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도울 게 없어요. 그냥 어머니가 편찮으신데, 밥 필요하면 밥해드리고, 그냥 뭐 하는 거 있으면 그냥 해드리면 되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질 수 없어요. 이 세상에는. 그러니까 어머니를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게 수행이오.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시구나. 그래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되겠다.” 그저 이러면 되지, 병을 낫게 해줘야 되겠다든지. 이런 생각은 잘못됐다. 이런 얘기요. 예. 어차피 어머니는 편찮으시잖아 그죠? 지금 병원에 가서 치료가 됩니까? 안됩니까? 병원에 가서 치료가 됐으면 이렇게 와서 묻지도 않을 거 아니오. 그죠?
그러니까 그것은 어머니의 병이잖아요. 현대의 의학으로 치료가 안 되는 병이잖아. 그죠? 그러니까 그 병을 어머니가 현재로서는 치료가 좀 어려운 병을 앓고 계신다. 그런 병을 앓고 계시는 어머니에 대해서 어차피 어머니는 병을 앓고 있잖아. 내가 이렇게 괴롭고 한다고 나아요? 그러니까 그 아픈 어머니를 편안하게 보면 첫째 누가 좋다? 두 번째 그러면 어머니를 도와줄 일이 더 많아요? 적어요? 예. 이게 중요한 거요. 어머니 병을 고쳐서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게 핵심이 아니오.
지금 여기서 어머니 병도 문제지만, 어머니 병이 나으면 이 문제로서 내 문제가 해결이 되겠지. 어머니를 변화시켜서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는 술 먹는 남편을 고쳐서 나를 편안하게 하려는 거와 똑같은 거요. 그거는 여자가 나쁘고 이거는 참 좋은 마음을 냈다. 이렇게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데, 수행적 관점에서 보면 똑같은 거요. 결국은 경계에 내가 끄달리고 있는 거요. 아파하는 사람을 보고 나도 아파한다. 이 말이요. 아파하는 사람을 내가 편안히 볼 수 있어야 돼. 난 뒤에 아파하든 죽든지 말든지 난 모르겠다. 이런 편안함이 아니라, ‘아파하시구나.’ 하는 거를 편안하게 봐야 된다.
그래야 내가 어머니를 오래도록 모실수가 있다. 이거야. 어머니 이렇게 할 때, 나도 거기 끌려서 같이 마음조리면 어머니 편찮으신 걸 보는 게 내가 힘들어요? 안 힘들어요? 힘들지. 그럼 이거 한두 달엔 괜찮고, 1~2년은 괜찮은데, 시간이 자꾸 흐르면 어머니 안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안 들까? 그래. 그러면 불효가 되는 거요. 내가 어머니를 보는 것이 편안하면 돌아가실 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이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 내가 어머니를 10년 20년 모실 수 있는 거요. 그러니까 어머니는 아파죽겠다는데, 며느리가 편안하게 보는 게 무슨 죄인 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야 진짜 어머니를 내가 위해줄 수가 있다. 이 말이오. 물론 치료가 되면 치료를 하면 되죠. 병이 나으면 좋은 일이지. 그럼 병이 안 나아도 나는 뭐해야 된다? 편안해야 된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 병이란 것은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고 이래요. 조금만한 뭐 아주 간단한, 요즘 아토피. 이런 것도 치료가 되요? 안 돼요? 잘 안되잖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인간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거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러니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것은 편찮으신 어머니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내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첫째 나한테 좋고, 그래야 둘째로 어머니를 오래도록 지치지 않고 모실 수가 있다. 그런데 어머니 편찮으신 거 보고 나도 같이 마음이 아파서 끌려 들어가면 어떠냐? 시간이 흐르면 내가 지친다. 이 말이오. “어머니 때문에 내가 못살겠다. 도저히 힘들어 못살겠다. 딴 사람 있으면 딴 사람 좀 모셔라. 난 이제 더 이상 지쳤다.” 이렇게 돼서 불효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부모가 오래 병을 앓으면 효자 없다.’ 이런 말 있죠? 그러면 사람이 아이고, 지치면 어떻게 해요? “빨리 죽지.” 이런 마음이 들까? 안 들까? 들죠. 제 어머니인데도 마음이 그렇다. 힘들면.
