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공을 설명하려고 말을 하지만/
그러니까 이 방편의 말을
사실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소승불교가 그런 거죠.
‘이건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이게 진리의 말씀이다’
이런 식으로.
그걸 사실로 이해를 해버립니다.
사실로 고집멸도, 사실로 이해해 버리고
무상, 고, 무아, 이것도 사실로 이해해 버리고.
그런 분들은 불법을 공부하는 면에서 보면
좀 어리석은 분들이에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게 어떻게 사실이겠습니까?
말로 표현하는 이유는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자 함인데.
도가 뭡니까?
뜰 앞의 잣나무다.
이 뜰 앞의 잣나무라고 하는 사물이, 사실이겠습니까?
도는 그게 사실이다 그러면
도는 뜰 앞의 잣나무여야 되는 거야.
뜰 앞의 잣나무가 아닌 건
다 도가 아니어야 되는 거예요.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부처님이 하신 말씀만이 진리다.
이 말하고 똑같아요.
부처님이 하지 않은 말은
진리가 아니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 부처를 비방하게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 부처님은 불이중도를 말씀하셨거든.
어디에도 발 딛지 않고, 머물지 않고, 메이지 않는 걸 말씀하신 거야.
‘내가 말한 것이 진리다’라고 해버리면
여기에 매여버리잖아요.
부처님이 하신 말씀만이 진리다, 이러면
거기에 메여버리는 거야.
기독교가 거기에 매여 있음을 많이 느끼잖아요.
요즘에는 천주교도 그렇고, 불교도 그렇고
적어도 개신교처럼 그 정도는 아닙니다.
예수님이나 예수님의 말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해서
이것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는
적어도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근데 제가 볼 때는 좀 미안한데, 이런 말 하기에는 미안한데
어느 교황이 그랬어요. 그렇게 오래된 교황이 아닙니다.
‘교회 밖에도 이 진리가 있다’고 ‘하느님의 말씀이 있다’고
그게 그 당시에 교회나 어떤 천주교나 기독교 사람들이 느끼는 충격이었을 건데
나는 그걸 충격받는 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왜 그러냐면
딱 성경에 나와 있잖아요.
하느님이 이 세계를 창조했다고.
그러면 하느님의 뜻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이 곳곳에 하느님의 뜻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어떻게 교회 안에, 하느님의 말씀에만 진리가 있고
이 말씀 아닌, 이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이 말은
하느님의 말씀은 아니죠.
이것도 하느님의 말씀은 아니죠.
어떻게 교회 안에만, 또는 이 기독교에만, 불교에만
이 진리가 있고, 이 깨달음이 있고, 도가 있을 수가 있습니까?
그건 말이 안 되잖아, 그거는.
너무 당연한 말을 한 거예요.
그 말도 틀렸어.
“교회 밖에도 있다.”
그 말이 아니지
사실은 안팎이 없는 거지.
어떻게 교회 안에만 있다고 그렇게 믿고
부처님의 이 말씀만이 진리라고 믿을 수가 있냐고
그런 어리석음이 어디가 있냐고.
경전에 수도 없이 나오는데.
‘부처님의 음성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뭐 이런 말이 수도 없이 나오는데.
근데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다니까.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이다.
이것만이 부처님의...
그것만이 부처님의 말씀일 수는 있어.
부처님의 자기가 직접 하신 말씀일 수는 있지.
우리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부처님 입에서, 그 사람 입에서 나온 말만이 진리다.”
이럴 수 있습니까?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이 어디 있냐고.
또는 “이 경전에 나온 이 가르침만이 진리다.”
그러니까 경전을 막 돌돌돌돌 이해하고, 필사하고, 외우고, 이러려고 그래요.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냐고.
그러면 다른 말도 믿어야 될 거 아니야, 그 말을 믿으면.
예를 들어서
‘풀잎 하나하나마다 조사의 뜻이로다.’
뭐 이런 말이라든지.
‘티끌 하나하나마다 부처님이 몸을 드러내셨다.’
이런 말도 그럼 믿어야 될 거 아니야.
‘부처의 몸이 아닌 게 없고, 부처의 음성이 아닌 게 없다’
그런 말도 믿으셔야 될 거 아니야 그러면.
근데 희한하게 또 그런 말은 안 믿어요.
예를 들어서 이런 거지.
‘너희가 하느님의 자식들이다’ 이런 말은 안 믿어.
‘본래 다 깨달아 있다’ 이런 말은 잘 안 믿어요.
‘하늘에 이루어져 있듯이 땅에도 다 이루어지리라.’ 안 믿어.
‘지금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계가 부처의 땅이다.’ 안 믿어요.
믿을 수가 없지.
이건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거든.
생각으로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거든.
그러니까 이 진실이라고 하고, 도라고 하고, 이 진리라고 하는 것은
내가 내 생각으로 믿고 안 믿고, 진실이다 진실이 아니다라고 할
그런 영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이거는 천명이라고 한 거예요.
하늘의 일이라는 거예요, 하늘의 일.
우리가 이 생각으로 헤아려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우리 말을 벗어나 있고, 생각을 벗어나 있다
이 말이 생기기 전의 일이다.
그러니까 석가모니 부처님이 행여 2500년 전에
당신이 깨달아서 그렇게 말씀으로 가르친 이 말씀 있잖아요.
이게 지금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 석가모니 부처님이 하신 이 모든 말씀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
이 우주가 생겨나기 전
이런 말이 생겨나기 전에
메시지를 이 말로 전하고 있는 겁니다.
그걸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 전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말을 애지중지 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그냥 이 한마디 말이나, 단어 하나
또는 글자 하나 듣고 곧장
그 글자로 진실로 가르키고자 하는
이 우주가 생겨나기 전
이 언어가 생겨나기 전
이 글자가 생겨나기 전의 일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는 거거든.
그러니까 한마디 말을 듣고
그냥 거기에 곧장 통해버려야 되는 거지.
이게 석가 부처님이 진짜 하신 말씀이다. 아니다.
이건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아니다
이런 거 따지는 게 아니에요, 불교공부는
예수님의 말씀이냐 아니냐
그런 거 따지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니까 말이 있냐 없냐
그런 거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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