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세계에서 가장 좁고 긴 형태의 국토를 가진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칠레로
한국의 7배가 넘는 수준인 756,950㎢라는
상당한 크기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데요.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남미 대륙의 남서 해안 쪽에 위치해 있어
태평양과 마주하고 있죠.
사실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과
칠레령 남극 지역을 포함하면 더 범위가 넓어지지만
오늘은 우리가 칠레를 떠올렸을 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 남미 내륙에 붙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 형태를 보면 길이는 약 4,300km나 되지만
폭은 약 175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긴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긴 나라 하면 또 떠오르는 나라가 있죠.
바로 우리와도 가까운 베트남인데
이 베트남보다도 훨씬 더 길쭉한 나라가 바로 칠레입니다.
근데 이 칠레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 한정된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이 흥미로운 주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먼저 칠레의 영토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간단하게만 알아볼 텐데
잠시 역사적인 부분을 짚고 가겠습니다.
남미에 온 스페인인들은 1530년대
본격적으로 칠레 지역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 시작했죠.
스페인의 디에고 데 알마그로는
칠레 지역 정복을 위한 원정을 시작하여
1536년, 마침내 칠레 지역에 도착하게 되죠.
그리고 1541년 2월
칠레 식민지 지역의 중심 도시로 삼기 위해
스페인 정복자들은 산티아고시를 세웠고
그리고 이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더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해 애썼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는 원주민, 마푸체 족들의 저항이
생각보다 강력했기 때문이죠.
칠레는 군사적, 평화적 수단 등
다양한 형태로 마프체족을 정복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칠레에서 페루처럼 금과 은이 발견되었다면
더욱 강력하게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렇게 지금의 좁고 긴 형태와 다른 칠레의 영토 형태로
상당 기간 지속되었는데요.
1700년대 후반, 유럽의 나폴레옹 전쟁으로
프랑스의 공격을 받은 스페인이 약해지며
남미 대륙 판도에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식민 지배국인 스페인의 영향력이 줄어듦에 따라
남미 국가들이 독립을 해 나갔고
1818년 칠레도 스페인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게 됩니다.
그리고 독립한 칠레는
다시 한 번 영토 확장을 시도하게 되는데요.
이번엔 과거와 달리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1843년 마젤란 해협 쪽의 식민지를 건설하고
영토를 점차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1883년엔 거의 현재의 남과 북쪽의 영토 경계까지 확장해 나갔죠.
남쪽은 마푸체족의 영토를 대부분 통합하였고
볼리비아 페루 군과의 태평양 전쟁에서 승리하며
북쪽으로는 볼리비아가 점유 중이던 사막 지역까지 얻게 되어
위쪽으로도 진출했죠.
그리고 1900년대 초까지 영토 확장을 이어나가
오늘날의 길쭉한 형태의 칠레땅의 형태까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자 이렇게 길쭉한 형태의 땅을 얻게 된 이유를 알아보았는데
이제 오늘의 주요 주제인 칠레 인구에 대해 한번 볼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도가 위치한 산티아고 수도권과
바로 옆인 발파라이소 딱 이 2개 지역에만
칠레 전체인구의 50%가 넘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뭐 어느 국가나 중점 도시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닌가?”라고 하시 수 있겠지만
2천만 명 정도로 한국이 40% 정도의 인구를 가졌으면서
면적은 7배 이상 큰 칠레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지역별 편차가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
가장 먼저 볼 곳은 지리입니다.
칠레의 아주 큰 지리적 특징은
전체 땅의 오른쪽을 타고 이어져 있는 안데스 산맥인데요
안데스 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두 번째로 높은 산맥이죠.
지금은 그나마 비행기라는 교통수단이 있지만
과거엔 이 높은 산맥을 건너는 게 매우 어려웠죠.
이번엔 왼쪽을 볼까요?
수천 km의 태평양을 마주한 해안선이 있죠?
이 때문에 칠레 사람들은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자 이동수단으로 배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당연히 칠레의 땅이 길쭉한 것도 이것과 관련되어 있죠.
