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도대체 어떤 잘못을 하였기에 저의 신체장애를 갖게 됐는지 알고 싶습니다
장애를 갖고 사는 게 너무 힘이 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정말 많습니다//
네, 자기는 옛날에
지금부터 50년, 100년 전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좀 차별을 받았다, 이런 얘기를 알고 있습니까?
그러면 부모가 아들을 낳는 걸 좋아할까요? 딸을 낳는 걸 좋아할까요?
네.
그러면 옛날에 이런 말 들어봤어요?
여자들이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여자로 태어났나?”또는
여자를 낳은 부모가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딸을 줄줄이 낳았나” 이런 하소연하는 소리 들어봤어요?
그런 얘기 있었다는 얘기는 알아요?
(그거는 못들어 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무슨 죄가 있어서 여자가 되었을까?
여자를 차별하니까 마치 여자가 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될까?
그러면 다음, 그건 놔 놓고
옛날에 양반하고 상놈이 있었다는 건 알아요?
양반이 있고 종이 있었다는 건 알아요? 주인이 있고 종이 있었다는 거.
그러면 지금은 있어요? 없어요?
옛날에 종으로 태어나면 사는 게 힘들어요? 안 힘들어요?
그러면 전생에 죄를 지어서 종으로 태어났을까요?
사회가 신분 차별, 사람을 차별하는 제도 때문에 종이 고생을 할까요?
그러면 미국에 가면 흑인이 백인보다 좀 차별을 받을까요? 안 받을까요?
그러면 흑인으로 태어나면 사는게 백인에 비해서 좀 힘들까요? 안 힘들까요?
그러면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흑인이 되었을까요?
세상이 차별해서 힘들까요?
그럼 내가 차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 나서 다리가 부러졌어.
그럼 이건 내가 죄를 많이 지어 교통사고가 났어요?
운전을 잘못해서 사고가 났어요?
그러면 자기가 신체 장애가 뇌성마비이든, 신체장애든, 이것은
소위 말해서 몸에 고장이 생겨서 그런 걸까?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 걸까?
(잘모르겠습니다)
옛날에는 교통사고가 나면
죄를 많이 지어서 저놈의 새끼 벼락맞았다.
벼락을 맞아 죽으면 죄를 많이 지어서 벼락을 맞았다 했는데
요즘은 천둥 번개쳐서 벼락 맞았다고 죄가 많아 벼락 맞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사고이지.
그럼 절벽에서 떨어졌다,
죄가 많아서 떨어져 죽었을까? 사고로 떨어져 죽었겠죠.
그러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병이 생기고, 사고가 생기듯이
우리들의 유전자도 자연적으로 유전자에 어떤 질환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정을 하고 뱃속에서 자랄 때, 태어나기 전에 그 태아로 있을 때 어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태어났을 때
이미 뇌에 어떤 기관에 사고가 났다 그러면 지금처럼 뇌성마비가 된다든지,
눈에 어떤 사고가 났다 그러면 시각장애가 된다든지, 이렇단 말이에요.
태어나서 시각장애인 사람은 태어날 때는 괜찮았고 태어난 뒤에 그런 거고
그다음에 태아 중에 뱃속에 있을 때 눈에 세포가 다쳐서 눈을 못보면 태어날 때부터 못 본다 이 말이오.
그러면 죄하고는 아무 관계 없고
그런 사고가, 고장이 났다, 이 말이에요, 고장이.
그러면 내가 자동차 사고가 나서 두 다리를 못 써서 휠체어를 탄다.
그런데 계속
“그래도 내가 살았다, 안 죽고 살았다” 이게 중요한 거예요?
“내가 설악산 등산도 못 간다” 이게 중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사고가 났는데도 사고 안 난 사람하고 비교해서
자꾸 나도 설악산 옛날에는 갔는데 지금은 못 간다, 이렇게 생각하면
괴롭게 살아야 한다, 남은 생을.
그런데 걷지는 못해도 휠체어가 있지 않냐, 휠체어 타고 살면 되지.
이러면 남은 생을 그나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지체부자유아든, 뇌성마비든, 시각장애든, 청각장애든, 못 보지만 그래도 살았고
들리기는 한다.
듣지는 못하지만 보기는 한다.
자기는 뇌성마비이긴 하지만 그래도 눈은 시각장애가 아니고, 귀는 청각장애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상태.
다른 사람하고 비교해서
“나는 왜 이러냐?”이렇게 생각하면
자기 인생을 죽을때까지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이러면서 괴롭게 살아야 하고
“오, 그래도 나는 좀 말도 힘들고 여러 가지 있지만
그래도 말 못하는 사람보다는 낫고, 안 보이는 사람보다는 낫다”
이렇게 자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하루를 살더라도 앞으로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거는 그냥 고장이 나서 불편할 뿐이지
열등하거나 죄는 아니다, 이 말이에요.
