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질문은 베푸는 행위에 대한 것입니다.
베푸는 것과 이용당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죠?
저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것이 불균형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제가 주는 모든 것에 대해 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베풀 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칭찬을 받겠다든지
내가 베푼 호의를 알아봐 주기 바란다든지
어떤 기대를 갖게 됩니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을 하게 되고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고통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려면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괴로움은 내 호의를 몰라준 상대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즉,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100을 해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는 50을 해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여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남에게 베푼 것만 생각합니다.
내가 준 것만큼 상대가 알아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베푸는 것은 좋습니다.
베풀면 내가 주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두 사람이 일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주인이고, 한 사람은 노동자입니다.
당장은 누가 주인이고 누가 노동자인지 알 수 없는데
잠시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이 끝나고 돈을 주는 사람이 주인이고
돈을 받는 사람이 노동자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베풀 게 되면
주인 의식이 생깁니다.
스스로 자존감이 생기게 되죠.
이렇게 베푸는 행동은 나를 존엄하게 만들어요.
내가 상대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 내가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 꽃 한 송이가 있습니다.
이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하면
꽃이 좋을까요, 내가 좋을까요?
꽃을 사랑하면 내가 좋듯이 가족을 사랑하면 내가 좋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움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받으려는 데서 미움이 생깁니다.
‘내가 이만큼 사랑했으니까
너도 이만큼 사랑해’
이런 마음을 갖게 되면
상대가 준 사랑을 계산해 보고
부족하면 섭섭해지는 거예요.
이렇게 우리는 기본적으로 주고받는 장사를 하며 사람을 만납니다.
이익을 기대하고 만났는데
손해가 생기면 미움이 생기는 거예요.
지금 질문자는 가족을 두고 열심히 장사를 하는 중입니다.
손익을 그만 따지고 장사를 멈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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