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년, 동탁은 정권을 차지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소제를 폐위, 홍농왕으로 강등시킨 후 하태후를 시해하였고
진류왕인 헌제를 새 황제로 옹립시켰습니다.
동탁의 만행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10여 명의 주목과 자사, 태수들은
각기 저마다 의병을 일으켰는데
여기에는 후장군 원술을 비롯하여
각 지역의 자사들인 한복, 공주, 유대, 왕광과
태수 계급의 원소, 장막, 교모, 원유, 포신, 장초 등의 무리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연락하며 동맹을 맺고
동탁을 쳐야 한다는 목표 아래 각오를 다졌는데
반동탁 무리를 형성하는데 뒤에서 힘쓴 사람들은
채널 내 삼국지 36편에 등장했던
동탁의 신임을 받고 있는 주비와 오경이었습니다.
한편, 교모는 반동탁 의용군을 모집하기 위해
헌제의 칙서를 위조하였는데
교모의 위서를 받고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인물은 조조와 장막이었습니다.
진류태수 장막은 젊은 시절부터 조조, 원소와 친구였으며
청류파의 일원이자 명사로 손꼽혔는데
그는 의협심이 강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잘 도와주기로 유명했습니다.
이때, 조조는 동탁의 손아귀로부터 도망쳐
원래는 고향 패국 초현으로 돌아가 의병을 모집하려 했으나
때마침,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장막이 진류태수로 있어
진류에서 머무르며, 위자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위자의 집안은 대대로 진류군 양읍에 거주하면서
큰 부를 이루며 재산이 넉넉한 가문이었는데
위자는 세속의 명성을 추구하지 않아
하진 대장군이 집권하던 시절부터
중앙 정부의 부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거절하며 지방 관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조조가 진류군에 이르렀을 때, 위자는 조조를 만나본 후
어지러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담대하고 명석한 조조 같은 사람밖에 없다며 감탄하였고
조조 또한 위자를 뛰어난 인물로 여기면서
여러 차례 만나 천하의 대사를 논의했습니다.
위자는 군사력만이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여기며
재산을 내어 3,000명의 군사를 모집해 조조에 도움을 주었고
장막 또한 조조에게 병사를 내주며 5,000명의 병사가 모였습니다.
조조는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받아 병력을 모았고
자신의 친척이자 수하 장수들인
하후돈, 하후연, 조인, 조홍도 모두 진류군으로 집결하였습니다.
지난 영상에서도 언급했듯이
반동탁 연합군을 형성하는 데 있어
삼국지연의와 정사 삼국지는 그 전개가 매우 다른데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삼국지연의에서는
호로관 전투를 향한 동맹군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면
정사 삼국지에서의 기록은
한곳에 모인 형태가 아니라
크게 하북, 중원, 형초 세 군데 지역에서
따로따로 무리들을 형성한 점이었습니다.
하북 지역에서는 원소를 중심으로 사예주 하내군에 주둔했고
중원 지역에는 장막 장초 형제와 유대, 교모, 조조 등이 진류군에,
형초 지역은 원술을 중심으로 노양군에 주둔했습니다.
이 중, 중원에 있는 연주자사 유대, 공주자사 공주,
진류태수 장막과 아우 장초, 동군태수 교모가 진류군에서 회맹을 했는데
여기서, 삼국지연의에서는 등장하지 않고
게임에서는 KOEI 삼국지13부터 등장하는 장홍이라는 인물이
정사 삼국지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사 삼국지를 집필한 역사가 ‘진수’는
여포와 장홍을 비교하는 데 있어
여포는 용맹스러우나 천박하고 교활하는데 반해
장홍은 영웅의 기개와 장사의 절개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홍은 진수의 평가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체격이 장대하고, 전투에 능한 장수로
영제 말년에 상당한 이름을 날렸으나
현장으로 있던 시절, 중앙 정부의 정치가 어지러워
백성을 수탈해야 하는 입장이 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광릉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당시, 광릉태수는 장막의 동생 장초였는데
장초는 장홍의 명성을 듣고 그를 초빙하여
군리의 일을 담당하는 공조(功曺)로 삼았습니다.
