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또 반대 측면도 있어요.
그렇게 어렵고 좀 험준한 측면만 있는 게 아니고.
반대 측면은 뭐냐 하면
자기 스스로는
자기 힘이나 뜻이나 의지나 노력으로 공부가 되는 게 아니거든.
이 부분이 공부할 때 참 애매한 부분이고, 오해하기 쉬운 부분인데
제가 볼 때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마음공부라고 하는 거에 뜻과 원을 냈기 때문에, 발심을 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자기 힘을 쓰거든요.
자기 어떤 뜻이나 의지를 냈다 그러면
우리는 반드시 힘을 써야 되는 거거든.
예를 들어서
나는 대학에 꼭 합격을 해야 된다
이런 뜻과 원을 낸 사람은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하겠죠.
자기가 막 의지를 다져가면서 공부를 해야 됩니다.
이게 세간에서 우리가 익숙해진 버릇이거든.
내 마음공부는 그런 뜻을 낼 수는 있고
그런 뜻을 가질 수는 있는데
그 뜻을 가지고 털끝만큼도 움직이면 안 됩니다.
‘내가 어찌 해봐야지’ 이러면
다 어긋나버려
그게 반대로 가는 길입니다.
이 부분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에요.
공부하시는 분들이.
내 힘으로는 이 털끝 하나도
옮길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고, 어찌 할 수도 없다.
그건 체험하고도 똑같은 거예요.
체험 뒤에 공부도 똑같은 겁니다.
내 힘으로는 털끝 하나 옮길 수가 없어요.
이거를 ‘손댈 수 없다’ 이렇게도 표현하는데
법이야 손댈 수가 없죠.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힘을 쓰면 쓸수록 더 멀어져 버리는 거고
힘을 쓰지 않으면
이건 그냥 늘 그대로지, 늘 그대로
힘쓰지 않으면 늘 그대로입니다.
근데 세간에서 익숙한 습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습이 드러날 때는 불편함을 느껴요.
불편함 어려움을 느끼고
어떤 때는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느끼기도 하죠.
그러니까 불편하고 어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런 불편함과 어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거거든, 사람이라면.
거기서 벗어나려고 힘을 쓰게 되죠.
또는 벗어나는 어떤 방법을 찾게 되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 이 늪에 빠집니다.
그러니까 참, 계속 지금 이 마음우드라의 노래에서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
아무리 오랜 시간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둠만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마음의 등불, 이 마음의 빛을
오염시킬 수가 없고, 가릴 수가 없고, 삼킬 수가 없다
이런 말이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고통이고, 아픔이고, 힘겨움이고, 지옥이다 하더라도
그게 그 느낌이나 그 감정이나 그 생각이
우리 본래 마음을 가려 엎을 수는 없다는 거예요.
오히려 사실은 그게 마음의 빛이라니까
그러니까 그건 손댈 필요가 없는 건데
지금 당장은 힘드니까
당장은 어떤 고통이니까
그놈을 자꾸 어떻게 손을 대서
바꾸려고 그래요.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 늪에 빠져버리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방편으로 말은 좀 안 맞긴 한데
받아들이라, 수용하라, 품어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기도 하는데
받아들일 게 있다 그러면
그건 아직은 이법의 세계, 분별의 세계이기 때문에
출세간, 이 법은 아닙니다.
그 방편의 말이에요.
그걸 손대지 마라.
손대지 않는 내가 있고
손대지 않는 어떤 그런 아픔이나 고통이나 슬픔이 있다 그러면
아직도 그건 이법의 세계고
이게 나를 괴롭혀요.
내가 있으니까 이런 아픔이나 슬픔이나 어려움이 나를 괴롭히는 거지
내가 없으면 뭐 이런 게 있다고 해서
이게 뭐 어디에다가 힘을 쓸 겁니까?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이런 말인데
많은 사람들이 활시위를 당겨서 활을 쏘고 있어
허공에 막 쏘고 있어요.
화살이 날아오는 곳에 자기가 딱 가서 서 있지 않으면
그 화살이 나를 아프게 할 수는 없잖아.
그냥 허공에 그냥 가다가 자기가 힘을 다 잃으면
땅바닥에 떨어집니다.
아무리 날카로운 화살이라 하더라도.
자기가 힘을 다할 때가 있잖아.
시작이 있으니까 그러면 끝이 있어
땅바닥에 떨어진다니까.
근데 그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에
왜 내 가슴을 대고 있냐고.
우리 느낌이나 감정이나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그 화살에 비유할 수가 있는 거거든.
자꾸 그 생각에 느낌의 감정에 관역이 되어주는 거야, 자기 스스로가
그러니까 그게 딱 꽂힐 때마다 아프고 힘들고
꽂혔으니까 이 화살을 빼내서
그런 고통과 아픔에서 벗어나려고
계속 이 화살이 날아오는 그 한복판에
자기 몸뚱이를 드러내고 있는 거죠.
자기가 관역이 되어주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화살은 계속 날아올 거니까.
우리 모습, 소리, 색깔, 느낌, 감정
이것은 계속 생기고 사라지고 생기고 사라지고 할 거니까.
화살은 계속 날아오죠.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그냥 두어라, 그냥 두어라.
그냥 마음껏
그냥 자기가 힘이 있을 때 마음껏
놀다 가게 두어라
이런 말을 그래서 하는 거거든.
손대지만 않으면
그거에 대해서 판단하지만 않으면
그냥 그거는 저절로 생기고 사라지고
그냥 마음껏 놀다가 갈 겁니다.
근데 우리가 그걸 자꾸
이래야 되니 안 되니 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나 느낌이나 감정에 자기가
고통을 당하는 거예요.
관역이 되어주는 거죠.
자꾸 관역이 되어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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