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 저는 결혼 25년차 50세 주부입니다.
25년을 살고보니 이제는 권태기인지 부부사이가 심드렁합니다.
남편은 연애 할 때나, 신혼 초 때나, 지금이나
25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저에게 잘 해주고 참 좋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백세시대 백이십세시대 라고 하는데
앞으로 그러면….. 오십년 이상은
매일 봐야하는데요.
그래서 인생 후반 좀 현명하고 지혜롭고 좀 재미지게
남편과 살고 싶은데 저는 지금 좀 재미가 없거든요.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정말 좋은 남편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만 그런게 아니라 그런 사람 여기 많아. ㅎㅎ
그런데 차마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못해서 그러지. 잘했어.
좀 고생이 하고 싶어서 그러네.ㅎㅎ
그런데 이런 게 있어.
우리의 정신작용 중에 기쁨을 느끼는, 쾌락을 느끼는 정신작용이 있거든요.
이 정신작용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점점 감퇴하는 그런 성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누가 나한테 매달 100만원을 보시한다.
그럼 제가 첫 번째,
”스님 제가 매달 100만원 보시하겠습니다“하면 기분이 아주 좋아. 그걸 100이라고 하면,
그 첫 번째 받았을 때하고 다음 달에 받았을 때
그다음 달에 받으면 300만원 받았으니까 120이 될 거냐?
그렇지 않고
처음에 100이 되고, 그 다음 달에는 80이 되고, 그 다음 달에는 70이 되고...
이렇게 점점점점 감퇴해서..
1년이 지나면 별로 고맙다는 생각이 없고 마땅한 것처럼 되어버려.
당연한 것처럼.
그리고 한 2년쯤 3년쯤 지나면 어떠냐? 불만이 생겨.
아직도 100만원이가? 이렇게...
이게 인간심리야.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거요.
그러면 이 100을 계속 요구를 하면 어떻게 되나?
기분을 100을 유지를 하려면
첫 달에 100만원 주고, 다음 달에 150만원을 주고, 그 다음 달에 200만원 주고, 그 다음 달에 300만원, 400만원..
이걸 계속 높여야 돼.
그런데 이게 높이는게 첫달 100만원, 두 번째 달에 200만원, 300만원, 400만원...
계속 높여 가면 이게 유지가 되느냐...
이게 안 돼.
이게 우리의 머리가 매달 100만원 올라간다는 것이 이미 인식이 되어버리면 어떠냐?
그러면 100만원 올라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버리기 때문에
500만원 줘도 하나도 처음에 받을 때처럼 안 기뻐.
천만원 줘도 안 기쁘고, 나중에는 어떠냐?
”에이, 3년이 됐는데 아직도 매달 100만원만 올라가나“ 이렇게 생각이 되어버려.
그래서 여러분들은
결혼생활이든, 친구관계든, 모든 게 다 이런 감퇴를 하기 때문에
남편은 똑같이 나한테 잘해줘도 내가 느끼는 거는 자꾸 떨어져.
그런데 이게 돈이 딱 끊기면 그때 자각이 돼.
100만원 안 주는게 아쉬워지거든.
남편이 딱 죽거나 헤어져 버리면,
얼마나 고마운 사람이고, 얼마나 이익된다는 거를 그때 아는데 그때는 늦다는 거요.
그래서 내가 이거는 그렇게 집착하면 고생길이 열린다. 하는데
자기가 나쁜 여자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그래.
마약도 똑같아.
마약에 중독되는 이유가 어디 있냐?
처음에 만약에 1g을 흡입을 했다.
그러면 기분이 쇠한 게 100이다.
그다음에 1g, 그다음 1g, 매일매일 가면서 그 기분이 100이 유지가 안 돼.
그러면 처음에 100을 맛을 봤기 때문에 이게 갈수록 떨어지면
사람은 더 크게 올라가는 건 몰라도 떨어지는 건 못견디는 거야.
이게 기준이 되어 버리면...
그러면 뭐를 늘려야 된다? 투약량을 늘려야 돼.
그러니까 마리화나 1대를 피우거나, 1g을 섭취하거나 하는 정도 갖고는 원래 건강을 해치지 않는데,
이게 갈수록 그 기분을 유지하려면 자꾸 많아져야 되는 거야.
술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갈수록 술의 섭취량이 많아지고, 그래서 뭐가 된다? 중독이 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요.
그래서 다 여기 권태기라는 게 생기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에 그런 거요.
모든 게 다...
누가 도와준 것도 그렇고, 이게 모든 관료들도 마찬가지요.
정치인도 처음에 시장이 되면 굉장히 겸손한데, 1년 되고, 2년 되고 3년 되면 목에 힘이 딱 들어가는 거요.
