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적의 난을 진압할 때
기도위로 출전해 공을 세운 조조는
제남상으로 임명된 후,
뛰어난 행정을 이끌어 전국의 관리들에게 모범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남에서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던
환관들의 친인척인 귀척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줄어들자, 조조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결국, 조정에서는 귀척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조조를 제남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황제와 주변 무리들은 백성들의 삶이 피폐하여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난이 일어나는데도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는 데만 관심이 있으니
조조는 잠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낙향을 결심하게 됩니다.
고향에 있는 동안 조조는 앞으로 나라의 혼란이 올 것에 대비하여
독서와 산책 등을 통해 자기계발에 힘쓰며
친인척 4인방 장수들을 비롯한 무리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조조의 아버지 조숭은 원래 하후씨였기 때문에
친척 중 가장 유명세가 높은 장수들로는
하후돈과 하후연이 있었습니다.
하후돈은 14살 때부터 글과 무술을 연마했는데
어느 날, 스승이 누군가로부터 모욕을 당하자
하후돈은 그를 찾아가,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하후돈은 의리있는 사람이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수배자의 신세가 되어
양지에서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숨어서 지내다가
소년배를 거닐던 조조를 찾아갔습니다.
조조는 난처한 기색 하나 없이 하후돈을 맞아 보호해 주었고
이후, 조조가 성인이 되면서 관직 생활을 하는 동안에
하후돈은 강호를 유랑하며, 싸움꾼 무리들을 끌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정사 삼국지에서의 하후돈은
채널 내 재생목록 삼국지 2편에서 언급한 적이 있듯이
게임이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만큼
전투 실력에서 매우 뛰어난 장수는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후돈의 이미지는
조조가 나서는 전투 현장에서 항상 최전방을 맡으며
조조 진영에서 손꼽히는 용장으로써
유비 중심의 게임에서도 중간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정사에서의 하후돈은
혼란했던 난세에 내세울 만한 군공이 거의 없었고
군사적 능력이 무능한데도
조조가 위나라를 통치할 때, 가까운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군부 전체를 총괄하는 대장군을 맡아
낙하산 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후돈은 비록 이렇다 할 군사적 성과는 올리지 못했지만
조조가 그를 곁에 둔 이유로는
자신이 절대적으로 믿는 인물임과 동시에
부하들에게 있어, 인망이 두텁기로 존경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은 하후돈은
직접 선봉으로 나서 전투를 이끌진 않았으나
후방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세심하게 조정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는 2인자로서의 역할을 맡았던 겁니다.
조조의 친척 장수 중 하후돈과 이름이 비슷하면서
인지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수로 하후연이 있습니다.
하후연은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하후돈의 동생이라 일컬어지지만
정사에서는 집안 동생일 뿐 친동생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하후돈의 무서운 인상 때문에
조조 진영의 악역 캐릭터로서 역할 비중이 컸지만
하후연은 상대적으로 작품에서의 역할 비중이 작았습니다.
하지만, 정사 기록에서의 하후연은
조조 휘하 친족 장수 중에서는 조인과 함께
가장 무공이 뛰어난 장수로 언급되고 있으며
전투에서는 선봉에 서는 일이 잦은 인물이었습니다.
조조가 낙향 후, 고향집에 머물러 있을 때
해당 현의 관리들 중에서도
조조의 환관 집안 출신에 대해
멸시를 하는 관리들이 있었습니다.
조조는 자신의 조부와 부친을 조롱하는 자를 두고
분노를 참지 못해, 그를 찾아가 목을 베어버렸는데
당시, 아무런 직급이 없었던 조조가 저지른 일은
아무런 명분도 없었던 그저 살인에 불과했던 겁니다.
조조는 아뿔싸 싶었지만,
이때 하후연이 조조의 칼을 대신 움켜쥐었고
사람들이 몰려오자, 자신이 일을 저질렀다며 자수하게 됩니다.