좀 불편한 건 사실이잖아요.
스님도 머리 깍고 승복 입고 있으면 불편할까? 안 할까?
불편해요,
식당가서 고기도 못 먹고, 여자하고 손도 못 잡고
남이 보면
“중이 왜 저래?” 이러니까
눈치 보고 살아야 하니 불편하잖아요.
옷도 이렇게 입고 다니는 것도 불편하단 말이에요.
사람은 각각 다 조금씩 불편한 게 있어요.
늙어도 불편하잖아.
늙으면 걷는 것도 불편하고,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고
또 젊어도 시각장애는 또 안 보여서 불편, 안 들려서 불편
이런 불편이 있듯이
자기도 좀 불편하지 그게 열등한 것은 아니다.
그럼 옛날에는 왜 죄를 지어서 장애가 되었냐하면
장애있는 사람을 차별했단 말이에요.
여자 차별하고 종차별하듯이
장애자를 차별했다, 이 말이오.
차별을 받으니까 뭐라고 그런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하나님이 나를 버렸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람은 다 자기 생긴대로
검으면 검은 대로, 희면 흰 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 대로,
장애가 있으면 장애가 있는 대로 다 그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게 새로운 세상이다.
그러니 자기도 좋은 점을 생각해야 해.
불편한 것만 생각하지 말고.
자기 그래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잖아.
청각장애보다는 잘 듣고, 시각장애보다는 잘 보잖아요.
그러나 좀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한 가운데 나는 나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것은 죄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태중에 있을 때, 태아로 있을 때 약간 어디가 고장이 나서 그렇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면 좋겠다 싶습니다.
...
그러면 경기를 해서 그랬다면
태중에 있을 때 약했는데
태어나서 어릴 때 고장이 났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저도 어릴 때 경기를 많이 했거든요.
경기를 해서 쓰러져 있으면 얼굴에 채를 갖다 놓고 물을 뿌리고
손을 잡고 울고 이런 거를 내가 기억을 하는데
그때는 말이 입에서 안 나오고 몰라요.
나중에 깨서 그 얘기 하면
“왜 그때 말을 안했냐?”고 어머니가 야단을 치고
“우리는 죽는 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이러거든요.
그러니까 태중에 있을 때 사고가 난 거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되는 거고
태어난 뒤에 어떤 병에 의해서, 사고로 의해서 장애가 생긴 거는
태어난 뒤에 병이나 사고가 난 거고 이런 거예요.
어느 거든, 그건 죄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
비교해서 생긴 병이거든요.
저도 요즘 시골에 와 있으니까
제가 서울에 있으면 제 주위에 있는 사람이 전부 저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그래서 내가 늙은 축에 들어가요.
그런데 제가 지금 시골에 살고 있는데
여기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젊습니다.
다 우리 동네 지금 제일 나이 많으신 분이 98, 96, 94, 93, 89 줄줄이 이렇게 있거든요.
저는 70인데 맨 꽁지예요.
그러니까 나는 동네에서 젊은 사람 취급받아요.
이런저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 젊은 스님한테 물어봐라” 이래요.
70인데 젊은 사람이래요.
그런데 고2하고 고3이 같이 있으면
고3이 고2에 비해서 늙은 사람에 들어가는 거예요.
이건 비교해서 생긴 거다.
자기가 키가 170이면 키가 작은 것도 아니고 큰 것도 아닌데
자꾸 180인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작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160인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큰 사람이 되듯이.
비교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
나는 나만의 사람으로 살아야지
누구하고 비교해서 우월하다,
누구하고 비교해서 월등하다
이것은 교만해지거나 비굴해지는 삶이다.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그냥 산다.
비교하지 말고 사세요.
나는 나만의 나로 살아라.
...
자, 옛날에는 자꾸
여자는 전생에 죄가 많다.
뭐, 종은 죄가 많았다.
가난한 것도 전생에 복을 못 지어서 그렇다.
장애도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 장애가 되었다.
이게 다 차별했다는 뜻입니다, 차별했다.
오늘날은 차별하지 않기 때문에
전생에 죄니, 하느님의 벌이니 이런 거는 다 아닙니다, 사실은.
다만 장애는 불편할 뿐이지 열등한 것은 아니다.
불편한 건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많이 대처가 됩니다.
우리 동네 할머니들은 나보다 훨씬 더 빨리 달립니다.
뭐 타고 다니기 때문에?
나는 걸어 다니는데 그분들은 전동차를 타고 다녀요.
그래서 제 옆으로 싹 다 지나다녀요.
그리고 뒤에다 조그만한 수레를 달아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짐을 갖고 다닙니다.
그러니까 불편한 거는 약간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얘기에요.
...
네. 감사합니다.
아이고, 저렇게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니까,
하루를 살더라도, 사람이.
죽는 거야 내일 죽을지, 모래 죽을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은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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