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죠.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기본 입자를 말하는데요.
우리는 교육 과정을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는 사실 수천 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 왔습니다.
고대부터 인류의 가장 큰 질문 중에 하나였거든요.
그게 바로 “만물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였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인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인물은 [탈레스]인데요.
최초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려 기원전 7세기의 인물입니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바로 [물]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왜냐하면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죠.
그리고 모든 생물은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깐요.
그래서 만물은 물로 이루어져 있고
동시에 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진다, 이런 주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탈레스는 땅도 물 위에 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물 일원론을 주장하던 탈레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운동 경기 관람 중에 탈수증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그런데 사실 탈레스에 관해서
그의 견해를 체계적으로 세워보기에는 알려진 바가 너무 적습니다.
하지만 만물의 근원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을 필두로
이후로 여러 사상가들이 저마다의 물질관을 주장하게 되요.
그중 한 명인 그리스의 철학자 [아낙시메네]스는
만물의 근원이 하나의 원소이긴 한데
그게 물이 아니고 [공기]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공기가 만물의 근원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던 것이죠.
그런데 또 다른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조금 생각이 달랐어요.
그는 ‘만물이 끝없이 변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는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화하는 것은
물이나 공기로 설명을 할 수 없으니까
끝없이 변화하는 [불]이야말로
바로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고대 철학자들이
각자 자신만의 논리를 갖고
만물의 근원에 대해서 물, 공기, 불을 주장했죠.
그런데 사실 만물의 근원이
꼭 단 하나의 원소일 필요가 있을까요?
기원전 5세기에 [엠페도클래스]라는 그리스의 철학자는
여기에 하나의 원소를 더 추가합니다.
바로 딱딱한 물질들을 이루는 원소인 [흙]이에요.
그래서 세상의 모든 만물이 공기, 물, 불, 흙
4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이것들이 사랑으로 인해 결합하고
미움으로 인해 분리되는 것으로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과학으로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그런데 이 4원소설이
훗날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 굉장히 체계적인 발전을 이루게 돼요.
그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설명하도록 하고요.
비슷한 무렵에 고대 그리스의 또 다른 철학자인 [데모크리토스]는
‘만물이 쪼개지지 않는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현대의 원자론과는 조금 다르긴 해요.
그런데 이렇게 물질주의에 바탕을 둔 유물론은
근대 과학에까지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데모크리토스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굉장히 많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는 이 원자들과 텅 빈 공간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원자가 합쳐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자연의 모든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죠.
이러한 입장에서 사물의 발달, 그리고 문화의 발달 등을 모두 설명했는데
이는 사실 근대 이후 화학의 기본 개념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요.
수천 년 전에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하지만 데모크리토스의 사상은
그 당시에는 다소 비직관적이고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았다고 합니다.
이제 드디어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차례입니다.
그는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을 이어받아서
이걸 좀 더 체계적으로 완성시켰어요.
만물이 물, 불, 흙 그리고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의 기본 개념에
따뜻함, 차가움, 건조함, 축축함이라는 [4가지 성질]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원소들끼리는 이러한 성질을 교환하고 섞이는 비율을 달리하면
원소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전의 물질관들에 비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굉장히 설득력 있는 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에 따르면 4가지 원소는
각각 온냉과 건습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뜨거우면서 건조한 건, 불
그리고 뜨거우면서 습한 것은 공기
차가우면서 건조한 건, 흙
그리고 차가우면서 습한 것은 물이라고 했죠.
이 4원소설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받았던 이유는
현상적으로 이해하기가 굉장히 쉬웠거든요.
예를 들어서
차가우면서 습한 성질을 갖는 게 물이죠.
바로 이 물의 차가운 성질을 가열해서 뜨거운 성질로 바꿔주게 되면 뭐가 될까요?
뜨거우면서 습한 것이 되겠죠.
바로 공기가 되는 거죠.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현상을
4원소설의 성질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었던 거예요.
다른 예시를 한번 들어볼까요?
불은 뜨거우면서 건조하죠.
여기에 물을 끼얹어서, 건조한 성질을 습한 성질로 바꿔주게 되면
불이 사라지면서
온습의 성질을 갖는 공기로 변했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또한 차가우면서 건조한 흙을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요?
차가운 성질이 뜨거운 성질로 바꾸면서
뜨거우면서 건조한 불꽃이 발생한 거죠.
이런 식으로 만물이 4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그 4가지 원소가
-각각의 성질을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일정한 비율로 섞이기도 하면서
세상의 모든 물질들이 만들어진다고 설명을 했어요.
이 4원소설은
실제 일어나는 현상들을 굉장히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려 2천 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중세 연금술의 기초적인 이론이 되기도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비록 현대의 기준에서는 과학적이라고 부르긴 힘듭니다.
왜냐하면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증거를 찾아가면서 연역적으로 정의된 학문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목적론적인 세계관에 따라서 결론을 정해 놓고
그에 따라서 조각을 끼워 맞춘 그런 학문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현대의 과학적인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여준
굉장히 놀라운 직관력과 학문적 방법론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학자로 불리우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운 이 거대한 체계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서양의 물질관을 지배해 왔어요.
그러다가 근대에 이르러서 [라부아지에]라는 화학자에 의해서
물이 산소와 수소로 분해되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틀렸다는 것이 비로소 증명됩니다.
고대의 철학자들에게 만물의 근원은
다소 형이상학적인 논쟁거리였어요.
다음 영상에서는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논쟁들이
근대에 이르러서 어떻게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변모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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