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참 묘한 일이다. 아,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을까? 그래서 부처님법이 아마 미묘한 법이라는 거 아닌가. 참 미묘하다. 알쏭달쏭한 일이야. 알다가도 모르고 모르다가도 알고, 진짜 신통방통~ 한 것 같아.
무명사에서는 여태까지 수도 없는 천도재를 지냈는데, 재를 지낼 때 보면, 돈을 많이 낸 사람이나 돈을 적게 낸 사람이나 재 지내는 것을 보면 옆에서 보면 똑같아. 그러면 똑같은데 다른 거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다른 것은 있는가봐. 그러니까 그게 하나의 마음의 작용이라고 할까? 생각이 바로 법이다. 생각이. 한 생각이. 틀림없는 사실이네.
스님이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행자시절에 이렇게 길을 지나가는데, 내가 지나가는 오솔길에 보니까 지나쳤는데 꿈틀하는 것 같아 뒤돌아서 왔어. 엄청난 큰 굼벵이 있잖아. 굼벵이. 굼벵이가 아주 작은 개미한테 물려서. 그러니까 무니까 기어가더라고. 개미가 달려가는 거라. 처음에는 몇 마리 안 붙었는데 삽시간에 새까맣게 붙은 거야. 많이 붙어 무니까 이놈이 아픈지 가려운지 어쩐지 고통스럽겠지. 뒤집고 엎고 이리 꼬고 저리 꼬고 하니까 발버둥을 치는 거야. 굼벵이 살려. 굼벵이 살려 하는 것 같아. 네 귀에.
내가 굼벵이 살리려면 일도 아닌 것 같아. 들어서 개미만 살살 털어버리고 개미 없는 곳에, 안전한 곳에 갖다 놓으면 될 것 같은데, 이 개미를 털자니 저 많은 군사는 또 먹을 것을 다 뺏어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그렇다 해서 내가 저걸 두고 그냥 지나가자니 지금 다 죽어가면서 “스님 좀 살려주세요.” 소리지르는 것 같은데 그것도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내가 얼마만큼 어리석었냐하면 거기서 “애라 모르겠다. 굼벵아, 미안하다.”하고 길을 이만큼 걸어왔어.
오면서 내 귀에 “굼벵이 살려. 굼벵이 살려. 스님, 스님 그냥 가면 어쩌냐?” 그런 느낌이 들어. 아, 아닌데. 돌아서서 그 자리로 왔어. 보니까 역시 난리라 이거라. 전쟁이니까. 그러니까 또 개미들이 “우리 이 많은 군사 굶어죽습니다. 스님 좀 그냥 가세요.” 하는 것 같아. 아하 미치겠네. 내가. 야,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굼벵아 미안하다. 얘들이 또 어쩔 수 없단다.” 그냥 눈 꾹 감고 또 걸어갔어.
이걸 내가 갔다가 왔다가, 갔다가 왔다가 얼마나 했는지 몰라. 돌아서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 “부처님 부처님이시여. 이럴 때는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좀 가르쳐주십시오.” 하고 서서 눈을 감고 기도도 해보고, 그 자리에 서서. 하하하하하. 정말 정말 고민이 되었어요. 어마어마한 고민이 되어서 왔다갔다 왔다갔다를 너무 많이 반복했어.
그래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 과정은 다들 내 잘되려고 몸부림을 치지만, 쳇바퀴 돌듯이 도는 기아바퀴처럼 이렇게 도는 이 구조 속에 장사라고 했을 때 한 사람은 많이 받아야 돈을 벌고, 한 사람은 적게 줘야 돈을 벌듯이 어느 쪽이든 다 옳은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와도 다 똑같겠지만 부처님 세계는 이러한 미묘한 법이 있고, 그 법 속에 우리는 자연에 수능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차피 우리는 이 사바세계에 너도 나도 모두도 왔으니 어차피 우리는 또한 때가 되면 누구나 부르면 가야 되니, 가는 그 시간까지 정해져 있는 거, 그냥 바둥바둥하는 거 좀 내려놔 놓고, 힘든 일도 와야 될 건 와야 되고, 기쁜 일도 와야 될 건 와야 되고, 기쁘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힘들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우리가 세상 살아가는 것은 다 너와 내가 따로 없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이고, 나의 일이 너의 일이니라. 그래서 우리 모두가 잘못된 것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기쁨은 나누고 슬픔도 나누면 작아진다 했던가? 예. 그래요.
여러분들 가정 가정마다 항상 좋은 일 있으시고
모두들 가정 가정마다 기쁜 일 좋은 일 충만하시고
소원성취 하시길 스님 기도드리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 모두 다 내려놓으십시오.
모든 것이 소원하는바 뜻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루어질 것입니다.
분명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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