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의 시간은 무한하게 느껴진다.
많은 청년이 그렇듯이, 나도 젊은 날의 시절에 끝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번의 교통사고가 내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뒤바꿔 놓았다.
2015년 1월의 어느 날,
강변북로를 지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나는 조수석에 있었고, 뒤차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아 일어났다.
차는 뒤차에 받치면서 밀려 나가 오른쪽 가드레일을 받고 멈춰 섰고
조수석 차 문이 통째로 날아갔다.
이 사고로 골반과 발목이 골절되고 방광이 파열됐다.
응급 수술을 하고 두 번의 수술을 더 받았다.
회사는 휴직했고 5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이 사고로 나는 이전과 달라졌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간관념이 달라진 것이다.
많은 청년이 그렇지만, 젊을 때의 시간은 무한하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과 체력을 자랑한다.
나 또한 체력이 아주 좋아 멀티플레이어가 당연한 생활을 해왔다.
필요하면 하루 이틀은 자지 않고 쌩쌩하며, 에너지가 금세 충전되어 많은 사람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퇴근 후 항상 무언가를 배웠고, 사람들 만나는 약속을 하루에도 여러 개씩 잡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잠을 줄이면 됐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할 일이 없었다.
그것들은 언제나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20대 후반에 겪은 교통사고는 나의 몸 상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전과 달리 12시가 되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체력이 떨어지니 불편한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급속도로 방전되는 것이 느껴진다.
사고로 나는 몸의 변화를 겪었고, 시간관념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젊은 날 무한하게 느껴지던 시간은
내가 건강할 수 있는 시간으로 가늠되고, 그 중에서도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내 것이 아닐 시간으로도 환산해 체감하게 됐다.
그렇게 계산을 해보니, 나에게 유효한 시간은 얼마 없었다.
철저하게 내게 중요한 것들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 기준으로 세상을 보니, 예전 같았으면 그냥 참았을 만한 일 중에서도 내가 피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피하게 된다.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쓰면,
정작 내가 필요한 곳에 쓸 수 없으니까.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내가 언제든 죽을 수 있음을 실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는 교통사고나 암 같은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정작 내가 그런 일을 당하고 나자,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 인생을 살다가 갑자기 인생이 끝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상상을 자꾸 하게 된다.
우리는 어쩌면 부모님, 선생님, 직장 상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낸 건 아닐까?
그 동안 내가 가치 있는 곳에 마음껏 시간과 노력을 얼마나 썼을까?
이러한 물음과 함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더 쓰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주위의 소음을 잠시 닫은 채
오로지 나에 집중한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내가 자꾸 되뇌는 것은 이것이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가치 없는 곳에 쓰지 말 것!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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