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게 없는 불안한 마음을 여쭙고 싶습니다.
성인인 딸이 3년간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불안 증세가 있어서
딸은 제가 힘들었던 상태보다 지금 더 안 좋은 상태라고 의사 선생님께 들었는데
엄마가 행복해야 자식과 잘 지낼 수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아무 고민 없이 행복한 마음이 드는 게, 괜찮은 건지//
그러면 자기가 딸이 저렇게 불안하니까
나도 같이 불안한 게 좋다
이래서 불안하면 되지 뭐.
딸이 저렇게 어려운데
엄마가 어떻게 혼자 행복할 수 있느냐?
그러니까 자기도 같이 괴로워하면 되지.
그래서 딸에게 도움이 된다면 괜찮아요.
이건 희생이라 그러죠.
자기가 그런데 불안하다고 딸에게 도움이 되느냐?
음식 같으면
한 주먹밖에 없는데 내가 먹어버리면 딸이 못 먹는다.
그러면 내가 굶더라도 딸에게 준다.
이건 딸에게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불안하다고, 딸의 불안이 해소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느냐?
내가 괴로워한다고, 딸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딸이 지금 불안하더라도, 내가 편안한 게 딸에게 도움이 되느냐?
딸이 지금 괴로워하더라도, 내가 행복한 게 딸에게 도움이 되느냐?
이치로 한번 따져보세요.
어떤 게 도움이 되는지.
저는 소위 말하면 지금 나이 70이니까 지금 50 60대 되는
소위 그 학생운동권 출신들을
선배가 되고 때로는 스승도 되고 이러니까
그 어려운 시절을 많이 보고 상담을 해 왔지 않습니까?
그러면 제가 많이 본 사람들 중에 대부분 이렇습니다.
아들이 감옥에 가게 되면
밖에 있는 어머니는 그 아들 생각해서
밥도 안 먹고, 혀가 바짝바짝 마르고 매일 울고
아들은 그런 엄마를 보고 죄스러워서 또 그 안에서 또 계속 괴로워하고
이래서 양쪽이 다 이렇게 괴로워하거든.
그러니까 이 괴로움은
남이 볼 때는 정부가 독재 정부가 감옥에 가둬서 그렇다지만은
이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있다, 이런 얘기에요.
서로가 서로를 좋아함으로 해서 서로를 해치는 거예요.
그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냐?
자기 손에 든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는 것과 같다 이거야.
그러니 아들은
그래도 뭐 엄마는 밖에 있으니까
어떻게 살아도 밖에 있으니까 안 사시겠냐?
감옥에 있는 나라도 건강하고
이렇게 내가 건강한 모습을 어머니한테 보여주는 게
내가 이 안에서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있는 일 아니냐?
어머니가 와서 면회해서 볼 때마다
내가 이렇게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면 얼마나 걱정하시겠어요.
“어머니 저 괜찮습니다.
여기 있으니까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먹고, 운동도 정기적으로 하고
아주 건강합니다.
좀 뭐 갇혀 있는 게 좀 답답하지.
그 외에는 책도 많이 볼 수 있고 모든 게 다 좋아요.
뛰어다니면서 운동한다고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었는데
여기는 세끼 다 잘 먹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해야 되고
어머니는 또 어때요? 아들한테
“아이고 밖에 있는 나는 걱정하지 마라.
네가 왜 내 걱정하냐?
네가 그 안에 있어서 좀 마음이 안 됐긴 하지만
그래도 잘 지낸다.
먹고 식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가고 싶으면 가고
다 잘 지낸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서로 이렇게 말해야 된다, 이거야.
밖에 있는 엄마가 건강하게 잘 살아줘야
감옥에 있는 아들이 편안해지고
감옥에 있는 아들이 잘 살아줘야
밖에 있는 엄마가 편안하다 이거야.
밖에 있는 엄마가
감옥에 있는 아들 생각하다가 병들어 죽은 사람 많거든요.
그러면 이 아들은 평생 죄의식을 갖고 살아야 돼요.
죄인이 돼서,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 이렇게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밖에 있는 엄마들에게는
아들 걱정하지 말고
아들한테 제일 당신이 잘할 수 있는 거는
자기 건강하고 잘 사는 거다.
저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다 보니까
아들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
가족이 죽은 사람도 많고.
그러니까 이 아들딸들이 나와서
얼마나 그 평생 가슴에 못을 박고 삽니까?
또 감옥에 있는 아들딸 생각해서
밖에서 내 눈물 흘리고 사는 사람들 보게 되거든요.
이건 올바르지가 않다는 거예요.
/어떤 상황이든
자기가 행복해야 타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여기서 “아들은 그런데, 엄마는 그런데
니가 이래서 할 수 있느냐?” 하는 거는
엄마가 농촌에서 농사짓고 고생하는데
그 보낸 돈 갖고 차 마시고, 술 마시고, 허투루 쓰고 이럴 때
“네가 부모를 생각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느냐?”
이런 말을 하는 거지.
/행복하다는 것은
행복할수록 좋은 거예요.
어떻게 되든지 간에./
그러니 그거는 굉장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런 걸 백해무익이라 그래요.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짓을 하려 한다.
그건 어리석은 자다, 이런 얘기에요.
딸이 죽어도 자기는 행복해야 되고
딸이 병이 안 고쳐줘도 자기는 행복해야 되고
딸이 고쳐줘도 자기는 행복해야 되지.
우리가 행복해지는 건 상대적으로 접근하면
우리는 지옥과 천당을 오고 가는 거다.
딸이 좋으면 행복하고
딸이 안 좋으면 괴롭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항상 행복해야 돼.
어떤 조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상황에 관계없이.
다만 이제 중생을 아끼고 사랑해라 하는
그걸 강조할 때 어때요?
중생의 아픔을 아픔으로 생각해라.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생각해라.
이 말은 ‘외면하지 마라’ 이 얘기지
‘너야 뭐 죽든 살든 모르겠다.
나는 골프 치러 다니고, 여행 다니고’ 이렇게 하지 마란 얘기지.
내가 마음이 편안한 것이 딸에게 무슨 죄가 되느냐?
무슨 해를 끼치느냐?
그러니까 그거는 굉장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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