이게 인간의 심리작용에서 오는 문제에요.
그래서 이거를 잘 경계하고 있어야
그래서 늘 감사하는 기도를 하고 살아야
10원 귀중하고, 한번 인사해 주는 것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은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평범한 하나의 현상인데
자기의 문제는 다른 사람, 다른 사람은 사람이 결혼해서 10년 살다보면 그냥.. 이렇게 마..
그저.. 뭐라노... 룸메이트로 사는 거다.
결혼은 룸메이트일 뿐이야.
그런데 지금 룸메이트로 살면서 연애할 때처럼 뭔가 아기자기한 거를 자꾸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조금 쾌감의 강도가 오지. 예를 들어서..
좀 약간 긴장도 되고, 좀 따끈따끈한 맛이 있는데.
그래서 늦바람이 나면 이게 손을 못 쓰는 거요.
그게 화근이 발생하는 거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돼.
이거를 알아서 수행을 해서,
’아, 정말 내가 이런 지금 까딱 잘못하면 남편의 좋음에 내가 중독이 되어서
더 많은 걸 요구해서 그렇구나.
내가 이런 지금 지루함에 빠졌구나‘ 해서
하나하나 매일매일 살아있는 거에 감사하고,
남편이 주정 안하는 것만 해도 감사하고
바람 안 피우는 것만 해도 감사하고
이렇게 감사기도를 하면서 지내면 이게 조금 회복이 되고
그다음 도저히 자기 체질상 성격상 이게 안 되는 사람이 있어.
그럴 때는 애가 20살이 넘었으면 남편한테 자기가 사정을 해야 돼.
”여보, 우리가 한 인생을 사는데 어떻게 내가 100년을 한 남자만 보고 살겠냐.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보고만 살 수 있지만, 나는 지금 이게 나빠서가 아니라
내 체질이 뭔가 좀 다른 거도 좀 경험을 해보고 싶다.
그러니 이혼을 좀 해달라. 재산도 당신 다 가지고, 분할도 안 할 테니까 다 가져가고
나 좀 자유롭게 좀 해줘“
남자를 먼저 사귀고 이러지 말고, 이렇게 먼저 계약을 해지하고
그래야 상대가 오해를 안 한다 이 말이오.
계약을 해지한 뒤에 사람을 한번 사귀어 보라고.
25년 동안 딴 거는 다 자주 바꿨는데 남자는 자주 못바꿨구나.
그것만 해도 잘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꼭 그렇게 너무 정하면 안 돼.
그러면 자기가 삶을 의무로 산단 말이야.
’결혼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다‘ 이러면 자기가 가슴이 더 답답해져.
이 남자하고 사는 게 물론 이 남자하고 사는게 재미는 없지만
이 남자 그만두고 딴 남자하고 산다고 가정을 해보면
새로 사귀어야 되고, 새로 이해해야 되고,
지금 자기가 만나는 남자가 아들딸도 없는 숫총각이고 이런 건 안 될거 아니야.
다 한번 살아봤던 사람이잖아. 그지?
그러면 거기 또 애들이 있고 가족이 있을 거 아니야.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짜릿한 맛은 좀 있을지 몰라도, 이게 굉장히 복잡해.
인간관계가.
이런 거 다 고려해보니까
그래도 이 인간하고 사는게 나한테 낫다.
이렇게 내가 지금도, 오늘이라도 내가 선택하라 하면
딱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중에 하나 잡으라 그러면 결국 이 인간밖에 잡을 수가 없다.
내가 원하는 100은 아니지만, 딴 거 하고 비교해보니 이게 그래도 50은 된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이게 지루 안하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죽으나 사나 이 인간하고 살아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치 내가 자유가 없는 거 같고, 묶여 사는 거 같고, 감옥살이같고 더 답답해져.
오늘 집에 가서
자기가 이 인간 그만둔다고 치고, 딴 인간 한번 골라봐라.
자기 나이에 그만한 인간 고를 수 있는지.
지금 기분은 고를 수 있을 거 같은데, 쉽지가 않아.
제가 뭐 여러분들에게 윤리선생 하려고 온 거는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느냐 하는 문제를 저는 이야기 하러 왔지...
그러면 마이크를 돌려서 소감 한 1분 정도 짧게
한번 자기 깨달은 게 있는지 뭐...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쁘다,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
질문할 때 많은 분들이 웃으셔서
제가 질문같지 않은 질문을 하고 있나, 나만 이상한 사람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스님 말씀 들어보니까 뭐..
사는게 다 별게 없고, 옆에 있는 사람이 제일 소중하고, 또...
제가 가진 것에 대해서 소중함을 한번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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