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서울 지도의 저자도의 모습입니다.
한강과 중란천이 만나는 곳에 이렇게 큰 저자도가 있었습니다.
한강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한강섬들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강인문지리지 5편에서 말씀드린 잠실도다.
잠실도는 이제 잠실벌이 되었고 섬으로 복원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자연 스스로 복원하는 섬들이 있다.
6편에서 소개한 여의도 밤섬과 함께 동호대교 옆 저자도가 있다.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의 옛이름은 두뭇개다.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두뭇개는 한양 도성 인근의 한강 중에서 가장 넓은 강폭을 자랑해
호수란 뜻의 동호로 불렸다.
사시사철 물결이 푸르고 잔잔했다.
동호에 한강상류와 중랑천에서 흘러내려오는 모래들이 쌓여 모래섬을 이뤘는데
한지 원료인 닥나무가 많아 저자도로 불렸다.
저자도는 한강의 대표적 유람지였다.
조선의 권세있는 사대부들이 나룻배를 타고 저자도로 건너와 드넓은 모래섬에서 강수욕을 즐겼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압구정도>를 보면 중랑천 하구 두뭇개의 큰 모래섬, 저자도를 볼 수 있다.
1966년 한강 지도에도 저자도가 표시되어 있다.
2km x 0.8km의 큰 섬이었다.
현재 노들섬 크기의 두 배에 달한다.
...
저자도가 사라진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다.
강남택지와 도로 건설에 필요한 모래를 저비용으로 마련하기 위해
1971~ 72년에 모래를 펴가며 저자도를 없애버렸다.
박정희 정권과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의 합작으로
아름다운 한강섬 저자도가 사라졌다.
여의도 개발에 필요한 암석을 얻기 위해
1968년 2월 밤섬을 폭파한 데 이어
강남 개발에 필요한 모래를 얻기 위해 저자도를 파괴한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스스로를 복원했다.
스스로 복원하기 시작한 밤섬은 파괴되기 전의 6배 크기가 되었고
서울 유일의 람사르습지로 지정되는 한강의 기적을 보여줬다.
저자도도 밤섬의 자기 복원에 못지 않은
한강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도는 일종의 삼각주이기 때문에
한강과 중랑천에서 흘러온 모래로 끊임없이 자신을 복원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홍수예방을 위한 준설이란 명분으로
저자도를 계속 지도에서 지우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 복원하는데
인간은 계속 파괴하는 악순환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저자도를 우리는 다시 볼 수 있을까?
저자도를 다시 밟아볼 수 있을까?
2010년 일군의 시민들이 <저자도 복원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시민들은 저자도 복원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그 활동은 지지부진해졌다.
저자도를 다시 만나고, 다시 밟아보고 싶다는 시민의 바람은 실현될 수 있을까?
1970년 이전 저자도는
여의도와 노들섬처럼 시민이 즐겨찾는 한강백사장 중의 하나였다.
한강변 여러 백사장과 함께 저자도
여의도를 비롯한 한강섬의 백사장들 또한 강수욕의 명소였다.
나는 소망한다.
저자도를 원래의 섬으로 복원하여 한강섬 저자도 백사장이 조성되기를...
# 한강걷기 코스: 옥수역- 서울숲- 뚝섬유원지역
옥수역에서 한강둔치로 진입한 후
한강-중랑천 합수부로 걸어가면
저자도 안내판과 모래섬 저자도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동쪽으로 조선의 대표적인 돌다리인 살곶이다리를 이용해
중랑천을 건너 서울숲에 진입해 산책한 후
젊음의 명소가 된 뚝섬유원지역으로 이동
젊은 기운과 함께 호흡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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