오른쪽과 왼쪽이 막혀 있었기에
강한 해상력을 바탕으로
북쪽과 남쪽, 즉 수직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던 것이죠.
다른 길은 사실상 없었던 것입니다.
칠레의 기후를 크게는 다섯 가지로 나누고 있는데요.
위쪽부터 한번 볼게요.
먼저 가장 북쪽부터 남위 약 27도까지는 극도로 건조한 지역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인 아카타마 사막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사막엔 아예 강우량이 없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냥 1년 내내 비가 아예 안 온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여기엔 또 칠레 해안 산맥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 산맥이 태평양에서 오는 습기도 맞고
또 오른쪽의 안데스 산맥은 동쪽에서 오는 구름들을 막아버리니
이곳에선 강수가 거의 완전히 차단이 되는 것이죠.
과거엔 이 지역이 너무 건조한 불모지란 가치가 적었지만
이곳에서 광물이 발견되면서
현재는 엄청나게 큰 부를 가져다주고 있는데요.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와 콜라호아시 광산을 포함하여
세계 10대 구리 광산 중
절반 이상이 칠레에 있고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 칠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세계 최대 요오드, 레늄 생산국이며
IT기기나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되는 리튬의 세계 두 번째 생산국
여섯 번째로 큰 은 생산국
일곱 번째로 큰 소금 생산국 등
세계적인 광물의 주요 생산국 중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크게 기여를 하는 지역이
바로 이 칠레의 건조한 극북 지역인 것이죠.
태평양 전쟁으로 이 중요한 지역을 칠레에 빼앗긴 볼리비아는
지금은 남미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이 지역을 뺏기면서 해안으로 가는 길이 사라져
졸지에 내륙 국가까지 되어 버리다 보니
칠레에 대한 악감정이 상당하다고 하네요.
조금 더 내려와 남위 약 32도까지 내려오면
약간 더 온도가 차가워지고 조금 더 비가 내리죠.
하지만 여전히 반건조 지역으로 때때로 가뭄에 시달리기도 하는 지역입니다.
이곳에선 목축업이나 과일 농사 등이 행해지고 있죠.
그리고 남위 약 37도까지가 중부지역인데요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수도 산티아고와 발파라이소 등의 도시가 위치하고 있죠.
이곳은 지중해성 기후로
계절별 온도가 적절해 사람이 살기 좋은 기후이며
농업에도 적합한 지역으로
칠레에서 가장 비옥한 농지 중 하나인
센트럴 밸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우수한 농경지와 숲이 있어
칠레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를 비롯한
많은 과일들과 곡물들의 생산지이기도 하고
목재를 활용한 산업을 하기에도 유리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아래, 남위 42도 정도까지는 해양성 기후로
세계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 중 하나죠.
초목이 무성한 온대우림이 많다 보니
목축업이나 목재산업에 유리한 지역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남단의 도시 푼타아레나스를 포함한 극남쪽 지역은
툰드라 지역으로
이곳은 춥고 습합니다.
빙하로 만들어진 계곡, 눈 덮인 산, 일부 목초지로 구성되어
경제 활동에 제약이 있어
이 지역에선 석유, 천연가스 추출 등의 산업이 이루어지고 있죠.
이렇게 사막부터 툰드라 지역까지
다채로운 기후를 보이는 칠레의 모습 보았는데요.
당연히 과거의 사람들은
좋은 기후, 풍요로운 음식, 여러 경제 활동이 가능한 지역으로 모이게 되었고
그곳이 바로 지중해성 기후를 띠는 중부 지역이었죠.
비단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도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살고
선호하는 여행지들이 많이 있기도 하잖아요?
이 중부 지역에서도
특히 수도인 산티아고에서만 40% 정도의 사람들이 사는데요.
이 지역이 중점 지역이 된 또 다른 이유는
비교적 지진에 덜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태평양을 끼고 길게 이어져 있으면서도
내륙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높은 산맥이 있는 이 지형이
매우 특이하지 않나요?
