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요. 저기 산에 가면 다람쥐 있죠. 다람쥐는 어떤 목적을 세우고 살까? 그냥 얘기해 봐요. 쉽게. 다람쥐 목적을 내가 모르는 거요? 다람쥐는 목적이 없을까? 그럼, 생각을 무슨 목적을 가지고 사는지 모르지만, 다람쥐도 어떤 목적을 정해놓고 살까? 그냥 살까? 으음. 그럼 메뚜기는 무슨 목적으로 살까? 그러면 요즘 겨울에 나는 까치나 까마귀는 무슨 목적으로 살까? 그러니까 까마귀는 내가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를 몰라서 그것 때문에 괴로워할까? 안 할까? 아이 쉽게 얘기해. 쉬운 얘기하는데 왜 그래?
그러니까 나무도 싹을 틔우고 자라죠. 메뚜기도 자라고. 다람쥐도 태어나서 자라고, 노루도 자라고, 까마귀도 자라고, 까지도 자라고, 그러잖아. 그죠? 어떻게 사느냐? 그냥 산다. 그냥 사는 거요. 그래서 자연에 있는 생물들은 괴로움이 많지가 않습니다. 배고프면 배고픈 정도, 추우면 추운 정도. 그런데 사람은 지금 배고프지도 않고 북한같이 배고프면 이해가 되지만, 배고프지도 않고, 그다음에 춥지도 않은데도 이렇게 복잡한 건, 지금 학생이 질문하듯이 무슨 목적으로 살아야 되나?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 때문에 걱정을 만들어서 괴로운 거요.
그 사람들이야 무슨 말을 했던지 내가 남의 말에 신경 쓸 거 뭐 있어? 그럼 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내가 거기 흔들릴 이유는 없어. 내 문제가 뭐냐? 남 얘기를 가지고 내 고민 만들 필요가 없어. 아무리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 인생의 이야기야. 그 사람이 먹다 버린 음식을 자꾸 내가 주워 먹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 왜 자꾸 남이 버린 쓰레기통을 자꾸 뒤져가지고 그렇게 내 고민을 만들어. 새도 인생이 괴롭지가 않고, 다람쥐도 삶이 괴롭지가 않은데, 인간은 삶이 괴롭잖아. 그럼 인간이 다람쥐보다 못하나? 낫다 그러잖아. 만물의 영장이라 그러잖아.
그러니 오직 인간에게 있어서 하나를 굳이 목적을 얘기한다면 괴롭지 않게 살아야 된다. 왜? 이건 괴롭지 않게 살아야 된다. 하는 게 인생의 목적이란 게 아니라, 다른 동물하고 비교해 봤을 때 인간이 적어도 만물의 영장이라면 까마귀보다는 덜 괴로워야 되나? 더 괴로워야 되나? 덜 괴로워야 되겠지. 메뚜기보다 덜 괴로워야 되겠지. 다람쥐보다 덜 괴로워야 되겠지. 그럼 다람쥐는 부부간에 그것 때문 이렇게까지 싸울까? 안 싸우겠지. 산에 사는 노루는 지 새끼 때문에 이렇게까지 집착하고 이럴까? 아니겠지. 그런데 왜 노루나 다람쥐보다 훨씬 낫다는 인간이 이렇게 괴로워하며 살까?
먹는 것도 더 잘 먹고, 입는 것도 더 잘 입고, 문명도 뛰어났다고 하면서. 이건 모순이라는 거요. 그래서 굳이 말한다면 괴롭지 않아야 한다. 그걸 갖다가 불교용어로 뭐? 열반이라 그래. 열반. 괴로움이 없는 삶이어야 한다. 그게 목적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목적은 본래 없는 거요. 삶에는. 그런데 괴롭게 사니까 괴로움이 없도록 살아야 된다. 자연과 비교해 봤을 때도. 자기가 뭐가 돼야 된다. 이런 생각 할 필요 없고. 그건 해도 돼. 자기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 돈을 벌고 싶다. 결혼을 하고 싶다. 다 좋아.
