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아기를 낳고 싶은데 결혼 상대가 아이 셋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9.08.)

Buddhastudy 2024. 9. 13. 19:06

 

 

저는 10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작년에 헤어지고

40이 가까운 나이에

올해 처음으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이분은 아이가 셋 있는 이혼남으로

아이를 더 낳는 것에는 회의적입니다.

이분이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띨 때

저는 이 사람이 우리 아이에 대해서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분이 아이를 원하지 않아도 이분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분과 아이 기르는 경험을 함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슬픕니다.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지금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괴로운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받아들이고

이분과 계속해서 건강한 만남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질문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는

아이 셋이 있는 남자와 결혼하려면

그 세 아이를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결혼해야지

상대가 싫다는데 거기에 또 내 아이를 낳겠다고 한다면

질문자가 너무 이기적이에요.

내 아이를 낳고 싶으면 그 남자를 포기하든지,

그 남자와 결혼하려면 그 남자의 세 아이를

내 아이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갓난아기를 키우려면 힘이 많이 드는데

다 키워놓은 아이 셋을 내 아이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약에 저라면 젊은 여자 말고 할머니 하고 결혼을 하겠어요.

그러면 손자까지 한꺼번에 다 생기잖아요.

결혼하면 키워놓은 아이들 셋이 다 내 아이가 되는데

뭣 때문에 힘들게 아기를 낳아서 키우려고 해요?

 

지금 질문자가 내 아이를 낳겠다는 건

좀 이기적인 행동이고,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 남자와 결혼을 하려면

그 남자가 아이를 낳자고 해도

당신 아이도 셋이나 있는데 뭘 또 낳아요?

지금 있는 아이들을 잘 키워 봅시다!’

이렇게 말해야 오히려 둘의 사랑이 깊어집니다.

질문자가 아기를 낳는 건 자유지만

생각을 좀 바꾸셔야 합니다.

 

질문자가 아기를 낳고 싶으면

같이 살다가 남자와 의논할 필요 없이

적당할 때 기회를 봐서 요령껏 아기를 낳으면 됩니다.

그러면 남자가 어떻게 하겠어요?

그걸 뭐 의논합니까?

남자는 아기 낳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여자는 아기가 생기기를 원하면

요령껏 낳아버리면 되잖아요.

남자가 문제 제기를 하면

우리가 조심했는데 생겼네!’ 이러면 되죠.

 

...

 

그러면 뉴질랜드 북동쪽에 있는 섬나라 피지(Fiji)로 이사를 가세요.

거기는 땅이 작으니까 외롭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외로운 것이

땅이 크냐 작으냐 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

 

그럼 한국으로 가면 되죠.

 

필요하면 한국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해외에 살면서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안 됩니다.

스님도 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애도 키우고 싶고, 이런 건 욕심입니다.

해외에 왔으면 주류가 되고 싶다는 것은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민을 오면

인종적으로도 주류가 될 수 없고,

언어적으로도 주류가 될 수가 없잖아요.

 

소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소수자가 되는 게 싫으면 한국으로 가면 됩니다.

그러면 저절로 주류가 되는데

뭐 때문에 자꾸 해외에 와서 소수자 취급을 받는다고 문제를 제기합니까?

소수자라는 이유로

정말 인권적인 침해를 한다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수자라고 취직을 안 시켜준다거나

식당에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면

법에 보장된 범위에서 항의하고 개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겪게 되는 문제는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애가 셋 있는 남자와 결혼해 놓고

그 남자가 자기 자식을 보고 기뻐하는 것에 대해 질투가 난다면

처음부터 그런 결혼을 안 해야 합니다.

 

그 남자가 애들 엄마하고 만나서 같이 밥 먹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거나 자꾸 의심이 든다면

그 남자와 결혼을 안 해야죠.

애가 셋 있는 아빠가 애들을 위해서

애들 엄마하고 같이 잘 지내줘야 애들이 잘 자랄 것 아니에요?

 

...

 

애들 엄마하고 잘 지내는 것을 질투한다면 결혼을 안 해야죠.

그리고 질문자도 10년간 남자친구를 사귀었으면

혼인신고만 안 했다 뿐이지

결혼생활을 10년간 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런데 왜 질문자는 마치 처음 결혼한 것처럼 이야기해요?

하여튼 뭐든지 다 자기중심적으로 말을 하네요.

 

나도 재혼이다.

10년간 결혼생활을 했는데 애가 없었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죠.

 

지금 갓난아기를 또 낳아서 키운다는 건

그 남자한테도 부담이고 질문자에게도 부담입니다.

남이 키우는 아이를 그냥 내 아이로 삼아버리는 것이 제일 편해요.

어차피 20살이 넘으면

아이들을 다 집에서 내보내야 합니다.

조금 있으면 다 집을 나가야 하는 아이들이에요.

그래서 신경을 별로 안 써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