이런 지형이 만들어진 이유는
판이 충돌했기 때문인데요.
이곳은 나스카판과 남미판이 만나는 지역으로
태평양 쪽에 나스카판이 남미판 아래로 계속 섭입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남미 대륙에선
나스카판의 섭입으로 인한 오랜 세월에 걸친 지질 변화로 인해
안데스 산맥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또 아래쪽에선 남극판과도 만나다 보니
나스카판, 남미판, 남극판 총 3개의 지각판의 경계가
칠레 해안인 것입니다.
때문에 이곳은 늘 지진과 화산 폭발의 위험이 존재하는 곳으로
지구 대부분의 화산이 있는 ‘불의 고리’에 속해 있죠.
실제로 500개 이상의 활화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지진들도 칠레에서 발생되고 있습니다.
1960년엔 진도 9.4~ 9.6 정도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던
발디비아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죠.
또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엔
규모 8.8의 지진이 일어나 7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는데요
같은 해에 있었던 아이티 지진 규모
7.0보다도 훨씬 강력한 지진인 것이죠.
이를 보았을 때 칠레는
지리적으로 지진의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칠레인들이 주요 거점으로 삼을 만한 도시는
당연히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즉 해안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진 지역이어야 하고
상대적으로 내륙 지역에 있는 수도 산티아고는
비교적 안전하다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살기에도 농업을 하기에도 좋고
지진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안정성도 확보된 지역이다 보니
중점 도시로 발전되었고
좋은 환경과 풍부한 인력이 있다 보니
1900년대 초 진행된 산업화 시기에도
수도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발전이 일어났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다른 지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의 기회가 많은
수도 쪽으로 이동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잖아요?
거기에 우리나라의 수도권처럼
칠레 정부 또한
수도 지역의 발전을 지원하였기에
인구 밀집이 더욱 과속 가속화된 것이죠.
또 우리나라도 수도권이 서울과 함께 발달하는 것처럼
바로 옆 발파라이소 지역도
상업이 발달한 주요 항구 도시로 성장해 나갔습니다.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며
항구 사용과 교통량이 크게 감소하여
도시 경제가 쇠퇴하긴 하였지만
지금도 관광, 문화, 해운, 화물운송 등을 주요 산업으로 하여
산티아고 지역에 이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는 지역들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넓은 땅에서
이 작은 지역의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사는 이유는
지리적 이유라고 볼 수 있죠.
안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길고
두 번째로 높은 안데스 산맥이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거주 지역이 제한되는데
기후적으로도 가장 사람들이 살기 좋고
경제활동의 기회가 있는 중부 지역
특히 중점 도시인 수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죠.
사람들은 비록 중앙에 밀집해 있지만
산업은 다양한 기후 환경에 맞추어
잘 발전시키고 활용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체리와 크랜베리의 세계 5대 생산국 중 하나이며
포도, 사과, 키위, 복숭아, 자두, 헤이즐넛은
세계 10대 생산국 중 하나죠.
칠레의 와인은 워낙 유명해서 잘 아실 테고요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연어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임업도 상당히 탄탄하며
앞서 구리, 리튬 등을 채광하는 광업 부분은
북부 지역을 설명할 때 말씀드렸죠.
또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는 칠레이기에
관광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IT 부문에 대한 칠레 정부의 적극적인 현대화 전략과 투자로
중남미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어
칠레의 경제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탄탄한 산업적 기반과 함께
자유경제정책, 완전한 시장 개방 등의 경제 기조를 추구하고 있어
이런 부분도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죠.
그 덕분에 칠레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 자유도와
남미에서 가장 높은 1인당 GDP를 자랑하는
안정적인 국가가 되었습니다.
안데스 산맥으로 인해
지리적으로 다른 남미 국가와 구분되어 발전해 온 칠레는
실제로도 마치 섬나라와 같이
다른 남미 국가들과는 다른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영상이
이런 독특한 환경과 과정을 거쳐온
매력적인 국가, 칠레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시청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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