그런데 거기에 항상 한 가지 따라붙어야 되는 거는 뭐가 돼도 좋은데, 괴롭지 않아야 된다. 그런데 결혼하고 싶다 해 놓고 결혼해서 죽겠다고, 괴로워 못살겠다고. 자식 낳아놓곤 자식 때문에 죽겠다고 그러고. 자가기 직장 구해놓고 직장생활 때문에 죽겠다 그러고. 자기가 사업 벌려놓고는 아~ 사업이 안돼서 죽겠다 그러고. 짐승보다도 못 한 거요. 사업을 했으면 그냥 즐겁게 하고, 직장을 다니면 즐겁게 다니고, 결혼을 했으면 즐겁게 하고, 결혼한 거는 혼자 사는 거보다 좋다고 했나? 나쁘다고 했나? 적어도 혼자 사는 나보다 즐겁게 살아야 되나? 안 살아야 되나?
그런데 내가 맨날 괴로워 물으러 가야 되는데 맨날 저그가 나한테 와서 묻잖아. 모순이잖아. 왜 이렇게 사느냐? 그래서 지금 얘기가 원래는 얘기가 안 되는 거요. 이게. 토끼 놔놓고 얘기하면 얘기가 안 되는 거요. 그런데 이것을 번뇌라 그래. 인간의 이 정신세계는 진짜 고상한 건데. 이걸 거꾸로 써서, 약으로 안 쓰고 독으로 써서 지금 이렇게 인생이 괴로운 거야. 그래서 독으로 쓰고 있는 이거를 약으로 쓰도록 바꾸는 게 지금 우리가 대화하는 거야.
자기가 살펴봐. 자기가 어떨 때 괴로운지 살펴보고 그걸 원인을 찾아야지. 스님이 어떠냐? 이런 말은 필요가 없어. 왜냐하면, 스님의 인생도 자기의 인생이 아니야. 스님 혼자 살았다고 자기도가 혼자 살 필요가 없고, 스님 됐다고 자기도 스님 돼야 될 이유가 없고, 자기가 생각해보니 스님 되는 게 좋겠다. 자기가 생각해보고 혼자 사는 게 좋겠다. 자기가 생각해보고 결혼하는 게 좋겠다. 자기 판단에 살아야 돼. 다만 여기 딱 하나는 내가 결혼해서 둘이 살면 혼자 사는 스님보다는 더 행복하게는 살아야 된다.
내가 만약에 스님이 됐다면, 결혼해서 사는 사람보다는 내가 스님 돼서 혼자 살면서 훨씬 더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 이런 목표는 있어야 돼. 왜? 그게 내가 더 잘살기 위해서 선택했으니까 더 잘 살아야 된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학생이 공부하면서 괴롭다. 이러면 그건 모순이야. 괴로우면 안 하면 돼. 우리 옛날에 어릴 때는 부모가 억지로 공부시켜서 했어요? 오히려 공부하라 학교에 가면 공부하러 학교에 가지 말고 일하라 그래. 다 일하라 그래.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학교 갔다 와서 이렇게 마루에 앉아 숙제한다고 초등학교 때 있으면, 아버님이 고함을 지대. 야~ 이놈의 소승아. 공부하면 돈이 생기나 밥이 생기나? 이래. 그럼 마~ 책 던져 버리고 망태기 매고 소 풀 베러 가고 나무하러 가고 이러잖아. 그런데 스스로 아무리 어리지마는 공부해야 되겠다. 자발성을 갖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창조성이 있는 거요. 지금 아이들은 억지로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공부가 지게 아니야. 엄마 내 요번에 점수 받으면 뭐 해줄래? 이래. 엄마를 위해서 공부해.
그래서 엄마하고 사이가 나쁘면 확~ 공부를 안 해버릴까? 이래. 어릴 때는 밥도 엄마를 위해서 먹어주잖아. 그죠? 그래서 성질나면 뭐한다? 밥 안 먹어 버려. 그러면 엄마가 싹싹 빌어. 그러면 먹어주는 거요. 이런 식으로 살기 때문에 인생이 지금 잘못된 거요. 으음. 그러니까 다시 물어봐. 뭐가 고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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