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 불가사리 해삼은 전혀 다른 생물처럼 보이지만
해부를 해보면 내부의 오방사 대칭형 구조와
물을 혈액처럼 사용하는 수관계 등
여러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생물들은 모두 극피동물로 분류되었죠.
--1. 불가사리
불가사리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오늘은 불가사리를 해부해 보겠습니다.
우선 불가사리는 성게 해삼과 같은 극피동물입니다.
극피동물은 가시가 있는 피부를 가지는 생물을 말하죠.
우선 대부분의 불가사리는
중심을 기준으로 5개의 팔이 뻗어져 나가는
오방사 대칭형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이 5개의 팔로
불가사리는 어떻게 몸을 움직일까요?
저는 여러분께 살아있는 불가사리를 보여드리기 위해 포항에 갔습니다.
그리고 못 잡았습니다.
날씨가 너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근처 수족관에서 불가사리를 구해왔습니다.
짜잔
이것은 우리나라 해변에서 자주 보이는 별 불가사리입니다.
이 별불가사리를 뒤집어보면
불가사리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죠.
여기 촉수 같은 것이 나오죠?
이것은 관조기라 불리는 기관으로
이렇게 5개의 팔을 따라 방사형으로 퍼져 있죠.
불가사리는 이 관족과 팔의 움직임을 이용해
어딘가에 부착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며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속도는 엄청나게 느리죠.
그래서 불가사리는 느리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 위주로 먹습니다.
그리고 불가사리의 입은
여기 밑면에 있는데
이 작은 잎으로 어떻게 조개같이 큰 생물을 잡아먹을까요?
불가사리는 몸속의 위를 뒤집어서 밖으로 꺼낸 후
몸 밖에서 소화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팔과 관족을 이용해 조개를 살짝 벌린 다음
그 틈으로 위를 뒤집어 넣고
액체로 만들어버린 후에 섭취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불가사리는 잎 크기와 상관없이
여러 생물들을 잡아먹을 수 있죠.
그래서 이러한 불가사리는 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유해동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민들은 불가사리를 잡으면
갈기갈기 잘라버리려다가 말려 죽입니다.
그 이유는 불가사리의 엄청난 재생능력 때문이죠.
불가사리는 팔이 하나만 남아도 나머지 신체가 재생됩니다.
그래서 말리거나 태워버리는 게 최선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 별 불가사리와 아무르 불가사리가
유해해양생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민들에게 가장 극심한 피해를 주는 건 아무르 불가사리죠.
그래서 오늘은 이 아무르 불가사리를 해부해서
불가사리의 구조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살짝 징그러울 수 있습니다.
짜잔~!
이것이 아무르 불가살입니다.
먼저 외부를 보면
이렇게 피부의 가시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밑을 보면
이 부분에 입이 있고
주변으로 관족들이 다섯 방향으로 퍼져 있고
항문은 잘 안 보이지만 여기 윗부분 중간에 있습니다.
밑으로 먹고 위로 싸는 거죠.
그런데 여기 옆에 구멍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것은 천공판이란 구멍으로
이 천공판을 통해 불가사리 내부로 바닷물이 드나듭니다.
불가사리는 순환계가 잘 발달하지 않는 대신
이 천공판으로 들어온 물을 혈액처럼 이용하는데
이 시스템을 수관계라 부르죠.
수관계는 내부를 보며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럼 바로 내부를 보기 위해
팔끝을 살짝 자르고 옆을 조심조심 잘라주면
내부가 보이죠?
5개의 팔은 내부 구조가 같으니 하나만 보셔도 됩니다.
중간 부분도 잘라서 열어보면
여기 중심 부분에 위와 소화기관들이 위치하는데
위는 이렇게 팔 쪽으로 이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불가사리의 소화샘인데 여기서 소화 효소가 분비되죠.
이렇게 팔마다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 소화샘을 덜어내 주면
이 밑에 있는 것은 불가사리의 생식소입니다.
생식소도 두 갈래로 있죠.
그리고 중심부의 소화기관들도 덜어내면
앞서 말했던 수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가사리는 여기 천공판으로 들어온 물이
이 관을 타고 환상수관이라는 둥근 관으로 들어온 후
여기 방사수관으로 뻗어나갑니다.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다 잘라내면
여기가 환상수관이고
방사수관이 다섯 방향으로 이렇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방사수관 주변을 보면
부드러운 조직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병낭으로 관족과 이어져 있습니다.
방사수관으로 들어온 물을 병낭이 조절해서 관족을 움직이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관족들이 움직일 때
여기 안에는 물로 이루어진 거죠.
