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톱밥 속에 꽃게를 넣어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물속에서 살아가는 꽃게가
어떻게 톱밥 내부에서 살아 있는 걸까요?
그리고 게가 이렇게 거품을 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 앞 마트의 해산물 코너에서
톱밥 꽃게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톱밥 꽃게의 비밀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실로 가져왔습니다.
박스를 뜯어주고 열어보면
이렇게 톱밥이 가득합니다.
여기 톱밥 내부에 꽃게가 들어있죠.
무서우니까 장갑을 잘 끼고
집게로 꺼내보았는데
너무 잘 살아 있습니다.
옆으로 잠깐 치워주고 한 마리 더 꺼내보았는데
이 친구는 더 쌩쌩합니다.
여기 끝부분에 넙적한 다리가
꽃게가 물속에서 헤엄을 칠 때 사용하는 다리죠.
집게발로 이렇게 무는데
힘이 정말 셉니다.
톱밥 꽃게는 죽은 개체들도 많이 들어 있다던데
제가 구매한 상자는
한 마리도 빠짐없이 살아 있었습니다.
한 마리를 물에 넣어 보았더니
물 안에서도 아주 잘 적응합니다.
먹이로 새우를 한 마리 줘봤는데
먹지는 않았지만
여기 입 주변의 턱과 턱 다리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인 꽃게가
어떻게 톱밥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걸까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꽃게가 흙 속에 파묻혀 있다고 착각을 해서 살아남는다고 표현되던데
그다지 과학적인 설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톱밥 속에서 꽃게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먼저 꽃게의 호흡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잠시 예전에 보여드렸던 꽃게 해부 영상을 보시죠.
여기 단단한 등딱지를 잘라서 열어보면
내부에 꽃게의 아가미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꽃게의 아가미는 수분이 있어야만 산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들은 물 밖에서도 꽤 자유롭게 움직이고 호흡하는데
그것은 아가미를 잘 감싸고 있는
이 단단한 갑각 덕분이죠.
꽃게의 갑각은
몸 내부의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이 덕분에 꽃게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중 갑각류들은
물 밖에 나와도 갑각 내부의 수분을 유지하며
어느 정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물 밖에 오래 나와 있으면
결국 아가미가 건조해지며 죽게 되는데
톱밥 꽃게가 좀 더 오랫동안 살 수 있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합니다.
첫 번째는 박스 속에 가득한 톱밥이 습도를 유지해 주는 거죠.
꽃게를 둘러싼 톱밥은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이틀 이상 꽃게들의 아가미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줍니다.
이 덕분에 톱밥 내부의 꽃게들은 호흡이 계속해서 가능해지죠.
거기다 꽃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과 대사 속도가 증가하여 더 빨리 죽게 되는데
톱밥은 쿠션 작용도 해서
이동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대부분의 톱밥 꽃게들은
톱밥에 넣기 전에 냉수마찰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꽃게들은 체온이 낮아지며
신경과 근육 활동이 둔화되어
기절한 것처럼 대사 활동이 느려지게 됩니다.
이 덕분에 산소와 에너지 소모가 감소하여
생존 기간이 좀 더 연장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톱밥 꽃게들은
배에서 잡자마자 바로 냉수처리를 하여 톱밥에 넣어버리기 때문에
아무런 손질이 되지 않아서 집계가 온전한 상태입니다.
반면에 수조에서 옮겨져 판매되는 활꽃게들은
대부분 서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집게가 잘려서 판매되고 있죠.
그래서 톱밥 꽃게를 손질하실 때는
집게를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꽃게들을 씻어내주니
이렇게 깔끔해졌는데
한 마리가 게거품을 물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게거품은 두 가지 경우에 생기죠.
첫 번째는 아가미가 건조할 때입니다.
꽃게는 아가미의 수분이 부족하면
몸 내부에 점액질을 분비하여 거품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점액질의 거품으로
아가미를 오랫동안 촉촉하게 유지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게거품은 꽃게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 분비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사율이 증가하며
산소를 더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게거품을 물어서 산소 흡수량을 높이는 것이죠.
신기하죠?
촬영 후 남은 꽃게들은 맛있게 끓여서 꽃게찜으로 먹어보니
살도 꽉 차 있고 생식소들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번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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