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Communications Physics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DNA가 복제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 효과로 나타나는 양자 터널링 현상으로 인해
변이가 발생할 수가 있고
이게 생명체 진화의 핵심 역할을 했을 수가 있다는 내용이 게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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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월 26일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는
생명체 외계 기원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논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생명체 외계 기원설은
지구의 생명체가
지구 밖의 외계에서 날아온 기원 물질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지구에 떨어졌던 운석 샘플에서
DNA와 RNA를 구성하는
5개의 연기가 모두 확인이 되었기 때문이죠.
이전까지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확인된 염기는
3개까지만 확인이 되었는데
이번에 5개의 염기가 모두 다 운석을 통해서
지구에 유입이 될 수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초창기 지구에
생명체에 필요한 성분들을 운석이 운반해 줬을 것이라는 가설에
힘이 실린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제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최신 논문들의 리뷰에서
이러한 생명체의 기초 물질들이
생명체가 되어가는 과정들을 설명했는데요.
초기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pyruvic acid가 합성이 될 수가 있었다는 연구나
초창기 지구에 있었던 낙뢰가 어떻게 생명체를 만드는지 등을 다뤘는데
거기에다가 이번 연구들까지 더하면
충분히 자연적으로
초기 생명체가 만들어질 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죠.
물론 초창기의 생명체는
지금 46억 년 진화해 온 생명체들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그걸 과연 생명체라고 정의하는 게 맞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원시적이고 정보를 카피하는 기능밖에 없는 유기물질에 불과했겠지만
생명체가 없던 지구에서는
천적이 없고 유기물이 널려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존 기능이 전혀 없는 물질이 복사가 되는 건 쉬웠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초기 물질들이
어떻게 DNA를 복제하고
조금 더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해 왔냐는 것입니다.
제가 1년 전에 리뷰한 논문을 보면
초창기 생명체는
생명체라기보다는 특정 구조를 복제하는
유기물질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복사를 할 재료와 에너지가 있으면
특정 유기구조를 복사해 내는 물질이죠.
이러한 초기 유기물질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진화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유기물질이 복사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해
원래와 다른 구조로 복제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좀 더 복잡한 유기물질이 우연으로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에 당시 자연환경에서 생존이 가능한 물질들만 생존을 하고
그 구조가 복제가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 진화인 것이고,
이러한 과정은 불안전한 유기물의 구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했었죠.
뭐 지금까진 말이죠.
얼마 전 Communications Physics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DNA가 복제가 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 효과로 나타나는 양자터널링 현상으로 인해
변이가 발생할 수가 있고
이게 생명체 진화의 핵심 역할을 했을 수가 있다는 내용이
기재가 되었습니다.
현재 생명체들의 DNA는 상당히 정밀하게 복제가 되지만
그럼에도 생각보다 빈번한 오류로 인해서
원래 설계와 다른 복제가 발생하고 이게 돌연변이를 유발합니다.
영국 Surrey 대학의 물리학자와 화학자로 구성이 된 연구팀은
DNA가 복제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 현상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양자역학 효과로 인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양자터널링 효과라 불리는 이 현상은
미시세계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양자역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중슬릿 실험도
Coherence(결맞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작거나
상호작용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입자가
파동 상태에서 슬릿을 통과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매우매우 작은 양자세계에서
Coherence(결맞음) 상태로 어떠한 상호작용을 거칠 때
입자가 파동성을 가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근에는 반도체 공정이 점점 더 작아지면서
반도체 공정에도 양자터널링 현상이 발생하는데요.
반도체의 PN 접합이나 모스펫의 동작에서
전자가 가진 파동성으로 인해
전류가 흐르면 안 되는 상황에서
전자가 벽을 뚫고 이동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죠.
지금처럼 공정이 미세해지기 전에는
전자를 막는 벽도 두꺼웠기 때문에
파동성을 가진 전자가 벽을 통과할 수가 없었지만
점점 그 벽이 얇아지면서
전자의 위치를 결정하는 파동함수가
벽 넘어서까지 존재해서
전자가 벽 밖으로 순간 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세 공정에서 나타나는 양자터널링 효과는
어찌 보면 훨씬 더 미세 공정인 DNA에서도 발생할 수가 있으며,
이번 연구팀은 DNA의 복제 오류가 발생하고
돌연변이가 생기는 주원인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양자역학의 양자터널 효과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입니다.
DNA가 2개의 가닥으로 절단이 되고 복사가 될 때
이를 이어주는 것은 양성자인데
일부 양성자가 양자 터널 효과로 인해서
원래 있어야 할 가닥을 건너뛰고
다른 가닥으로 이동하면서
DNA 코드에 오류가 빈번하게 생기고
이게 바로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에서는 이러한 복제 오류의 중첩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오랜 시간 누적이 되게 되면
원본과는 크게 다른 설계도를 가진 DNA들 중에
생존에 유리한 것들만 살아남게 되며
우리는 그것을 진화라고 부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인류를 만들고
지구 생명체의 진화를 이끌어 온 것이
양자역학 효과 덕분인 것이죠.
이미 수십 년 전부터
DNA에서 양자터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을 하기는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 메커니즘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을 했습니다.
DNA의 염기를 결합시켜주는 수소원자의 양성자가
양자터널 효과로 인해서 다른 부위의 염기를 결합시키면서
ACTGG로 구성된 DNA 설계도에 변형이 생기는 것이
돌연변이의 원인이자 진화의 요인이며
심지어 암세포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죠.
암세포 또한 여러 번의 세포 분열 과정을 거치면서
정상적인 DNA 설계도가 크게 망가져서 생기는 세포인데,
건강한 2030 세대도 하루 수천 개의 암세포가 몸에서 생기는 건
결국에는 피할 수가 없는 양자역학의 효과 때문인 것이죠.
그리고 코로나가 자꾸 변형이 되는 것도
바이러스는 몸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분열을 하고
그 과정이 정교하지 못한 데다가
양자터널 효과로
복제할 때마다 설계 구조가 계속해서 오류가 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오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죽게 되지만
아주 희박한 확률로 더 전염성이 좋은 설계를 획득하게 될 경우
델타나 오미크론 같은 우세한 설계를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양자역학 효과라고 하면
나노기술이나 반도체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을 했는데
알게 모르게 우리의 신체와 지구 생명체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게 양자역학에 의한 효과라고 하니
굉장히 신기하네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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