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만 5세부터 본격적으로 망가져 갑니다.
그런데 한국 아이들은 더 빠릅니다.
평가를 위한 평가 때문이죠.
얼마나 어린 나이에서부터 평가가 시작되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표현입니다.
평가란 가치나 수준을 매긴다는 뜻이죠.
즉, 평가는 현재 수준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어린 아이를 평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현재 수준을 파악해야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평가를 하기 위해 비교 대상을 둔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그 기준이 바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우리는 비교의 대상을 타인으로 설정합니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능력을 평가할 때도 누구보다 잘하는 지가 중요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성장하는 것은 응원받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당연한 일로 여겨지면서 타인을 이길 때 비로소 칭찬을 받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겁니다.
타인보다 얼마나 잘 했는가.
타인과의 비교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누군가가 못해야 다른 누군가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A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잘했다 하더라도 할당된 인원이 적다면 누군가는 A를 받을 수 없게 되죠.
그렇게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고,
때로는 나쁨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타인과의 비교로 평가가 이루어지다보니 개인의 속도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난 모르고 있었는데, 오히려 성적표를 보고 난 후, 내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타인과의 평가는
성장을 평가하지 않고
오직 결과만을 평가합니다.
그래서 내가 얼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꼭 평가해야 합니다.
나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타인과의 비교로 이루어지는 평가에 지치고 힘들다면, 가끔은 내 성적표를 직접 만들어 봅시다.
내가 얼만큼 성장했는지를 평가하려면,
비교 대상은 당연히 나의 과거가 되어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좋고 나쁘고의 할당량이 없습니다.
내 속도를 존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억울할 일도 없습니다.
summa cum laude 숨마 쿰 라우데 (최우등)
magna cum laude 마냐/마그나 쿰 라우데 (우수)
Cum Laude 쿰 라우데 (우등)
Bene 베네 (좋음/잘했음)
라틴어의 성적 구분 등급입니다.
모두 긍정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특징이지요.
이렇게 내가 만드는 성적표를 긍정의 평가로 채워주세요.
타인과의 비교로 주눅들 필요도 없으며
과거와의 비교이기에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남과의 비교가 아닌, 나의 성장에 주목하세요.
평가는 결국, ‘더 나은 나’를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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