수관계는 극피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
극피동물들은 이 수관계를 이용하여
이동과 섭식 기체 교환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불가사리는
머리와 뇌가 없고
환상신경과 방사신경만 이렇게 몸에 퍼져 있습니다.
불가사리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2. 성게
성게를 물에 넣으면
촉수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성게를 해부해보겠습니다.
성게는 가시가 있는 피부를 가지는 극피동물인데
극피동물들 중에서도 가시가 유난히 발달한 생물이죠.
오늘은 우리나라 해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라성게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성게 해부는
불가사리 해부 영상과 비교하며 보시면
더, 더, 더 재밌습니다.
왜냐하면 성게는
불가사리가 이렇게 된 형태와 비슷하거든요!
이 형태를 기억하며 보시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자, 먼저 불가사리는
밑면에 이렇게 5개의 라인을 따라
촉수 같은 관족이 나와 움직입니다.
성게도 불가사리처럼 5개의 라인을 따라서
관족이 나옵니다!
그래서 대부분 성게는 가시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물속에 넣어보면
이렇게 촉수 같은 관족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죠.
옆에서 보면 좀 많죠?
그리고 성게는 가시 아래에 근육이 있어서
이렇게 가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족과 가시를 함께 이용해서 몸을 움직이죠.
움직이는 게 생각보다 빠릅니다.
그리고 성게의 입과 항문은
불가사리처럼 아래, 위로 위치합니다.
먼저 성게의 입을 보면
5개의 이빨이 있습니다.
확대해 보면
좀 징그럽죠?
성게는 이 이빨로 해조류를 갉아 먹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성게는 해조류 근처에서 자주 발견되죠.
그리고 윗부분에 항문이 있는데
성게는 항문 주변에 다른 구멍이 많습니다.
정자나 난자가 배출되는 구멍인 생식공이 5개가 있고
천공판이라는 구멍도 있죠.
여기 볼록한 부분이 천공판이죠.
이 천공판을 통해 성게 내부로 바닷물이 들어오는데
들어온 물은 이렇게
관족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여기 관족 내부는 물로 이루어지는 거죠.
그리고 대부분의 성게는
불가사리처럼 5방사대칭형 구조인데
별로 티가 안 나죠?
내부를 보면 티가 납니다.
그럼 성게를 잘라볼 텐데
성게의 가시는 단단하고 날카로우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성게를 준비해서
먼저 입 주변에 부드러운 조직을 자르고
이빨 부분을 빼줍니다.
그리고 여기를 살짝 잘라서
반으로 잘라주면
이렇게 열리죠.
성게 속의 내장과 노폐물들을 제거해 주면
이런 구조를 볼 수 있죠.
노란색을 띠는 이것은 성게알로 알려졌지만
정확히는 성게의 생식소인데
이 생식소가 5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식소 사이의 관족들이 나오는 부위도 5개죠.
이빨도 5개였습니다.
5방사대칭형, 맞죠?
그리고 성게의 소화기관은
입부터 항문까지 이렇게 감겨 있습니다.
그런데 성게의 입 쪽을 보면
굉장히 신기한 구조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이라 불리는
성게의 특이한 저작기관입니다.
이렇게 떼서
이렇게 갈라보면
이빨과 납작한 골판이 연결된 구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5개가 모여 등불 같은 형태가 된 거죠.
그리고 여기 밑을 보면
이렇게 골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근육들이 붙어있습니다.
성게는 이 구조 덕분에 이빨을 움직여서
해조류 같은 먹이를 갉아먹을 수 있는 거죠.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이란 이름의 유래는
실제 아리스토텔레스가 성게를 해부하고
등불과 비슷하다고 묘사한 기록이 있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게도 불가사리처럼 뇌가 없이
환상신경과 방사신경만 이렇게 위치합니다.
성게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성게 생식소는 고급 식재료입니다.
성게를 구입한 가게에서 먹어봤더니 너무 맛있더라고요.
저만 먹을 수 없죠.
소금기를 빼고 푹 삶아서 오랜만에 세바스찬에게 줬습니다.
세바스찬이 버섯발로 달려옵니다.
세바스찬은 정말 해산물 안 좋아하나 봅니다.
--3. 해삼
해삼의 내부를 보면
이렇게 5개의 선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해삼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해삼은 바다의 오이라고 불리는데
몸을 자유롭게 늘리고 줄일 수 있어서
이렇게 길어지기도 하죠.
진짜 오이 같죠?
