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말투 하나로 바꿀 수 있을까?
바꾸기 힘든 것이 사람 마음이라는데?
하지만 그것은 어떤 관점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간단한 말투지만 여기에서 인격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말투 때문에 상처를 입거나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투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 마음을 바꾸는 것도 포함해서요.
오늘은 책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모든 대화는 심리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을 기반으로
말투의 강력함을 이용해
말투 하나로 상대방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 4가지에 관해
알아볼까 합니다.
---1. 상대방이 자기 입으로 답을 말하게 하라 (레토릭법)
"이렇게 해!"
옳은 말이더라도 따르고 싶지 않습니다.
강요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얼마나 잘났다고 가르치러 들어'라는 아니꼬운 생각,
무시당한다는 느낌도 거부를 부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려고 이런 말투를 사용했다면
역효과를 부르기에 딱 좋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반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투는
반감이 덜합니다.
강요받는 느낌보다 내 의사를 존중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책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는
이렇듯 강요나 단정해 말하는 말투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 형태의 대화법을
'레토릭법'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통해 내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방이 직접 의견을 내게 하는 대화법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 결정했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이 다른 사람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내 생각 바꾸는 것이 쉽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만큼 상대방 마음을 내 생각대로 바꾸는 것이 어렵습니다.
생각이 굳어져 확고한 것도 원인이지만
내 생각이 맞으니 상대가 바꿔야 한다는 식의 말투가
강한 저항을 불러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내 생각을 상대방 스스로 생각해 결정한 것처럼 만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스스로 결정했다고 생각하면
마음 바꾸기가 수월해집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라 느끼게 했을 때 설득 효과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직장인에게
"짧은 시간에 효과 볼 수 있는 계단 오르기를 해!"라는 단정적인 말투보다
"짧은 시간에 효과 볼 수 있는 계단 오르기가 좋지 않을까?"라는 문장처럼
설득하고 싶은 내 생각을 질문 형식으로 전달하면
더 설득력 있는 말투가 됩니다.
숙제가 있지만 놀고 싶어 안달 난 학생에게
"조금 참았다가 놀아!"보다
"조금 참았다가 놀면 마음도 더 개운하지 않을까?"
"조금 참았다가 놀면 더 홀가분하게 놀 수 있지 않을까?"처럼
자기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울 필요 없이
질문 형식으로 말하면 말투가 좀 더 부드러워지면서
상대방 의견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어
상대방의 마음을 바꿀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레토릭법을 써도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바꾸면 안 되는 정체성 문제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견이 확고하게 굳어진 상태면
마음이 바뀌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벼운 상황에서
레토릭법이 상대방에게 불쾌함이나 강한 거절을 불러오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말로는 질문 형식으로 정중하게 표현하지만
표정이 장난스럽거나 무례할 때
가르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훈계하는 듯한 말투일 때는 잘난 척하며 타이른다는 느낌,
건방지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조심하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2. 상대방의 성격은 '내'가 규정한다 (라벨 효과)
"너희들은 깨끗한 아이들이구나"
담임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에 82% 이상의 아이들이
쓰레기를 보면 주워 휴지통에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아무 말도 안 한 교실에는 쓰레기가 떨어져 있어도
줍는 아이는 약 27%에 불과했습니다.
심리학에서 '라벨 효과' 또는 '레테르 효과(Letter effect)'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상대를 규정함으로써 그에 따르는 행동을 유도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레테르는 의류와 제품에 부착하는 라벨에서 나온 용어로
사람에게 라벨을 붙여 주면
그 라벨대로 행동하려는 심리를 말합니다.
아이에게 "넌 참 착한 아이구나"라는 라벨을 붙이면
착한 아이로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내가 바라는 바로 규정하는 말을 하면
상대가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 "침착하신 것 같군요"라고 말하면
화를 안 내려고 노력합니다.
수다쟁이에게 "조용한 성격이시군요"라고 말하면
목소리가 낮아지면서 되도록 천천히 말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라벨 효과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라벨을 붙일 경우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넌 쓸모없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좌절하거나 그 말을 믿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에게
"넌 참 착한 아이구나"라는 라벨이
타인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으려고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일으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사람을 길들일 목적으로도 라벨 효과가 쓰일 수도 있습니다.
