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황창연 신부의 행복 톡톡] 도로에서 보이는 우리나라 시민 의식

Buddhastudy 2023. 8. 8. 19:28

 

 

 

제가 1년에 도로를 9km를 다녀요.

내 차로 9km.

 

택시기사들이 1년에 얼마를 뛰느냐하면 45km를 뛰어요.

근데 나는 9km.

나는 택시를 했어도 택시 기사들 보다 2배 돈을 더 벌었을 거야, 9km를 뛰니까.

 

하루 중에 보통 도로에서 6시간 정도 있어요.

그런데 매일 그렇게 있어요.

그러니까 도로에서 벌어지는 일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내가 많이 알아요.

 

오늘도 영동고속도로로 나왔는데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이야.

4차선이면 1차선은 추월 차선이에요, 추월 차선.

추월하면 들어가 줘야 해요.

추월하면 들어가 줘야 하고

추월하면 들어가 줘야 해요.

왜냐하면 뒤에 바쁜 차들 가라고.

 

내가 이탈리아를 가보니까

이탈리아는요 1차선이 보통 130에서 140으로 달려요.

추월하는 차들이니까 쫙쫙.

그리고 만약에 100km로 달리는 차들이 있으면은

막 뒤에서 상향등을 켜요. 비키라고

 

그러면은 막 달리다가도 뒤에서 막 상향등을 켜잖아요.

천천히 가면 바로 빠져줘요.

내가 그걸 보고 내가 촌놈 유럽 여행기 그 책에도 썼지만

너무 신기한 거야. 그냥 슉슉 가는 거예요.

그리고 바로바로 비켜주고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는요

1차선에서 시속 95km로 앞에는 3km가 뻥 뚫려 있어.

그래도 단 한 번도 차선 안 바꿔요.

자기 때문에 뒤에 1km가 꽉 막혀 있는데도 한 번도 차선 안 바꿔요.

오로지 1차선으로만 가.

 

왜 그런 줄 알아요?

우리는 1등에 한이 맺혀서 도로도 1차선으로 가.

1등에 한이 맺혀서 도로도 1차선으로 가야 돼, 우리는.

4차선으로 가면은 내가 꼴등 하는 기분이 들어요, 4차선.

 

그래서 여러분들 한번 보세요.

우리나라 4차선 도로를 가보시면은요

4차선이 텅텅 빌 때가 대부분이에요, 1차선은 꽉 차는데.

죽으나 사나 1차선이야.

 

그러니까 너무 열 받으니까 쫓아가 갖고

야구방망이로 앞에 앞 유리를 깨고, 삼단봉으로 내리치고, 비비총으로 쏘고

서로 양보를 못 하는 거예요.

자존심이 상하는 거예요.

 

아니 자기가 좀 늦으면

2차선으로 가든, 3차선으로 가든, 4차선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이게 안 되는 거야.

 

그리고 방향 지시등을 켜주는 건 예의예요.

뒷사람에 대한 예의예요.

 

그런데 10대 중

방향 지시등을 켜주는 차들은 3~내지 4대밖에 안 돼요.

그냥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예요.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안 갖춰져 있으니까

매일매일 폭력적인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가장 기본적인 걸 안 가르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