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것이 당연한 것인가?

손님이 달라 하면, 당연히 줘야 할까?

아기 엄마와 종업원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옆 테이블에 있던 아기 엄마가 세트 메뉴에 포함된 전복죽을 한 그릇을 더 달라고 했고

종업원은 안 된다고 설명하며 쩔쩔매고 있었다.

 

할머니가 정색하면서 아기 먹을 죽 한 그릇도 못 주냐며 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사장까지 와서 원래는 안 되지만

이번만 드리겠다고 해서 작은 소란이 마무리되었다.

 

기본 반찬도 아니라 엄연히 세트 메뉴라서

추가로 줄 수 없는 게 당연한 부분이다.

 

이렇듯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물음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

사실 고착화된 생각과 문화에 반기를 든다는 것은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물음을 던질수록

잠재적인 고통을 피할 수 있다.

 

고통보다는

고민이 훨씬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당연함으로 위장한 수많은 불합리 중의 하나가 선의에 대한 강요다.

선의가 넘치는 사회는 모두가 바라는 이상향이지만

선의를 베푸는 주체가 누군지 명확히 해야 한다.

 

선의의 핵심은 그 시작이 자발적이어야 한다.

타인에 의해 강요된 선행은

선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인내를 감수하는 셈이다.

 

그러면 누군가를 도와주면서도

기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끊임없이 당연함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사실 그런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사회의 관성에 반대로 가는 것은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끔이라도 당연함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자.

 

굳이 사회적 이슈일 필요도 없다.

개인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지?” 라는 질문만 던져도

삶에 쓰나미처럼 들이닥칠 문제에 대해

면역력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