해삼은 성게, 불가사리와 같은 극피동물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보여드린 성게와 불가사리의 관족처럼
해삼도 촉수 같은 관족이 나와서 기어다니죠.
해삼의 관족은 배 쪽에 발달하여 있어서
배로 기어 다닙니다.
관족은 물 밖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뒤집어서 물에 넣어보면
이렇게 관족이 나와서
몸을 뒤집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족 끝에는 빨판(흡반)이 있어서
해삼을 떼어보면
이렇게 빨판이 붙어있는 것도 볼 수 있죠.
그런데 성게와 불가사리는
입과 항문이 아래위로 위치하지만
해삼은 입과 항문이 이렇게 가로로 위치하는 게
조금 다른 점이죠.
해삼의 입과 항문은 쉽게 구분이 가능한데
촉수들이 있는 곳이 입
그 반대편이 항문이죠.
해삼의 입 주변 촉수는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물 밖에서는 촉수가 잘 안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이렇게 많은 촉수들이 입을 둘러싸고 있죠.
해삼은 이 촉수를 이용해 기어다니기도 하고
손처럼 먹이를 잡아 입에 넣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해삼은
촉수와 관족을 이용해 해저면을 기어다니며
플랑크톤과 유기물들을 먹으며 살아가죠.
그리고 반대편의 이 검은 구멍이 항문인데
해삼은 항문으로 참 많은 일을 합니다.
배설물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해삼의 항문 안쪽에는 배설강(cloaca)이라는 빈공간이 위치하는데
이 배설강 주변에는 근육이 위치해서
이렇게 수축과 이완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물이 항문을 통해 드나드는데
항문 쪽에 호흡계가 위치해서
항문으로 호흡도 하는 거죠.
그리고 이 물 흐름을 타고 들어온 유기물을
소화시켜서 영양분도 얻기 때문에
항문으로 밥도 먹는 거죠.
항문이 참 바쁘죠?
일부 기생 생물들은
해삼의 항문으로 들어와 내장을 먹으며 살기도 하는데
해삼은 재생능력이 워낙 좋아서 별 타격이 없죠.
그리고 해삼은 위험에 처하면
항문으로 내장을 쏟아내기도 하는데
이것도 뛰어난 재생능력을 이용한 보호 전략이죠.
도마뱀의 꼬리자르기와 같은
자기절단(autotomy) 현상 중 하나입니다.
일부 해삼 종에서는
퀴비에 소관이라 불리는 끈적한 관을 쏟아내어
포식자를 쫓아내기도 합니다.
해삼은 정말 신기한 생물이죠?
자, 그럼 이제 해삼을 해부해서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해삼을 준비하고 반으로 갈라서 열어보면
내장이 가득하죠?
먼저 여기 주황색 국수 같은 이것은
해삼의 알로 알려져서 많이 드시는데
역시나 생식소입니다.
이렇게 주황색을 띠는 것은 암컷(난소)이고
수컷(정소)은 이렇게 우윳빛을 띠죠.
너무 가득 차 있죠?
다시 암컷으로 돌아와서
생식소를 빼고 나면 해삼의 소화관을 볼 수 있습니다.
입에서부터 식도와 위, 장이 이어져서
항문까지 감겨져 있죠.
조심해서 꺼내보면..
엄청 길죠?
이 해삼의 소화관을 젓갈로 만들어 먹는 것이
바로 “고노와다”라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내부를 보면
생식소와 소화관 외에 다른 기관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해삼은 항문으로 호흡한다고 했죠?
이것은 호흡수라고 불리는 해삼의 호흡기관인데
호흡수는 항문 쪽에 좌우로 위치해서
물속의 산소를 흡수하죠.
이 호흡수를 떼서 물에 넣어보면
이렇게 가지 모양으로 펼쳐집니다.
이 모양이 나무 같아서 호흡수라고 불리는 거죠.
자, 이제 내장들을 다 제거하면
해삼 내부에 이렇게 줄무늬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세로근이라는 근육인데
해삼은 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으로 몸의 크기를 조절하는 거죠.
그리고 여기 입 주변을 보면
식도를 석회질 고리가 둘러싸고 있는데
이 주변에는 (입 주변) 촉수를 움직이는 근육들이 붙어 있습니다.
이 근육들로 촉수를 당겨 몸 안으로 넣을 수 있죠.
마지막으로 해삼은
바닷물을 흡수하여 혈액처럼 이용하고
관족과 촉수를 움직이는데
이러한 극피동물의 물 순환계 시스템을
수관계라고 합니다.
수관계가 궁금하신 분들은
불가사리 해부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해삼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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