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곧 공부를 하러 서울로 올라가는데요,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하는 게 걱정되기도 하고
또 제가 좀 기분파에요.
이쪽 저쪽 휩쓸리기도 잘하는데 친구들,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어울리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풀어요.
근데 그곳에 가면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드물어요.
모르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생활을 어떻게 해야지 조금이나마 외로움을 덜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 자기한테 한번 물어보자. 자기는 어떤 산이나 유적지를 구경 갈 때 계속 갔던 데만 가는 게 좋아요? 딴 데도 가는 게 좋아요? 아니 그러니까 자기는 송광사면 송광사만 계속 가는 거요? 송광사도 좋지만 선암사도 한번 가보고, 딴 데도 가보면 좋아요? 그래요. 자기는 반찬을 김치면 김치 한 개만 계속 먹어요? 딴 것도 가끔 먹어요? 자기는 한국 사람이라 한국음식만 먹어요? 가끔 미국 음식도 먹어요?
그런데 음식도 다른 음식을 처음 먹을 때는 조금 입맛이 안 맞을 때가 있죠. 여러분들 홍어라고 그러나? 좋아하잖아. 나는 그거 먹으라고 그러는데 콧구멍이 아파 못 먹을 정도로 냄새도 이상하고. 그런데 여기 오면 잔치상, 환갑 잔치상이나 이러면 그거 안 나오면 안 되고, 그거 안 먹으면 안 된다더만은. 강제로 먹이고 그래서 먹어봤는데, 그것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코를 찌르는 것을 보면서 “잘 익었다.” 그러면서 먹더라고.
외국TV에도 이게 나왔더라고요. ‘한국 음식 중에 전라도 홍어회를 먹으면 뭐든지 다 먹을 수가 있다.’ 그러니까 어떤 것이든 누구든지 처음에 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약간의 두려움이 있습니다. 뭐든지 처음 할 때는. 사람도 처음 만날 때 약간 긴장이 되고. 어떤 데 경치 구경을 갔을 때도 길을 잃을까 약간 긴장이 되요. 그런데 처음 가면 좋은 점은 뭐에요? 새로움 이에요. 새로움이 있다.
그러면 늘 가던데 가면 익숙함이 있어서 편안한 게 있는데, 약간 지루해요. 그래서 여러분들 보고 “늘 하던 일 하라” 그러면 어떤 때는 편해서 좋은 마음인 반면에 어떤 데는 “또 이거 하라고 그러나.” 그다음에 새로운 거 하라고 그러면, 새로워 하는 마음을 내면 좋지만, 약간 두려우니까, “나 그거 모른다. 나 그거 안 가봤다. 나보고 그것을 어떻게 하라고.” 약간 두려움이 생기잖아. 그러니까 이것은 누구나 다 있는 일이오. 자기만이 아니고.
그럼 자기가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지나치면 자기는 엄마아빠하고만 평생 살아야 되요. 그런데 결혼 안할 거요? 그런데 낯선 남자하고 어떻게 살라고? 그 남자 죽으면 자기는 평생 혼자 살 거요? 그러니까 누구나 다 그래. 자기만 그런 게 아니고. 그러나 가서 사실 또 사귀어보면 처음에는 약간 서투르지만, 만약에 자기처럼 그러면 피아노도 못치고, 운전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타고 이래요. 처음하면 넘어질까 봐 두렵고 틀릴까봐 겁나고 그러잖아. 그러나 서투르지만 시간이 경과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재미가 생기는 거요.
그러니까 마음을 이렇게 먹어야 돼. “혼자 가서 어떻게 사나?” 이렇게 하지 말고, “늘 같은 사람하고 있었는데 혼자 있을 수 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지? 같이 있는 것이 좋은 거 같지만 그것은 속박이에요. 혼자 있다는 것은 자유로움이 있어. 약간 외로움이 또 따르겠죠. 자기는 외로움에만 너무 치우쳐지니까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요. 혼자 있는 자유를 생각해애 돼.
새로 만나는 사람의 새로움을 생각해야 돼. “야, 딴 사람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사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점, 자기는 미국도 못가고, 자기는 영국도 못가고, 중국도 못갈 거요. 한국에만 살았는데 거기 어떻게 가? 거기 음식 어떻게 먹어? 가면 약간 말도 안통하고, 약간 문화도 다르고 어색하지만 배울 게 있잖아.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다. 그러니까 관점을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다’에 초점을 맞추어요.
당연히 처음에는 서툴고 두려움이 생기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아진다.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소극적인 자세고, “아,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겠다.” 만약에 천주교 신자나 기독교 신자라면 “주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이렇게 새로움을 기뻐해야 돼. 약간 두려움이 있지만, 긴장이 있지만, 새로움을 만나는 기쁨을 늘 가지면 극복이 될 수 있어요.
자기가 외국 노동자들이 한국에 올 때 불법체류하고, 안 그러면 겨우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와서 살잖아. 그 사람 한국말도 할 줄 모르고. 한국 문화도 모르고. 여기 와서 노동만 해야 되요. 그래도 돈 벌어 가는데, 자기는 서울 가면 한국말 써요? 안 써요? 전부다 주위에 외국 사람만 살아요? 한국 사람만 살아요? 음식도 한국 음식 먹을 거 아니오. 그러니까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러니까 사고가 약간 유아적 사고에요. 엄마 품을 아직 못 벗어나. 그래서 어떻게 시집은 가려고 그래. 그러니까 애 낳으면 애가 애를 키우니까 문제가 있는 거요. 약간 어른이 되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품을 떠나야 돼. 둥지를 떠나야 돼. 언젠가는 떠나야 돼. 알았죠? 지금 몇 살이라고? 25살인데 아직도 둥지 안에 갇혀있을래요?
걱정은 현재 있지도 않은 일을 미래의 일을 상상해서 현재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게 걱정이에요. 그래서 그것은 부딪혀 보면, 가서보면 다 할 수 있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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