규칙이라고 하지요. 웬만한 점..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축구나 하는 천한 놈아! You base football player'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리어왕의 충신인 켄트 백작은 무례한 하인 오스왈드를 넘어뜨리며 말했습니다. "축구나 하는 천한 놈아!" 셰익스피어의 비극 < 리어 왕 > 1막 4장에 등장하는 장면이지요. 당시에는 축구, 즉 '공을 찬다' 는 의미가 마치 비속어 마냥 사용됐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당신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며칠은 말 그대로 역동적인 날들이었습니다. 엊그제 밤까지는 적도의 나라 싱가포르에서, 바로 하루 뒤인 어제는 서울에서 서로 다른 내용의 특보를 전해드렸으니까… 우선은 저부터가 정말로 흔치 않은 경험들을 불과 며칠 사이에 겪어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평양지국장…상상하는 미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장편 SF소설로 꼽히는 작품이 50여 년 만에 새롭게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1965년 제1회 추리소설공모전 당선작인 '완전사회'. 주인공이 161년간 타임캡슐에서 잠든 사이에 지구에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제3차, 4차 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윤동주 시인이 남긴 '나무'라는 작품의 전문입니다. 조금 이상한 점이 있지요.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리기 마련인데 나무가 춤을 춰야 바람이 분다니… 그가 이 짧은 넉 줄의 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018년 초여름의 거리… 꽹과리와 징은 울렸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꽹과리와 징을 울리며 백성들은 임금 앞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정조의 어가는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춰서야 했지요. '격쟁' 임금의 궁궐 밖 행차에 직접 뛰어들어서 왕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제도… 백성은 임금 앞에 그렇게 서기를 원했습니다. 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달렸다. 손기정은… 나혜석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도쿄 발 베를린 행 열차표. 1936년 24살 마라톤 선수인 손기정은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서 올림픽에 참가 했습니다. 일본은 대륙과 끊어진 곳이기에 청년은 시모노세키 항에서 배를 타고 부산항에 도착한 뒤에 열차를 타고 베를린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네스호의 괴물…있다와 없다 사이의 간극'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괴물이 처음 목격된 것은 6세기. 성 골롬바노의 목격담이 최초였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네스호에 살고 있다는… 실체는 없으되 보았다는 증언은 이어지는 괴물 이야기. 한 현직 판사는 이 이야기를 자신의 책에 끄집어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칼레의 시민, 칼(KAL)의 세 모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프랑스 북부 칼레의 시청사 앞에는 오비스트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 이 서 있습니다. 동상은 지나는 이들과 어깨라도 스칠 듯 가까운 거리에 놓여서 도시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칼레의 시민들이 사랑하는 그 작품이 도시 중심에 세워진 이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어떤 의자에 앉아 판결하고 있는지 명심하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의 군주 캄비세스 왕의 명령은 잔혹했습니다. 그는 뇌물을 받고 부당한 판결을 내렸던 재판관 시삼네스를 잔인하게 처형했지요. 그리고 왕은 바로 시삼네스의 아들 오타네스를 후임 판관으로 임명한 뒤에 말했습니다. "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I shall go to Korea…내가 한국에 갈 것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I shall go to Korea" 내가 한국에 갈 것이다. 미국 제 34대 대통령 선거일을 열흘 앞둔 1952년 10월 24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이젠하워는 그해 초까지만 해도 정치에는 발도 디뎌본 적 없었던 정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러나 이 도시에도 봄이 오는 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황량한 흑백의 도시에 남겨진 노란 관람차 하나가 있습니다. 1986년 노동절에 맞춰 개장을 준비하던 공원은 개장일을 꼭 닷새 앞둔 새벽에, 사고를 당합니다.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시작된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역사는 짓궂다. 또 모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의 수필 < 인연 > 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그는 열일곱 시절 도쿄에서 만난 아사코를, 평생 기억했습니다. 앳된 소학교 1학년..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방탄소년단 vs 방탄의원단'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866년에 병인양요를 겪은 흥선대원군은 서양 총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그는 총을 막을 수 있는 갑옷의 개발을 명했고 삼베 면을 12겹 이상 겹치면 총탄에 뚫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도 남..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심기관리, 그리고 심성관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그 모든 일들은 윗분의 심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시작된 일들이었습니다. 무엄하게도 땅콩을 봉지 째 내놓았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돋우는 광고안을 짜왔다거나. 게임에 방해되는 기내 안내 방송을 계속 했다거나 하는 무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월 15일… 날은 참 공교로웠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 자료를 찾아보니, 그 말이 자주 쓰이기 시작한 때는 해방 직후부터였습니다. 