그러던 중, 동탁이 소제를 끌어내리며
모든 권력을 손아귀에 넣자
장홍은 장초를 찾아가, 장초 장막 형제가 지방 태수로 있기에
의병을 모집하여 동탁을 죽이자고 진언했습니다.
광릉태수 장초는 장홍의 말을 듣고
진류태수 장막을 찾아가 의병에 대한 이야기를 논의했는데
형제는 모두 장홍의 뜻에 동의하여 군사를 모으기로 결정했습니다.
형제는 진류 주변에 있는 연주자사 유대와
예주자사 공주 등의 여러 자사, 태수들을 모아
산조에 모여 단을 만들고 맹세를 하는 데 있어
맹주 역할을 맡을 자를 정하던 중
함께 모인 자사와 태수들은 사실 쿠데타 같은 이 일에
책임을 맡고 싶지 않아, 서로 맹주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결국, 벼슬자리를 보존하고 있던 지방 권력자들은
이 자리에서 가장 영향력이 약해 보이는
장홍을 맹주로 지지하면서, 장홍이 회맹의식 거행을 맡았습니다.
중원 지역에서의 임시 맹주를 맡은 장홍은
제단 위로 올라가 쟁반에 부어놓은 피를 마신 후, 맹세하며
동탁을 토벌하자는 선언문을 읽었습니다.
“황실의 기강이 무너지자, 이 기회를 틈타
적신(賊臣) 동탁이 국가를 어지럽히며
그 잔혹함으로 인해, 천하의 백성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여기, 연주자사 유대를 포함하여 공주, 장막, 장초, 교모 등의
정의로운 군대는 동탁으로부터 국가의 어려움을 구할 것이며
신하로서의 충성과 절개를 바치고
어떤 일에도 절대 두 마음을 갖지 않는 맹약을 맺으니
이를 위배하는 자는 그의 목숨과 자손도 모두 없애버리겠습니다.“
장홍은 비분강개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선언문을 읽어갔고
그의 말에, 모여있는 장수와 병졸들은
정서가 격양되지 않는 자가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한편, 동탁은 전국에서 반동탁연합군이 형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하인 이유에게 소제를 독살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시점에서 아직 소제는 죽지 않았는데
관동지방에서는 이미 소제가 동탁에게 살해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어
이 때문에 반동탁연합군이 형성되었고
동탁은 되려, 반동탁연합군이 형성된 것을 두고
소제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던 엇갈린 타이밍이었던 겁니다.
이유는 소제, 즉 유변에게 몸에 좋은 약이라 권했고
유변은 약을 먹으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 짐작했으나
억지로 먹이는 분위기로 하는 수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이유는 동탁의 사위이자
최고의 모사로서 영민함을 나타내는 신하로
동탁이 낙양을 차지하는 최고의 공신으로 등장하며
동탁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묘사되지만
정사 삼국지 기록물로서의 이유는
소제를 독살할 때 잠시 등장할 뿐
동탁과의 깊은 인연은 없는 인물로 훗날까지 오래 살았습니다.
이야기는 다시 중원의 맹주 장홍으로 돌아가서
의식을 마친 제후들은 의병을 모으고
회맹에 참여하지 않은 원유, 장자, 포신 등과 연락하면서
발해태수 원소를 전체 반란군의 맹주로 추대했습니다.
하지만, 원술은 늘 그래왔듯이
원소의 맹주 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며
자신을 두고 종놈의 자식을 따르는 현실에 분이 차올랐습니다.
그리고, 원술 뿐만 아니라
원소의 맹주 자리를 반대하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제북상 포신으로 지난날 동탁이 낙양을 막 차지했을 때
원소에게 동탁을 치라고 권유했지만
우유부단했던 원소를 떠올리며
반동탁 연합군의 총대장은
원소가 아닌 조조가 적임자라 여겼습니다.
오늘은 삼국지 38번째 시간으로
정사 삼국지에서 반동탁연합군이
형성되어지는 과정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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