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를 통해 우리 민족의 상고사부터 근현대사까지 공부하면서
한편으로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 문명의 우수성을 강조할수록
다른 문명과의 경쟁이나 충돌을 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대사를 비롯하여
근현대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 민족사를 공부하는 목적
모든 세상 문명이 다 우리 것이라고 말하기 위해서
이런 고대 문명을 공부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크든 작든 우리 나름대로의
문명의 정체성을 갖고 여기까지 왔고.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와 다른 문명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다양성 속에서 인류 문명의 풍요를 누리는 게 기본 목표입니다.
--우리 고대 문명이 중국의 아류라는 잘못된 인식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의 고대 문명이
중국의 아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명이라는 게 없고
중국 문명의 이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거예요.
원래 우리 문명인 배달 문명은
중국과 다른 문명이었어요.
언어적으로도 중국은 차이나티벳어족이고
우리는 우랄알타이어족이에요.
아시아의 북방 민족과 남방 민족은
유전자도 다르지만 문명이 서로 다릅니다.
기원 전에 두 개의 문명이 충돌을 하면서
교류와 협력을 하게 됐는데
철기 시대 이후에는 우리가 중국의 침략을 받으면서
문명의 세력이 약화되고
우리는 중국의 아류인 것처럼 된 거예요.
--북방 민족의 흥망성쇠와 다시 찾아온 기회
북방계열의 민족에는 우리 민족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만주족, 거란족, 선비족, 일본족 등
많은 민족이 있어요.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남방계열의 민족들이 있는데
남방계열은 농경사회다 보니까 일찌기 통일이 됐고
북방계열은 각각 자기 민족의 특성을 갖고 살아온 거예요.
초기에는 우리 민족이 중심 역할을 했다가
발해 멸망 이후에는
거란족이 요나라를 세우고 중심 역할을 하다가
여진족이 금나라를 세우고 중심 역할을 하다가
몽골족이 원나라를 세우고 중심 역할을 하다가
근래에 와서는 일본족이 발전해서 중심 역할을 하다가
이제 한 바퀴 다 돌아서
다시 우리 민족이 지금 역할을 점점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우리가 (공부)해서
민족사에 대한 열등의식을 극복하자는 거예요.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하자는 게 아니라
과거 우리 역사에 이런 게 있었다는 것을 알자는 거예요.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
근대에 들어와서는 일본이 미국 쪽으로 더 가까이 있어서
서양 문명이 일본을 거쳐서 우리에게 들어오다 보니까
우리는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열등의식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일제의 침략에 비록 졌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역사를 알아야
자긍심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베트남이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미국의 침략을 받아
한국도 베트남전에 참전했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이
프랑스나 미국, 한국을 철천지 원수같이 생각해야 되는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어쨌든 전쟁에서 그들이 승리했기 때문이에요.
많은 피해를 줬지만.
그 열등의식이 적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패배했기 때문에 열등의식이 큰 거예요.
우리는 비록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많은 (독립)투쟁의 역사가 있는데
남북이 분단되면서
남쪽에서는 북쪽의 사회주의적인 독립운동은 다 빼버리고
북쪽에서는 남쪽이 한 독립운동은 자본주의적이라고 다 빼버리니까
투쟁의 역사, 독립운동의 역사가 매우 축소돼 있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의 독립은
미국이 승리해서 그냥 주어진 것처럼 생각하니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지금 강한 거예요.
--열등의식에서 평등의식으로
이렇게 됨으로 해서
우리는 고대는 중국의 아류로
근대는 일본의 아류로
현대는 미국의 아류로(생각하고 있어요.)
우리가 지금 굉장히 여러 면에서 발전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식민지 근성이나 소국 정신, 아류 정신을 못 벗어나고 있어서
우리가 더 발전하는데 큰 한계가 되고 있어요.
발전이란 꼭 물질적인 것만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이런 장애는
고대사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극복할 수가 있고
전근대사는 독립운동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현대사는 한류와 같은 우리 문명이 더 앞서게 되면
서양에 대한 열등의식은 저절로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월의식을 갖자는 게 아니라
열등의식을 극복해서 평등의식을 갖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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