방법 또한 매우 구체적이었지요. "석 자 물러서서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아니한다" - 동아일보 1957년 5월 10일 "석 자 물러서서…"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그의 집에 벼락이 친 까닭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소리가 없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었습니다. 38년 만에 소개된 미공개 영상. 흑백의 화면만이 남아있을 뿐. 음향이 담겨있지 않은 그 영상 속에는 모진 그날을 견뎌낸 5월, 광주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친 이웃을 위해 헌혈을 하고 주먹밥을 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소년에게는 형이 있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은 빈센트. 그 형과 같은 이름이 붙여졌던 소년은 늘 자신이 죽은 형 대신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는 형의 무덤가에 핀 해바라기 꽃을 보면서 죽음을 딛고 일어선 생명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왜 웃느냐…왜 웃는 연습을 하느냐…'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면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마음을 숨기고자. 얼굴을 덮곤 하는 '웃음 가면'. 상사의 험상궂은 말을 받아낼 때. 거래처 사장의 어설픈 성희롱을 견뎌내야만 할 때. 도무지 앞날에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고독한 미식가는 고독하지 않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아저씨가 혼자 밥 먹는 게 전부인데 그걸 누가 보겠나" - 마쓰시게 유타카 / 배우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고된 일과를 마친 남성이 혼자 식당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의 이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화이트 캐슬 CEO가 삼성 총수에게, 그리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회장님은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햄버거 주문을 받을 때는 실수를 거듭했고 서투른 포장 탓에 연거푸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러 명의 매니저들이 제각기 다른 지시를 하는 통에 우왕좌왕 허둥지둥…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햄버거 체인 '화..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는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지난주,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선이 쏠려있는 사이에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조금 색다른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더 아름다운 적폐 페스티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몇몇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뽁뽁이를 쥐고…' 노동하는 사람들의 현실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의 오리아나 아라곤 박사는 3년 전에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진행했습니다. 100명 넘는 참가자들에게 일명 뽁뽁이라 불리우는 버블랩을 쥐어 주고 각종 동물 사진을 차례로 보여준 겁니다. 사람들은 어느 장면에서 이 버블랩..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개나리 소굴, 진달래 소굴, 그리고 천막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60년대 초·중반…서울의 남산… 저희들 같은 꼬맹이들은 학교가 파하면, 혹은 쉬는 날이면 마치 뒷산 오르듯이 남산을 섭렵하고 다녔습니다. 봄이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무리지어 피어나서 우리들은 그런 골짜기마다 개나리 소굴, 혹은 진달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이 맛을 못 본 이요! 상상이 어떻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 백석 < 국수 > 평안북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말로 하는 전쟁은 끝났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말로 하는 전쟁은 끝났습니다. 언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멈췄습니다. 하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길 수차례… 그러니까 지금 조용하다 해도 언젠가 또다시 이 말로 하는 전쟁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역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여객기 조종은 자동차 운전보다 쉽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김 여사의 주차신공' 운전 실력이 미숙하거나 예의 없는 운전자가 보이면 무조건 중년여성이라 단정했던 유행어가 한 때 있었죠. 통계만 찾아봐도 주장은 맞지 않았습니다. 주변 운전자의 짜증을 유발하고 심지어 사고까지 일으키는 운전자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널문리…문이 다리가 되는 곳'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왜구가 조선 땅을 침범했던 1592년 4월. 선조 임금은 서둘러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파주를 거쳐서 의주로 향하던 길. 임금은 출렁이는 임진강 앞에서 멈춰서야만 했습니다. 어가를 가로막은 건널 수 없는 강… 그러나 그곳에서는 문이 다리가 되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누가 그들을 비겁하다 할 수 있을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작 의아했던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광고회사는 논란이 시작됐을 때 입을 다물었습니다. 일견…그들은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듯 보였지요. 사실 의아할 것도 없습니다. 광고주에게 광고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