“아이고 여기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여기서 벗어나려면 부모가 뭐해야 된다? 죽어야 되잖아. 이런 마음이 든다. 이 말이오. 누가 지치면? 내가 지치면. 내가 안 지치면 어때요? 그런 생각이 안 든다. 이거야. 그러니 어머니가 편찮으시다 해도 스님이 “어머니가 편찮으시구나.” 하지 그 어머니 아픈데 나까지 마음 뺏겨서 빠져들지 마라. 어머니가 수렁에 빠지면 나도 손잡고 같이 빠져들지 마라. 내가 밖에 있어야 어때요? 손잡아 꺼낼 수가 있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어머니가 편찮으시다. 힘드시구나.
그런데 이거 뭐? 현실적으로 고칠 수는 없는 병이니까. 그래서 가끔 굿하면 된다. 하면 한 번씩 해주면 되는 거요. 그럼 굿하면 된다. 그것도 그건 치료법이 정확하다. 이런 거 아니잖아. 그죠? 일종의 정신적인 작용이니까 효과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고, 효과가 있었으면 벌서 나았지. 그러겠어요? 그죠? 그거는 병원에 가도 병 안 낫지만, 그래도 대게 아프면 병원에 가봐야 되요? 안 가봐야 되요? 가봐야 되는 것처럼 굿해서 낫고 안 낫고를 떠나가지고 대게 답답하면 한번 해봐야 되요? 안 해봐야 되요? 그래. 그런 정도로 돈을 좀 쓰면서. 너무 큰돈 써서 하지 말고. 그냥 병원에 치료비 내듯이 한 번씩 하는 거요.
내일 아침에 절을 하면서 기도를 할 때, 내가 편해져야 되거든. 그러니까 어머니의 그 상황에, 경계에, 내가 끌려들어가 버리면 나도 거기에 괴로워지고, 내가 괴로워지면 나중에 마음이 불효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이 말이오. 거기 끌려들어가지 말아야 돼. 그래서 어떻게 기도하느냐? 우리 어머니 병 낫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지 말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우리 어머님. 그래도 저 정도라도 견디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해야 돼.
그러니까 병이 나아야 된다고 하지 말고, 병이 그래도 더 심하지 않고, 저 정도만 한 것도 어때요?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게 다 부처님의 은혜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내가 안 말려들어가는 거요. 그보다 더 심해질 수도 있어요? 없어요? 있지. 그나마 저만큼만 된 것 도 참 다행입니다. 하고 자꾸 기도를 하고, 마음을 내고, 부처님께 고맙다하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옆에 사람은 그런 분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우선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돼.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자꾸 욕심을 내서 어떻게 하겠다. 그러면 안 된다.
그래서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어머니를 보살펴드리고, 필요한 거를 도와드리는 것. 내 능력 밖에를 내가 자꾸 신경 쓰는 것은 욕심에 속한다. 이런 얘기요. 효에 속하는 게 아니라 욕심에 속한다. 그래야 오래도록 어머니를 보살필 수가 있다. 그래서 기도를 할 때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기도해라. “부처님, 감사합니다. 어머님 병이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입니다.” 어쨌든 지금은 힘든다. 하더라도 견디고 있어요? 못 견디고 있어요? 견디고 있으니까 천만다행입니다. 우리 어머니 잘 견디고 나갈 겁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면 어머니를 보는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말이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즉문즉설] 제551회 습관을 바꾸면 의식주는 저절로 해결 된다 (0) | 2013.11.26 |
---|---|
[즉문즉설] 제550회 문제없는 것이 문제 (0) | 2013.11.25 |
[즉문즉설] 제548회 내성적인 초등학교 교사 (0) | 2013.11.21 |
[즉문즉설] 제844회 남편이 육아를 맡고 있어요, 아이에게 괜찮을까요? (0) | 2013.11.20 |
[즉문즉설] 제843회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 떠드는 아이 어떻게 (0) | 2013.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