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이도 없이 훅 들어오는 꼰대를 만났다.
하루는 스타벅스 근처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트도 없이 프리스타일 랩을 쏟아냈다.
“요즘 친구들은 참 행복할 거야.
이렇게 대낮인데도 커피숍이 가득 찼어.
우리 때는 토요일에 야근만 안했어도 행복하다고 했는데 말이야.
이런 좋은 세상에 태어났으니 얼마나 좋아.”
강연에서는 거침없이 심지어 CEO한테 쓴소리 하는 나지만
당시에는 반론을 펼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조용히 택시에서 내렸다.
왜냐고? 꼰대에 대처하는 방식이 2가지로 나뉘기 때문이다.
1. 지속적으로 보지 않는 꼰대
택시 기사님처럼 잠깐 만나고 헤어질 경우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게 좋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잠깐 대화한다고 꼰대를 바꿀 수 있을까?
그런데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스치는 꼰대의 말은
‘그러려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다.
2. 자주 봐야 하는 꼰대
이런 상황에서는 그러려니 받아 주면 안 된다.
기회를 봐서 단호하게 ‘그만하라’고 얘기해야 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말했다가 인생이 꼬일 수도 있다.
회사에 다닐 때 훈계하기를 좋아하는 10년 선배 A수석이 있었다.
하루는 A수석이 또 훈계를 시작하길래 정색하면서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책을 읽어도 제가 2배는 많이 본 것 같고
경험도 회사 일을 빼면 더 다양하게 경험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업무하고 상관없는 조언은 이제 그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A수석은 적어도 나에게만은 꼰대 놀이를 하지 못했다.
이 얘기가 사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감정이 앞서서 대처하면 안 된다.
당시 A수석은 나에 대한 인사 평가 권한이 없었고
실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그룹장과 파트장과는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동료사원들도 A수석의 훈계를 싫어해서 공론화할 준비도 되어 있었고
최악의 경우 다른 계발실로 옮기거나 아예 회사를 그만둘 계획도 있었다.
촘촘하게 준비되어 있었기에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고
꼰대의 늪에서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었다.
꼰대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다 보니
불현 듯 나는 꼰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꼰대의 정의는 무엇인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본인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고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그 생각을 알려주려는 사람이 아닐까?
나이가 많다고 꼰대가 아니다.
논리와 존중이 부족하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꼰대에 대처하려면 이 점을 먼저 생각해 보자.
내가 오늘 꼰대 짓을 한 건 아닐까?
모두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에 꼰대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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