책 <모든 대화는 심리다>에서는 '라벨 효과'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다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은 선입견을 불식하는 방법으로 라벨 효과를 사용합니다.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나
자신과 관계가 안 좋은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떠오를 때
상대를 긍정적으로 규정하는 라벨을 붙여
오해로 인한 실수를 줄이고, 대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볼 때마다 지각하는 사람을
불성실한 사람, 항상 지각하는 사람으로 여겨
이야기할 때마다 불편하게 대했는데
알고 보니 늦게 온 것은 두 번이었고
모두 아침 일찍부터 협력업체와 미팅을 하고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본 두 번이 하필 늦게 온 때였고
그것을 '항상 지각한다'라고 규정해 버렸습니다.
늦은 이유도 확인 안 한 채, 내가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해 버려
실수를 저질렀던 것입니다.
이때 라벨 효과를 상대방이 아닌 자신에게 사용합니다.
"그 사람에게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처럼 말입니다.
이런 라벨 효과를 통해 선입견을 제거해 생각함으로써
실수를 줄이고, 나쁜 감정이 대화를 어렵게 하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험악한 분위기를 잘 보이는 상대에게
"평소 인자하신 분이신데,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신 건 아닌가요?"와 같이
긍정적인 라벨을 붙이면 대화가 좀 더 원활하게 될 수 있습니다.
--3. 결론을 강요해서 미리 문을 닫지 마라 (결론 유보법)
자녀에게 유도를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너는 유도 해!"라고 말하기보다 책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는
"해 보고 싶은 운동이 있니? 예를 들면 유도는 어때?"
"근처에 유도 교실이 있는데, 잠시 견학 가지 않을래?"와 같이
일방적인 명령이나 결론을 강요하지 않고
제안이나 질문하는 것이
상대방을 더 쉽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책은 이러한 대화법을 결론 유보법이라고 말합니다.
결론을 강요하지 않고 제안이나 질문을 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결론을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결정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의 애리사 존스가 실시한 실험에서도
결론을 단정적으로 강요하기보다 유보했을 때
오히려 상대방이 쉽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상품 광고에서도 '이 상품을 선택하라!' '반드시 사라!'라는 표현보다
선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어느 상품이 좋은지 아시죠?'라는 식의 방법도 결론 유보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품의 장점을 홍보하거나 사라는 내용 없이
제품에서 느끼는 감성이나 추구하는 이미지를 광고하는 것도
일종의 결론 유보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 유보법은 강요를 피한다는 점에서
첫 번째 설명드린 내 생각을 질문 형태로 담아
상대방을 바꾸는 방법인 레토릭법과 같습니다.
다른 점은 결론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은근한 질문이나
제안 방식으로 끌고 간다는 점입니다.
--4. 행위보다 인격을 강조하라
캘리포니아대학교 브라이언 교수와 그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에게 앞에 있는 1에서 10까지 10개의 숫자 중
어떤 숫자가 떠오르는지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머릿속에 떠올리는 숫자는 짝수가 20%
홀수가 80%로 홀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짝수와 홀수가 비슷하게 나올 거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실험에 변화를 준 연구팀은 이번에는
떠올린 숫자가 짝수라면 돈을 준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짝수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50%에 달했습니다.
홀수를 떠올렸지만, 돈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한 비율이
30% 정도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허위 신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떤 충고가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사람들에게 제시했습니다.
A : 거짓말하지 마세요
B :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
A, B 중 어느 말투가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까요?
정답은 B입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문구에 짝수라고 응답한 사람이
여전히 50%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반면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는 문구에서는
짝수라고 말한 사람의 비율이 20% 정도 나왔습니다.
거짓말하던 30%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은
'거짓말하지 마세요'처럼 '행위'만 언급하는 것보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처럼 '인격' 그 자체를 언급하는 것이
훨씬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다고 강조합니다.
연구팀은 이와 유사한 현상을
다른 분야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책은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표가 중요하다'라는 표현보다
'세상을 바꾸는 당당한 투표권자가 되자'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내 상황을 이해해 주세요'보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되어주세요'라는 말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고,
'나와 결혼해주세요' 보다
'나의 평생 반려자가 되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프러포즈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 실험이 전달하는 교훈은
상대방의 마음을 보다 수월하게 바꾸려면
상대방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위보다 인격이 더 울림을 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책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모든 대화는 심리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말투 하나로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단어 하나를 바꾸거나 질문 형태로 간단히 바꿨는데
상대방이 느끼는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로 빠르면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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