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길래 자전거를 타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미친 듯이 달렸다.
매일 지나가는 길이라 빠른 속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한 4톤짜리 트럭이 간신이 나의 옷깃에 스치며 지나갔다
난 지금 정말 운 좋게 죽음을 피한 것일까?
말로만 듣던 그 양자역학의 세계는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그 어떠한 소설보다
훨씬 더 재밌다.
소설은 인간의 상상에 제한되어 있지만
우주는 제한이 없으니까.
1900년대 초 아인슈타인이 대 스타로 떠오르며
전 세계를 돌아다닐 무렵
한 무리의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우주의 엄청난 비밀을 알아냈다.
2개의 슬릿을 두고 전자를 쏘아본 것인데
전자는 공과 같은 입자니까 당연히 반대편 벽 쪽엔 슬림 모양대로
두 줄이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험결과 스릿을 통과한 전자들은 두 줄이 아닌 여러 줄을 그린 것이다.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전자가 슬릿을 어떻게 지나가길래 두 줄이 아니라 여러 줄을 나타낸단 말인가
이렇게 여러 줄을 그릴 수 있는 건 단 하나밖에 없었다.
입자가 아니라 파동이면 된다.
파동과 같이 움직이는 일을 두 슬릿으로 흘려보내면 이렇게 여러 줄의 무늬가 나타난다.
그러니까 전자가 이런 무늬를 그려낼 수 있는 방법은
전자가 두 개의 실릿을 동시에 지나가면서 파동처럼 움직여야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전자가 어떻게 슬릿을 통과하는지 관찰해보기로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전자는 다시 두 줄이 되어 나타났다.
마치 자신들이 관측당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처럼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 세상을 이루는 입자들이 관측하기 전까지는 파동인데
관측하는 순간 파동이 아닌 입자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미스테리를 두고 과학자들은 기나긴 공방전 끝에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에 모여 합의를 본다.
원래 전자는 파동이지만
우리의 관측 행위가 파동을 붕괴시키면서
하나의 입자가 된다.
이것이 바로 코펜하겐 해석이다.
그리고 우린 이 해석으로 양자역학을 배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에르빈 슈뢰딩거가 나타난다.
슈뢰딩거는 그들의 비논리성을 보여주기 위해
하나의 사고 실험을 제안한다.
어떤 상자 안에 고양이를 넣고
방사성 물질, 라듐과 독가스를 넣는다.
그리고 검출기와 독가스를 연결해 라듐의 핵이 붕괴되면 검출기가 이를 감지하고
독가스를 터트려 고양이가 죽어버린다.
1시간 안에 이 라듐의 핵이 붕괴할 가능성은 딱 50%다.
그런데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라듐의 핵은 붕괴한 핵과 붕괴하지 않은 핵
2개가 관측하기 전까지는 동시에 동시한다.
다시 말해 상자 안엔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 상자를 열어 관측하는 순간
둘 중 하나는 사라지고 우린 하나의 고양이만 보게 된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인간이 관측하는 행위가 과학에서 무슨 의미가 있길래 파동이 붕괴하고
하나의 입자가 된다는 것인가.
그렇게 수십 년 간 미스터리로 남은 양자역학에
미국의 물리학자 휴 에버렛이 코펜하겐 해석을 들고 이렇게 말한다.
“흉물스러운 철학!”
에버렛은 그들이 파동을 마음대로 붕괴시켜 버리는 것이 불만이었다.
파동함수에서 파동이 붕괴한다는 공식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관측이라는 행위가 여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파동은 붕괴되지 않는다.
파동은 그대로 있다.
우리는 단지 그 중 하나를 보는 것일 뿐이다.
기원전 400년부터 1500년까지 거의 2000년간
지구를 고정시키고 하늘이 돈다고 믿었었던 이유는
우리의 관점에서 하늘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지구가 고정되어있어야 한다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발생한 착각이었다.
하늘이 아닌 지구가 돌고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관측할 때 파동이었던 전자가 갑자기 입자가 되어 나타난 이유는
우리가 파동을 마법처럼 붕괴시켰기 때문이 아니다.
파동이 붕괴되어 보이는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일어난 착각이다.
그러니까 저 전자의 흔적은 동시에 존재하는 수많은 우주의 흔적이다.
우리의 우주는 전자가 갈라지듯 계속해서 갈라지며
무한한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전자가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관측했을 때 하나의 전자만 보인다면
그건 그 전자를 담고 있는 우주에 우리가 들어온 것이다.
파동은 우리가 붕괴시킨 게 아니다.
어딘가에는 다른 전자를 관측한 과학자들이 있는 우주가 존재할 것이다.
라듐핵이 붕괴해 죽은 고양이와
붕괴하지 않아 산 고양이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1950년대 에버렛이 이를 처음 주장했을 땐
아무도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의 관점으로 봤을 땐 너무 말이 되지 않으니까.
우주가 계속해서 갈리지는 게 느껴지지 않으니까.
이를 두고 에버렛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서 있는 지구가 1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태양을 돌고 있는게 느껴지는가”
지금은 양자역학에서 이 다세계 해석을 믿는 과학자들이 많아졌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이게 맞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무슨 수를 써도 우리는 우주가 계속 갈라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없다.
그런데 이때 MIT의 물리학 교수 맥스 테그마크가
다른 사람은 설득할 수 없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고 말한다.
바로 박스 안에 고양이 대신 자기 자신을 넣으면 된다.
왜냐하면 죽은 상태와 산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느낌은
살아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죽은 상태는 우리가 느낄 수 없다.
그러니 우릴 죽일 수 있는 총을 가져와 보자.
이 총엔 총알이 랜덤하게 박혀있다.
총을 허공에 대고 쏘면 이렇게 될 것이다.
...
그러나 다세계 해석이 맞다면
이 총을 머리에 대고 쏘았을 땐 이렇게 될 것이다.
...
엄청나게 낮은 확률로 총알은 발사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총알이 발사돼서 죽은 나는 느낄 수 없으니까.
아주 낮은 확률로 운 좋게 살아있는 나만 느낄 수 있다.
수십 번 방아쇠를 당겼는데 당신이 운좋게 살아있다면
이제 확신할 수있을 것이다.
우주가 갈라지고 있다고.
그런데 사실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언젠가 우주가 갈라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도 조금씩 이걸 증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린 살아있으니까.
매일 우리는 죽을 확률을 뒤에 살아있음으로써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아주 낮은 확률을 뚫고 그대가 언젠가 지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된다면
그때는 확신할 수 있지 않을까?
우주가 갈라지고 있다는 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14,000,605개의 우주를 다녀온다.
그리고 그중 타노스를 이기는 우주는 딱 한 개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한 개가 실현된다.
히어로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아주 낮은 확률을 뚫고
타노스를 기적적으로 물리친 것이지만
어쩌면 이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히어로들이 패배하고 모두 죽어버린 우주는
그들이 느끼지 못하니까!
...
어쩌면 우린 지구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되고도
죽지 않고 의식을 컴퓨터에 업로드 하든 인공지능과 하나가 되든
아주 낮은 확률이어도 확률이 있기만 하다면
우리의 의식이 각자 계속 살아남으면서
우주의 종말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영상을 보는 여러분은
모두 아직까지는 저와 같은 파동의 줄기를 타고 온 것일 텐데
우리가 언제 작별 인사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세상에서 가장 늙은 사람이 됐을 때도
다른 세상에서 가장 늙은 나이로 살고 있을 친구들과 가족을 생각하며
외로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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