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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알려드림) [과학사 4대 악마] 2부 - 다윈의 악마 vs 맥스웰의 악마

Buddhastudy 2025. 3. 12. 19:47

 

 

여러분들의 오감을 지배하는 존재인 [데카르트의 악마]

그리고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알고 있는 존재인 [라플라스의 악마]

 

지난 시간에는 과학사의 4대 악마 중

두 악마에 대해서 소개해 드려봤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지난 영상에서 다루지 않은

나머지 두 악마에 대해 다룰 것입니다.

순서는 크게 상관없으니

지난 영상을 보기 위해서 뒤로 가기를 누르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영상을 시청하신 뒤에 흥미 있으시면

지난 1편도 시청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완전한 생물, 다윈의 악마

모든 생물은 각자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갖고 살아남아서

번식하고 또 진화합니다.

어떤 생물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로 먹이를 사냥하며 살아가고

어떤 생물은 약하지만

무리 생활을 하며 집단과 번식에 최적화된 삶을 살아갑니다.

 

공작새는 화려한 깃털로 이성을 유혹해서 유전자를 퍼뜨리고

저 같은 경우엔 수려한 외모와 날카로운 지성으로...

 

이렇듯 종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택한 자신만의 강점이

자연 선택적 적합성으로 이어집니다.

 

환경이 바뀌면

강점이던 것이 약점이 되기도 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데 만약 모든 자연 선택적 적합성이 극대화된

완전한 생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진화론의 창시자 로버트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다윈의 악마]입니다.

생물학자들은 진화의 정점에 올라선

이러한 가상의 생명체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다윈의 악마는

천적이 없고, 즉시 번식하고, 즉시 출생하며, 수명이 영원해야 합니다.

게임이나 소설 속에 등장할 것 같은 이러한 생물은

과학의 패러다임을 파격적으로 위협하는 악마는 아닙니다.

 

몇몇 생물학자들은

다윈의 악마 후보가 될 수 있는 생물을 찾기도 합니다.

만약 이러한 생물이 나타난다면

개체 수가 늘어나고 종이 번성하여

결국 생태계의 순환을 파괴하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을 멸종시킬 정도로 번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거예요.

 

그렇게 되면 결국 자신들도

식량 문제로 인해 멸종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태계가 아직 순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다윈의 악마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라는 뜻이죠.

 

그런데 만약 일반적인 생물의 물질대사와

먹이를 통한 양분 공급 메커니즘을 따르지 않는

전혀 다른 방식의 생물이라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바이러스]처럼 말이죠.

 

 

--시간의 흐름이란 어떻게 나타나는가?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요?

 

-물에 잉크를 떨어뜨리면

잉크가 번져서 물 전체의 색깔을 바꿉니다.

-뜨거운 공이 얼음에 닿으면 얼음이 녹습니다.

-규칙적으로 맞춰놓은 퍼즐을 흔들면 퍼즐이 흐트러집니다.

 

공통점이 뭘까요?

뭔가 질서정연하게 구분되고 정렬된 것들이

뒤섞이고 흐트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고

여러분의 방이 더러운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방을 청소해서

내 방의 무질서도가 낮아진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열역학 제2법칙은

우리 우주 전체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하건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는 늘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을 청소하면서 방의 무질서도는 낮아졌지만

-내 몸에 있는 ATPADP로 변환되고

-열과 일을 발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신진대사를 마친 찌꺼기가 발생하였고

-체온이 올라감에 따라서 내 주변 기온도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바로 내 방을 제외한 바깥 환경의 무질서도를 상승시켜서

결과적으로 우주 전체의 무질서도는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냥 방을 치웠을 뿐인데 우주의 무질서도가 상승했다.

놀랍지만 진실입니다.”

 

이렇게 열역학 제2법칙은

어떤 상황에도 깨지지 않는 법칙으로

과학계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엔트로피를 역전시키는 맥스월의 악마

그런데 19세기의 과학자 맥스웰은

재미있는 상상을 하나 했습니다.

 

기체 분자들로 가득 차 있는 방이 2개 있고

2개의 방 사이에는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악마가 있어서 이 악마는

그 문을 아무런 에너지 소모 없이 열고 닫을 수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악마는 눈이 매우 좋아서

기체 분자들이 문쪽으로 올 때마다 선택적으로 문을 열었다 닫으면서

속력이 빠르다 싶은 분자는 a쪽으로 보내고

속력이 느리다 싶은 분자는 b쪽으로 보내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그럼 결국 a방은 속력이 빠른 분자들이

b방은 속력이 느린 분자들이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a방의 온도가 높아지고, b방의 온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바로 무질서도가 감소하게 된 것입니다.

 

문을 열고 닫는데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다고 가정했으니깐

우주 전체의 무질서도가 감소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소 불가능한 가정을 하긴 했지만

이 가정 자체가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결과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마치 깨진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과연 맥스웰의 악마는

정말 우리 우주의 무질서도를 낮춘 것일까요?

그렇다면 맥스웰의 악마는

시간을 되돌린 것과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가상의 실험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뭔가 빠뜨린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분명히 무질서도가 증가했을 것이다.”

그리고 늘 그렇듯 답을 찾아냈습니다.

답은 바로 [정보]에 있었습니다.

 

1961년 물리학자 란다우어는 섭씨 25도씨의 실온에서

1비트의 정보를 지우면

2.8353275x10^-21 J의 열이 발생한다는 계산을 발표했습니다.

즉 정보 자체가 질서이며

이를 지우는 행위는 무질서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결국 악마가 개별 분자를 인식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삭제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무질서도가 증가하며

결국 악마를 포함한 우주 전체의 무질서도는 증가하게 됩니다.

 

실재한다면

어쩌면 시간을 돌리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맥스웰의 악마 과학자들은

결국 맥스웰의 악마가 실재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

지금까지 과학사의 4대 악마를 알아봤습니다.

데카르트, 라플라스 다윈, 그리고 맥스웰이 제시한 가상의 존재들이었으며

아주 편리한 사고 실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수준으로 설명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일단 전제로 깔기 위해

악마가 갖는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단순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4대 악마는

오랜 시간 동안 고찰과 논박 등을 통해서

이제는 거의 과거의 개념들이 되었습니다.

 

토마스 쿤에 의하면

과학사란

각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전 패러다임에 대한 부정과 과학적 선택에 의해

현재의 과학으로 전변되는 과정을 서술한 것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엄청나게 정교한 체계들이 무너지고 또 세워졌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지금의 과학은 진리일까요?

아니면 단지 거쳐가는 수많은 패러다임 중 하나일까요?

지금의 패러다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악마가 등장한다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