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가 잘 아는 분, 한분이 사업을 하시다가 병을 얻어서 요양을 떠나면서 짐정리를 하는데, 정토회에서 좀 가져가라. 그래서 갔더니 큰 박스로 15박스를 줬어요. 그러니까 한 100명은 입어도 될 옷이오. 그것도 비싸고 좋은 거겠어요? 그냥 시장에서 막 파는 거겠어요? 다 비싸고 좋은 거겠죠. 돈으로 환산해도 굉장하고, 그걸 방 안 농에 쓰레기로 그렇게 몇 년씩 쌓아놓죠. 해외 여행갈 때마다 사다 날라서 백화점마다 가서 사서 입어보지도 안하고 한번이나 두 번 입고는 아까워 버리지도 못하고 10년 20년 이렇게 쌓아뒀다가 정리하면서 나눠주게 되는데. 참 좋은 마음이에요.
그러나 이 분만 이런 게 아니라 우리 삶이 지금 이렇다. 오늘 집에 가서 신발은 몇 켤레인지, 옷은 몇 개인지 전부 한번 세어보고, 한 벌씩만 놔놓고 갔다 다 나눠줘라. 하면 좀 과한 거 같고, 철철이 이렇게 몇 개만 놔놓고 다 나눠주세요. 스님이 되면 참 좋죠. 사시사철 같은 색깔, 같은 모양의 옷을 입어도 질리지 않고, 그죠? 여러분들 맨날 철따라 유행 따라 맨날 옷 바꿔 입고 그러잖아요. 그것도 참 노력이 많이 들어요. 그거 우선 사는데 돈 들지, 그럼 그 돈 벌려면 시간 많이 낭비하죠. 두 번째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거기 가서 또 골라야 되잖아. 얼마나 가서 꼼꼼히 들여다보고 재보고 입어보고 시간 많이 낭비해요.
그것도 세탁하고 보관하고 관리한다고 얼마나 애먹었어요. 또 옷이 많다보면 아침에 출근할 때 외출할 때마다 이거 입었다고 벗어놓고, 저거 입었다가 벗어놓고 시간 얼마나 낭비해요. 이런 거 생각하면 내가 여러분보다 나이가 아마 10배는 더 많이 먹었을 거요. 안 그러면 저는 이런 시간 허비할게 전혀 없잖아요. 여러분도 먹는 거 신경 쓰지, 입는 거 신경 쓰지, 자는 거 신경 쓰지. 그러니 바쁘죠. 그렇게 바빠도 맨날 자기하나 살기도 바빠 급급하잖아. 그래서 부처님께 나 좀 도와주세요. 빌고. 제 하나 못살아 가지고 이거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나이가 50 60이 됐는데 아직도 의식주를 해결을 못해가지고.
의식주는 사흘이면 해결할 수 있는 거요. 사는 습관만 좀 바꾸면 의식주는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늘 바쁘게 뛰어다녔는데, 뭐한다고 바쁜지 모르겠어. 마치 운동장을 맨날 뱅뱅뱅뱅 도는 사람처럼 그렇게 바빠요. 그런데 한발 나아지지는 못하고. 자~ 그 뱅뱅 도는 얘기 또 한 번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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