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현재 한강의 다리는 모두 31개다.
다리 이름은 철교 아니면 대교다.
그런데 잠수교와 광진교만 ‘교’라는 다소 초라한 이름이 붙어있다.
잠수교는 반포대교의 부속 다리로 취급되니 그럴 수 있지만
제3한강교인 한남대교(919m)보다 긴 다리인 광진교(1056m)가
광진대교란 이름을 얻지 못한 것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1936년 개통된 광진교는
한강철교(1900년), 한강대교(19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역사가 오래된 한강 다리 아닌가.
현재의 광진교는 성수대교 붕괴 후 안전에 문제가 있어
1994년 철거됐다가 2003년 새로 개통된 다리다.
6.25전쟁 초 한강철교, 한강인도교, 광진교 등
당시 존재하던 세 개의 한강교는
인민군의 남진을 늦추기 위해 끊기는 비운을 맛봤다.
왜 광진대교가 아닌 광진교일까?
일제 강점기 지어졌을 때부터 광진교라고 주욱 불렸기에
현재의 다리도 광진교라고 부른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제 강점기에 개통된 한강대교의 명칭 변천사를 보면 이해가 된다.
한강대교는
기차가 다니는 한강철교와 구분하여 처음엔 한강인도교로 불렸고
해방 후에는 제1 한강교로 불렸다.
1984년 한강대교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때 광진교도 광진대교로 명칭이 변경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광진교란 이름으로 남게 됐다.
광진교는 폭 20m로 한강 다리 중에 폭이 가장 좁다.
왕복 4차선에 불과한데
근접한 곳에 천호대교가 놓인 후
차량 왕복은 가운데 2차선만 가능하도록 하고
나머지 2차선은 보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한강다리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보행자 중심 다리인 셈이다.
서울시와 광진구가 주민들을 위한 보행자 공간으로 꾸며놓은 것이다.
광진교 밑 8번 교각에는
문화예술 전시 공간을 갖춘 한강전망대인
‘광진교 8번가’를 설치해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8번가 일부 공간의 바닥은
투명 플라스틱이어서
한강물 위를 걷는 짜릿한 느낌을 선사한다.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지만
코로나19 시기 폐쇄된 후
2022년 6월 현재도 폐쇄된 상태다.
빨리 재개방되길 바란다.
한강을 걸어 건널 때 가장 쾌적한 다리가 광진교다.
차량 통행이 뜸한데다 최고시속 40km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광진교 동쪽으로는 멀리 구리암사대교와 넓은 폭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서쪽으로는 바로 곁 천호대교와 그 너머 올림픽대교라는 야경이 좋은 다리가 있다.
북쪽으로는 아차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광진교 북측 아차산 밑 한강변은
조선 시대 대표 나루 중 하나인 광나루 자리다.
광나루 이야기는 제16편을 시청하시기 바란다.
# 한강걷기 코스 : 광나루역- 광진교- 잠실한강공원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광진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간다.
주간에는 광진교 중간의 광진교 8번가를 둘러보면 된다.
광진교를 건너 남측 한강둔치길을 걸어가면
광나루 한강공원부터 잠실 한강공원까지 계속 시원한 녹지가 연이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