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홍익학당 => 윤홍식의 명상 이야기
방금 이 그림, 요즘 이 그림 그려서 많이 설명 드리는데, 나가 있다면요. 요 나가 같은 난데. 시공이 없는 세계고요. 주객이 없다. 그랬죠? 주객이 생겼어요. 시공도 있고요. 그러면 이 나의 반대가 어떤 세계가 되죠. 객관세계. 날 둘러싼 모든 거에요. 나와 我아 非我비아가 갈리죠. 我아. 非我비아가 딱 갈리면서 이때의 나는 아까같이 에고가 되죠. 이때의 나를 참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나를 둘러싼 세계라는 것도 결국 나의 작용이거든요. 나의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들이니까요. 그래서 생각감정은 어디 들어가나요? 생각감정은 이 내가 세계를 보고 해석해내는 거죠. 생각감정. 이 세계를 오감으로 느끼죠.
그래서 오감이 세계를 느끼는 거라면 거기에 대해서 이 나는 생각감정을 하니까 주로 오감은 좀 더 객관적인 세계로 보고, 오감을 통해 들어온 것들이오. 그게 객관이죠? 생각감정오감도 결국 마음인데, 이 오감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세계로 우리 마음 안에 들어오고. 그리고 생각감정오감이 역이면서 나의 어떤 주관적인 견해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서양철학의 데카르트 같은 사람들은 보면 심물, 이원론이 나오죠. 몸뚱이도 세계에 속하죠. 지금 객관적인 존재죠. 나와 요놈을 나눠놓고 보니까 둘이 만날 일이 없죠. 여러분도 주객이 갈리고 나니까 주객이 만날 일이 없어요. 영원히 남이 되는데 그럼 누가 매개해 줘야 되니까 신이 매개해 준다라고 얘기합니다.
그래도 중세의 영향이 있어서 근대로 넘어왔지만, 그랬더니 나와 남이 나뉘고 독자적인 실체가 둘이는 못 만나니까 신이 중간에 매개해줘서 하나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우리식 사고는 아까 어땠나요? 보조지눌식 사고는? 이 자체가 신의 변화된 모습이죠. 주관이라는 거나 객관도 다 신의 작용일 뿐이죠. 그럼 요런 주장 한 사람도 하나 나오겠죠. 서양에서. 바로 후배인 스피노자는 저렇게 좀, 주관과 마음과 물질, 주관과 객관은 신의 두 가지 양태다. 신의 변화된 모습이지 얘네들을 신의 실체라고 부르지 마라. 데카르트는 마음이라는 실체 물질이라는 실체를 상정했고 신이라는 실체를 상정했는데 스피노자는 신만이 실체고 얘네들은 이거의 변형된 모습이다.
이게 불교하고 비슷하죠. 아까 거울 속의 형상이. 스피노자는 그 주장을 폅니다. 재미있죠. 이런 식으로 또 그다음에 라이프니츠 나오고 해가지고. 계속 서양도 그걸 파요. 지금 참나 찾으신 분들. 여기서 바로 내가 나를 돌아봐서 참나를 바로 찾으시면요. 예. 저런 얘기를 하는데 같이 끼어들 수가 있습니다. 재미있죠. 여러분이 딱 한 수만 아시면, 저런 철학의 세계도 내 얘기가 됩니다. 회광반조. 안으로 내가 나를 보세요. 내가 나를 보고 있습니다. 에고가요 이것도 기억하셔야 됩니다. 에고를 나를 본다고 할 때, 내가 나를 처음에 봐요. 에고가. 이때 나는 에고에요. 에고가 참나의 나를 보는데 에고가 나만 보고 있으면 그땐 이미 에고가 아니게 돼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에고가 나를 보는 거지만 나중엔 내가 나를 보고 있어요. 그냥 나만 남아요. 주객이 초월해요. 그런데 처음에는 에고가 봐야 되요. 그렇죠? 처음에는 에고가 자기를 찾아야 됩니다, 그러다가 에고도 사라지고 나만 남는 겁니다. 이게 또 하나의 영적인 연금술이에요. 에고니 세계니 이런 잡스러운 거에서 순금을 만들어냅니다. 방법도 어렵지 않고요. 자~ 요 얘기를 지금 하는 겁니다. 보조지눌이. 진리에 들어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하나의 문을 가르쳐서 그대로 하여금 참나를 찾을 수 있게 해주겠다. 이게 관음입리지문이라고 관음법문이라고 하는 겁니다. 관음법문이요 소리를 관하면서 진리의 참나를 깨치는 법문이에요. 소리를 통해 참나를 깨치는 법. 똑같습니다.
