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사주를 보고 나니 괜히 마음이 불안합니다. (2024.07.24.)

Buddhastudy 2024. 8. 1. 20:04

 

 

저는 수행자이지만 철학관을 한 번씩 찾습니다.

이번에도 부적을 쓴 지 일 년이 되어 철학관을 찾았습니다.

사위가 정육점을 하고 있어 다루는 게 칼이다 보니 걱정되어 부적을 주문하고

같이 간 딸의 이름도 개명하게 되었습니다.

딸의 이름을 절에서 공부하시는 분이 작명해 주셨는데 안 좋다고 합니다.

개명하면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부자로 산다고 해서 개명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사주를 안 보려고 하다가 결국 보게 되었는데

음력 8월에는 집 주위를 벗어나지 말라고 합니다.

조카 결혼식도 있는데 괜히 불안합니다.

철학관에 줄 돈을 JTS에 기부하면 좋은 일에 쓰일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요?//

 

 

큰 부작용이 없다 싶으면

그냥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세요.

 

골프를 치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술을 마시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는 돈을 허투루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손금을 보거나 사주를 보거나 점을 치면서

돈 몇십만 원 좀 쓰는 게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어요?

사주를 보고 싶으면 보세요.

 

내가 술을 먹나, 골프를 치러 다니나, 아니면 춤을 추러 다니나!

다른 곳에 돈을 허투루 쓰는 것도 아닌데

이런 데에 돈을 좀 쓰면 어때?’

이렇게 사주 보는 것도

하나의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주를 안 보니까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사주를 자꾸 보는 이유는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근심과 걱정이 많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철학관에 가면 안 된다고 금기시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수행을 하는 사람이 심리가 불안하다면

마음의 평정심을 갖기 위해

명상을 하든지 수행을 해야지 왜 심리가 불안하다고 자꾸 점을 보러 다닐까요?

 

사주나 점을 보는 것은

심리 불안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닙니다.

심리 불안의 원인이 어떤 육체적인 문제라면

신경정신과에 가서 검진해 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제를 먹어야 도움이 됩니다.

 

절을 하거나 명상을 해서

눈 감고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껄떡거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면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노름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오락기가 있는 곳을 지나가다가

동전 하나 넣고 당겨보듯이

1년에 그저 심심풀이로 돈 얼마 주고 운수를 한번 본다는 것은

놀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이름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뀐다면

뭐 때문에 일을 합니까?

전부 좋은 이름으로 바꾸면 되는데요.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름 때문에 사업이 잘 된다면 일을 왜 합니까?

이름 때문에 대학에 합격한다면 공부를 왜 합니까?

이름만 바꾸면 다 해결이 되는데요.

이름 하나 바꾼다고 장사가 잘 된다면

이름을 바꾸지, 뭐 때문에 홍보물을 열심히 뿌립니까?

 

이것은 다 마음이 불안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마음에 욕심을 가져서 생기는 일입니다.

경영을 잘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지 않고

이름 바꾸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는 자세는 옳지 않습니다.

물론 간판을 바꾸면 좀 효과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간판을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만든다든지

호기심을 갖도록 색깔을 칠한다든지,

이런 것은 장사에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점주 부인의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장사가 잘된다는 말은 좀 허무맹랑한 얘기 아니겠어요?

 

그러니 그런 말에 너무 빠져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주를 보는 게 큰 잘못도 아니에요.

남을 때리거나 괴롭히거나 죽인 것도 아니고

남의 돈을 훔치거나 사기 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심리가 매우 불안하면 자꾸 걱정되니까

사주라도 봐야 안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주를 보러 갈 거냐 안 갈 거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마음이 불안한 요인을 없애면 저절로 해결됩니다.

 

첫째, 병원에 가서 안정제를 처방받아 드시면

불안한 마음이 좀 없어질 겁니다.

 

둘째, 불안할 때는 절을 하거나

45일 명상수련에 참가해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지만

이런 훈련을 하면

심리 불안감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