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를 보면
패배가 뻔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승리를 거두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목표를 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결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능력
즉 결단력을 뇌는 어떻게 만들까요?
2013년 스탠퍼드 의과대학교 신경학자팀은
중증 간질 환자의 발작 원인을 찾으려고 하다가
우연히 어떤 뇌 영역에 전극을 이식했습니다.
전극을 자극하자 환자는 놀랍게도
강한 결단력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환자는 폭풍이 몰아치는데
차를 몰고 언덕을 올라야 할 때 느끼는 감정에 비유했습니다.
더 열심히, 더 세게 밀고 나가서
이 상황을 헤쳐 나가자, 두려움이 아니라 긍정적인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전극을 몇 mm만 옮겨도 전혀 효과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정확한 위치에 제대로 이식하자
행동하거나 끈기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감각이 일어났습니다.
의사들은 다른 환자에게도 실험함으로써
같은 위치에서 이 마디를 발견했습니다.
의사들이 우연히 전극을 이식한 곳은
‘감정 현출 네트워크’의 작은 마디였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우리의 결단력이
뇌 속 특정 과정에서 나오고
현대 기술로 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단력은 복잡한 정신 현상이어서
뇌 과학자들은 결단력을 형성하는 뇌 속 신경망,
즉 네트워크를 제대로 정의하거나
직접적인 경로를 파악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결단력의 물리적 측면을 지배하는 신경회로의 비밀이 밝혀졌고
과학계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뇌 기능은 대체로 뇌 전체에 흩어진 여러 마디가 이룬
네트워크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합니다.
결단력이라는 정신 현상을 주도하는 이 신경회로는
‘감정 현출 네트워크’와 ‘실행 제어 네트워크’라는
두 네트워크로 구성되고
이 둘은 별개지만 함께 작동합니다.
현출 네트워크는
내부 감정과 외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중요한 것에 주목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여러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것들이 행동을 이끄는 데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각 정보에 점수를 매기고,
감정 현출 네트워크는
입력되는 정보 중에서 가장 관련 있는 항목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도록 자극합니다.
실행 제어 네트워크는
방해 요소를 무시하고, 목표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실행 제어 네트워크는 현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즉시 실행됩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즉시 행동할 수 있도록
뇌의 자원을 모읍니다.
과학자들은 뇌를 자극해 감정 현출 및 실행 제어 네트워크에서
결단력을 켜는, 일종의 끈기 스위치를 활성화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과학자들은 쥐들이 경쟁하도록 만든 실험에서
승자와 패자를 분류한 다음
패자 쥐들에게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뇌의 결단력에 관련된 네트워크를 자극했습니다.
광유전학 기술은
쥐의 뇌 속 정확한 위치에 케이블을 이식해
레이저광 펄스를 보내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근처 뉴런의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패자 쥐의 뉴런을 켠 다음
승자 쥐와 재대결을 시켰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패자였던 쥐도 결단력 스위치가 켜진 다음에는
80~90%가 승리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적절한 결단력을 발휘하도록 하면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뉴런을 제대로 자극하면
실제로 회복력과 결단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마다 타고난 실행 제어 네트워크의 구조와 기능이 다르고,
그에 따라 역경에 대처하는 능력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타고난 차이는
보통 어린 시절에 확인할 수 있고
행동 요법이나 약물 치료 또는 전기 자극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결단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결단력을 높이기 위해
굳이 뇌에 전기 자극을 주거나
레이저 광펄스를 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뇌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두 가지 기술을 이용하면
결단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유산소 운동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15분 정도만 운동해도 실행 제어 기능이 향상됩니다.
운동과 실행 제어 기능은 큰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운동을 하면 BDNF라는 ‘뇌신경 성장 인자’가 증가합니다.
성장인자는 뇌에 주는 일종의 비료로
-계산 능력을 향상시키고
-뇌가 학습하고 적응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는 일에 도움을 줍니다.
동물 연구에서는 BDNF 수치가 늘면
-우울증이 감소하고
-회복력이 향상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물론 운동을 시작하기조차 힘들 수도 있습니다.
실행 제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운동하려는 결단력조차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운동을 시작할 수만 있다면
실행 기능이 계속 증가하여
결국 운동하려는 결심도 훨씬 쉬워지고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이어집니다.
결단력을 높이는 두 번째 방법은
주의력 제어나 감정 조절, 자각을 늘리는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한 연구에서 흡연자들에게
2주간 총 5시간의 마음챙김 훈련을 한 결과
흡연이 60%나 감소했습니다.
보통은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였습니다.
명상 프로그램 후 참가자들의 뇌 영상을 살펴보자
실행 제어 네트워크의 활동이
매우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반대로 결단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건도 있습니다.
바로 수면 부족입니다.
잠이 부족하면
이전에 중요해 보였던 일도 더는 중요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적당한 수면은
동기를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하고
특히 감정 건강에도 중요합니다.
신경 영상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동안에는
감정 현출 네트워크의 마디를 포함한
뇌의 각 구조가 크게 활성화되었습니다.
이 활성화는 주요 뇌 영역에서
밤사이에 기능을 재설정하는 활동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낮 동안에 보고한 감정적 걱정의 30~50%가
그날 밤 꿈에 다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적절한 결정과 행동을 유도하도록
수면이 감정 현출 반응을
밤사이에 적절하게 재보정한다는 강력한 증거로 봤습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높은 실행 통제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연구를 통해
평범한 사람도 결단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표가 크든 작든,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면
행동하도록 결심해야 합니다.
결단력을 높이는데
오늘 영상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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