소리를 듣는 나, 세계에다가 소리를 넣어보세요. 소리를 듣는 나가 되겠죠. 소리를 듣는 나에서 내가 나로, 소리를 듣는 나에서 내가 나로 돌아가면 참나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그냥 내가 나로 돌아가면 되지 왜 소리가 필요하나? 이것도 이해되시죠? 왜 그럴까요? 내가 나로 바로 안 되니까 방편을 하나 쓰는 겁니다. 여기에 호흡이 들어가기도 해요. 위빠사나에서는 여기에 호흡이 들어가요. 자 왜 그러냐 하면요. 내가 잡다한 세계를 인식할 때는 이 나가 너무 잡스러워서 이리 못 들어가요. 그러니까 나한테 하나의 대상만 보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이 나가요. 대게 깨어나요. 하나만 보는 에고는 더 이상 에고이기 힘들 정도까지 가요.
그럴 때 그 나가 참나를 바라보기가 아주 쉬워집니다. 그때 참나를 바라보면 소리를 내려놓는 즉시 참나로 돌아 가버려요. 자 보세요. 소리를 듣는 나였죠. 제한된 나였죠? 소리를 듣는 나였다가 소리를 만약에 내려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소리가 사라진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이 호흡에 집중할 때도 이렇게 견성하실 수 있습니다. 나는 모른다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호흡에 몰입이 잘된다. 소리나 이런 데 몰입이 잘된다 하시면 이 법을 써보세요. 같은 원리니까요. 소리나 어떤 호흡이나 한 놈만 보십시오. 한 놈만 보다가 몰입이 아주 잘 될 때 요놈을 잊어버리세요. 호흡에 대해서 모른다고 그래 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이 나는.
소리를 듣던 나에서 소리가 사라져버리면 이 나는 어떻게 되나요? 순수한 나가 돼 버려요. 갑자기 조건이 사라져버리니까. 딴생각 안 하고 소리에만 집중했는데 소리가 사라져버리면 그 나는 조건이 없는 나가 돼 버려요. 갑자기. 호흡만, 한 놈만 바라보는. 그러니까 한 놈만 바라봐야겠죠. 다른 게 많으면요. 소리도 듣고, TV도 보고하는 나였으면, 소리를 안 들으면 TV 보는 나가 되겠죠. 그러니까 하나한테만 몰아준 다음에 그 하나를 탁 모른다 해버리면 거기다가 [모른다]를 쓰는 겁니다. 대상이 분명하죠. 몰입된 대상에 대해서 그 걸 하고 있는 나에서 그거를 탁 내려놓는 순간 나는 그대로 참나가 되요. 이 법을 씁니다. 보십시오.
“야~ 지금 저 까마귀 울고 있는데 저 소리 들리느냐?” “예.” 제자가 이렇게 낚이는 과정이죠. 참나로 향하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그렇다면 소리를 듣는 그대 자신을 돌이켜봐라.” 이때 일어나는 일이 바로 이겁니다. 여기서 이걸 바로 볼 때 소리를 잊어주면 그냥 들어가요. 소리를 듣는 자신을 돌이켜볼 때 소리를 아직도 붙잡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안 되겠죠. 아까도 똑같습니다. ‘주인공’ 한 다음에 주인공을 듣는 나로 빨리 가보는 겁니다. 주인공 소리를 내려놓고. 그래서 소리를 내려놓고 소리를 듣는 그대 자신으로 들어가 보면 거기에는 소리가 있나? 소리를 내려놨기 때문에 소리가 없어요. 어떤 소리도 없는데요? 훌륭하다. 이것이 관음입리지문이다.
자~ 이해되시죠? 자~ 여기서 소리를 듣다가 내가 나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때 소리를 잊어주세요. 예. 그러면 내가 다시 그대에게 묻겠다. “그대가 그 자리에 도달했는데 거기는 어떤 소리나 분별도 일체 없었다고 했다. 이미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면 그러한 땐 텅 비어있는 허공이 아닐까?” 거긴 이제 좀 또 낚는 겁니다. “거긴 텅 비어있으니까 허공 같지?” “예.” 하면 아니죠. “아니요. 텅 비어 있지 않습니다.” 어둡지가 않습니다. 이 말은 뭐냐 하면 알아차림이 있다는 얘깁니다. 허공이랑 좀 다른데요. 밝은 알아차림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것이 텅 비어있지 않은 본체인가? 형상 모양이 없어 말로 못하겠는데요?
그것이 바로 모든 부처와 조사들의 생명이니 다시는 의심하지 마라. 그 자리다. 이렇게 참나를 인가해 주는, 이렇게 좀 구체적인 매뉴얼까지 지금 나오지 않았습니까? 어떤 식으로 유도하라 까지. 고려시대는요. 유도하는 법문까지 다 나왔던 겁니다. 이걸 안다면 소리 아니라 뭐라도 똑같습니다. “지금 저 산이 보이지?” “예. 보이는데요.” “저 산을 보는 너를 보라.” 산은 지우고 산을 보는, 딱 산에 몰입했다가 산을 보는 나를 보는 겁니다. 알아차림. “자~ 그러면 거기에는 산이 있느냐?” “없는데요.” “텅 비어 있냐?” “아닌데요. 텅 비어있는 것만도 아닌데요.” “거기다.” 이 얘기를 해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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