마을에서는 실제 범인은 하후연이 아니라는 소문이 돌았고
평소 조조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귀족 세력들은
어떻게든 조조를 엮어 넣으려고 하후연을 몰아붙였지만
하후연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고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자, 조조는 하후돈과 함께 수하의 무리들을 시켜
하후연을 탈옥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하후연과 조조는 더욱 가까운 사이로 거듭났습니다.
삼국지에서 손책과 주유는
강동이교라 불리는 대교와 소교와 나란히 결혼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와 더불어, 조조 또한 하후연과 함께
자매와 나란히 결혼을 할 정도로
둘 사이는 막역지간 이었습니다.
하후연은 젊은 시절부터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을 보였지만
이러한 정직한 성격이 전장에서는 간혹 약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전투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적을 멸하는 용맹을 보였으나
전략이 중요한 큰 규모의 전장에서조차, 정면 승부에만 집착하여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무방비하게 노출하는 단점을 보이며
통솔하는 부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조조는 전략이 요구되는 큰 전투를 치를 때는
하후연을 앞에 내세우지 못했고, 주로 수비와 보급을 맡겼는데
하후연이 무모하게 돌진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자
화가 난 조조는 그를 향해
‘백지장군’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후연의 이러한 돌진형 습관에 대해서는
조조가 초창기 거병부터 작은 세력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
대부분의 일 처리를 직접 나서서 했기 때문에
경험과 습관이 훗날에도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하후돈과 하후연이 아버지 쪽의 친인척 관계라면
조인, 조홍은 조부인 조등 쪽의 친척관계였습니다.
조인은 성장기 때부터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말타기나 활쏘기, 창을 들고 다니며
소년배의 무리를 모으며 무공을 연마했는데
삼국지연의에서는 주로 유비의 장수들에게
매번 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예로는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전의 모사였던
서서가 조인을 물리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정사 삼국지에서의 서서는 제갈량의 친구로
제갈량을 천거할 때만 잠시 등장한 것이 전부이지만
삼국지연의에서는 서서를 일류 책사로 표현하여
조인의 ‘팔문금쇄의 진’을 깨는 창작 전투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하지만, 역사 속 정사 삼국지에서의 ‘조인’이라는 인물은
조조의 부하 중 최고의 장수 중 한 명이자
조조의 인척 중에서도 최고의 능력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위나라가 세워지기 전부터, 삼국 시대까지
조조와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용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전한 대부분의 전투는 승리로 이끌었으며
실제로는 조조 진영에서 가장 유명한 장료보다도
한 수 위의 성과를 보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조조의 또 다른 친척 동생인 조홍은
전투력 면에서는 조인을 따라가지 못하여
군공이 그리 두드러지진 않았으나
조조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어려운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았습니다.
조홍의 활약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일화로는
동탁이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으로 거처를 옮길 때
조조는 다른 모든 장군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서,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동탁군을 쫓아갔습니다.
독단으로 공격해 들어간 조조는
매복해 있던 서영의 반격을 받아 군이 와해되었는데
날아오는 화살에 맞은 조조는
그만 말에서 떨어지며, 동시에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때 조홍은 자신의 말을 내주며
“천하에 이 조홍은 없어도 되지만
귀공 같은 웅걸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라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목숨으로 대신하려 했습니다.
조홍은 말이 없는 채로 조조의 뒤를 쫓아갔고
깊은 강가에 이르러 더 이상 건널 수 없게 되자
주변을 탐색해 배를 구하여,
조조를 비롯한 패잔병들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조홍은 조조 세력이 원소와 원술 등과 대립할 때도
일등공신은 아니더라도, 중요한 위치에서
수비벽을 견고히 하여 전장을 승리로 이끄는 등
위나라의 개국 공신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조홍은 위촉오를 대표하는 3대 부자로 손꼽히는데
촉나라와 오나라에서는 미축과 노숙이
조상 대대로 재산을 늘려온 부자였다면
조홍은 개인적인 사업을 통해 재산을 불린 능력자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삼국지 27번째 시간으로
조조의 친인척 4인방 장수
하후돈, 하후연, 조인, 조홍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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