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5)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84.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좋은 곳에서 사는 방법

Buddhastudy 2025. 1. 16. 20:36

 

 

몇 달 전에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그리움, 먹먹함, 허망한 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먹먹합니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좋은 곳에서 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리고 싶은데

그 방법이 있는지//

 

 

자기는 죽은 뒤에

천당에 간다거나 극락에 간다는 말을 믿습니까? 믿어요?

근데 왜 교회는 저리 안 갔어요?

난 이렇게 절에 54년째, 지금 중된 지 54년째도 나는 별로 안 믿어 지는데.

 

...

 

아니 천당이나 극락 가려면 돈을 좀 내야지.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까운 것은 이해가 되고요.

그리고 슬픈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굳이 객관적으로 말하면, 결과적으로 말하면

잘 된 일이에요.

만약에 어머니가 뇌경색 상태로 쓰러져서

수술하고, 의식 불명이 됐거나, 전신 마비가 된 상태에서

만약에 살아계시고

그래서 한 10년 정도 똥오줌 받아내고 뒤치다꺼리를 한다면

어머니는 꼭 그렇게 고생하면서

사는 것 같지 않으면서 사는 게 좋은지

자기는 그렇게 꼭 어머니 병수발을 하면서 사는 게 좋은지

이걸 생각해 보셔야 됩니다.

 

지금 뇌경색으로 쓰러져 있는

아마 그래도 조금 움직이고, 똥오줌을 자기가 가리는 그런 분들은 괜찮은데

아마 그러지 못한 분들

그러면서도 명은 계속 이어지는 경우에

가정에 엄청난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본인도 사실은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살고요.

 

사람이 제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똥을 자기가 눌 수 있을 때

인간의 존엄이 있지

밥도 목구멍 뚫어서 먹이거나

남이 떠먹여 주는 거 먹고

똥도 기저귀에 싸고

또는 매일 누가 기저귀 갈아주고 씻겨주고 사는 게

그게 산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근데 살아있으면

그래도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거거든요.

 

근데 어머니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은

뇌경색으로 한 9일 만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쉬운 거 빼고는

내가 볼 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본인은 오히려 아무 문제가 없어요.

너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지금 질문자가 아쉽지, 질문자가.

 

근데 꼭 3년을 애를 먹여서

아이고 이래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내가 그런 마음이 들 때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아쉬운 거 맞지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잘 된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내 걱정을 하느냐? 어머니 걱정을 하느냐?”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내가 내 걱정을 한다면 이해가 돼요.

어머니 걱정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천당에 가든지, 극락에 간다는 건, 믿음이거든요.

그건 우리가 증명할 수가 없어요.

스님이 있다말해준다고 갔다말해준다고

갔다고 알 수도 없고 없다

안 간다그런다고 안 간다고 증명할 수도 없는 일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말을 해줘도

본인은 그거를 증명할 길이 없는 얘기예요.

그런 거는 물을 필요가 없어요.

 

모르는 거를 어떻다 해도

그게 맞는지 틀리는지 내가 검증할 수가 없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굳이 옛날 사람들 얘기를 빌어서 말한다면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자기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운다고 하자.

그럼 어머니가 영혼이 만약에 있다면

딸이 이렇게 애를 끓이고 울면

떠날 수 있겠어요? 못 떠나겠어요?

못 떠나겠지.

 

그러면 우리는 극락 가라, 천당 가라 하면서 계속 울면

본인이 떠날 수가 없다 이 말이에요.

말은 가라고 하고 종교의식을 하지만은

내 마음에서는 계속 잡아당기고 있다.

그러면 이거를 무주고혼이 된다, 이렇게 말해요.

이승에도 못 돌아오고 저승에도 못 가고

허공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이 된다

이거를 무주고혼이다, 이렇게 말해요.

 

만약에 어머니가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몰라도

어차피 생을 마쳤다면

천당에 가든지 가야 될 거 아니에요, 그죠?

기독교인이라면

빨리 가서 하나님 계신 곳으로 가야 되고

불교인이라면 극락에 가야 될 거 아니에요, 그죠?

부처님 계신 곳에.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요?

어머니가 오히려 집착을 가지고

딸을 걱정해서 안 가고 여기 있으면

자기가 어머니를 위해서는 뭐라고 해야 돼요?

내 걱정하지 말고 빨리 가세요. 가서 편안하게 계세요.

저는 어떻게 살든지 잘 살 테니까

어머니 내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이렇게 말해야 그게 효도다 이 말이에요.

 

어떻게 생각해요?

그럼 보내드려야 돼요? 계속 잡고 있어야 돼요?

계속 잡고 무주고혼을 만드실 거예요?

안 그러면 어떤 이유로든 아쉽지만 돌아가셨어.

이제 되돌릴 수가 없어.

이럴 바에야 빨리 가는 게 안 나아요?

 

그러면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게 옳다 이 말이에요.

그런 믿음이 있다면.

없다면 뭐 얘기할 것도 없고.

 

그러니까 엄마 잘 가세요.”

한번 해봐요.

저는 잘 있을 거니까 내 걱정 말고 엄마 잘 가세요.”

해보세요.

 

(엄마 좋은 곳으로 잘 가세요.)

 

내가 볼 때는

엄마 좋은 곳으로 잘 가세요하고 속으로는

그래도 가지 마

이런 소리 같이 들려요.

뒤끝이 딱 올라가야 된다니까

엄마 잘 가이렇게

그래.

 

이렇게 잘 보내드리는 거를 뭐라고 한다

천도라 그래요?

아시겠어요? 천도

 

천도재를 막 음식을 차리고, 북을 치고, 요령을 흔들고, 난리를 펴야 천도가 아니고

가슴에 집착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 집착을 끊고

잘 가라고, 바이바이 하고, 잘 보내드리는 거를 뭐라고 한다?

천도다 이렇게 말해요.

 

그러니까 오늘 천도를 잘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마음이 먹먹해서 많이 힘들었고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거를 여쭙고자 왔었는데요.

이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마음이 가뿐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