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 관계로 인해 많이 무너진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 때문에 자존감이 무너졌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억울해요?
...
내가 성과를 냈는데
그 성과를 상사나 동료가 가져갈 수도 있는 것이 세상일 아니에요?
그래서 세상에서는 온갖 복잡한 일이 생기는 겁니다.
...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죠.
학교 다닐 때를 기억해 보면
A라는 애가 잘못을 했는데
선생님이 오해를 해서 B가 잘못했다고 엄청나게 야단칠 때도 있잖아요?
형제간에 싸웠는데
형이 동생하고 싸운다고 형을 엄청나게 야단칠 때도 있고,
때로는 동생이 형한테 대든다고
동생을 엄청나게 야단칠 때도 있고요.
그래서 나중에 어린 시절 얘기를 할 때
‘형만 예뻐했다’, ‘동생만 예뻐했다’, ‘누나만 예뻐했다’ 하면서
부모에 대한 원망을 표현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부모한테 물어보면 기억도 못 합니다.
부모는 그냥 어떤 경우는 동생을 나무랐다가, 어떤 경우는 형을 나무랐다가
그날그날 자기 성질대로 행동한 거예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반 애들이 제기를 차다가 제기가 학교 지붕 위에 올라갔어요.
애들이 장대를 가져와서 제기를 내리려고 하다가 기왓장을 깨트렸습니다.
저는 애들하고 제기를 차지도 않았고, 거기 있지도 않았는데
단지 반장이라는 이유로
선생님이 앞으로 나오라고 해서 4대를 맞았거든요.
너무 억울해서 일기장에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하고 써놨습니다.
‘나중에 컸을 때 이 일이 별일 아니라고 말하면 안 된다’ 하고
스스로 다짐한다는 단서까지 붙여 놓았어요.
그런데 지금 그 선생님을 찾아가서 이런 얘기를 하면
선생님이 기억이나 할까요?
기억도 못 할 거예요.
이게 인생이에요.
살다 보면 가끔은 의도하지 않은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는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인간의 심리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아침에 말다툼을 했다고 합시다.
한 사람은 직장에 출근해서 이 일 저 일 하다가 싸운 것을 잊어버렸어요.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하루 종일, 아침에 싸운 것을 생각합니다.
생각할수록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이 인간이 퇴근하고 들어와서 나한테 사과를 안 하면 안 살겠다’ 하고
잔뜩 결심을 했는데,
퇴근하고 들어온 사람이 아무 일도 없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얄밉겠어요.
그래서 더 크게 문제제기를 하면
상대는 그게 언제적 얘기인데 아직까지 그걸 갖고 그러냐고 성질을 냅니다.
이렇게 싸움이 점점 확대가 되는 거예요.
이게 인생사입니다.
내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하지만
실제로 억울하고 분할만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잘못한 것은 자기가 책임지게 됩니다.
하지만 한 30% 정도는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덤터기를 쓸 때도 있고
내가 잘못해 놓고도 요행히 피해 갈 때도 있습니다.
어릴 때 내가 잘못했는데
형이 야단을 맞는다거나 그럴 때도 있잖아요.
세상이란 것이 그렇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계속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질문자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그건 질문자가 세상의 원리를 몰라서 그렇습니다.
만약에 이 회사가 유독 그렇다면
회사를 그만둬야 되고
내가 이런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면
질문자가 관점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
두 가지가 다 작용하는 겁니다.
회사가 유독 심한 경우도 있고, 내가 민감한 경우도 있고요.
여러분들이 부모님과 대화를 한 번 해보세요.
어렸을 때 야단맞은 것에 대해 엄마하고 한 번 얘기를 해보면
엄마가 ‘그때 네가 야단을 맞고 상처를 입었구나’ 이렇게 얘기할까요?
보통은 ‘쓸데없는 소리 한다. 내가 언제 그랬어?’
이렇게 말하면서 기억도 못 합니다.
부모는 기억도 못하는데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한테 야단을 맞고 한이 맺혀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식이 나 때문에 상처 입었다는 생각을 안 하죠.
자녀가 상처 입었다고 얘기하면
부모는 ‘다 너 잘 되라고 얘기했지, 못 되라고 얘기했겠냐!”
이렇게 대답하기가 쉬운데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됩니다.
자녀가 문제 제기를 하면
이렇게 얘기하면서 마음을 풀어줘야 돼요.
‘그것 때문에 네가 상처를 입었구나.
다른 얘기도 한번 해봐라.
어떤 것 때문에 마음이 아팠니?’
그런데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가 이렇게 마음을 풀어주길 기대하면 안 됩니다.
부모는 어릴 때 자식을 야단친 것에 대해 아무 문제의식이 없거든요.
여러분들이 문제제기를 하면
100%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기억을 못 하거나
‘너 잘 되라고 했다’ 거나요.
그래서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는 많은 거예요.
인간의 심리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처럼 질문자는 피해 의식이 많은데
가해자는 피해를 줬다는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원수를 갚으려는데 갚을 대상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부처님은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말라고 하셨고,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랑하라는 말이 좋아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원한이 맺혀 있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거예요.
내가 지은 원인과 인과 관계를 알면
원망하거나 미워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인과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늘 미워하고, 원망하고, 한을 갖고 삽니다.
그래봐야 자기 손해예요.
세상이란 게 그렇습니다.
이런 세상이 싫으면
괴로움이 없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기를 바라게 되는데,
막상 가보면 다 실망하고 도로 나올 거예요.
노래방도 없고 술집도 없으니까
심심해서 못 살겠다고 할 겁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미국을 천국처럼 생각하고
미국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안 가봤을 때 얘기예요.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여러분은 어때요?
실제로 살아보니 천국이에요?
...
천국은 따로 없습니다.
내가 긍정적인 마음을 내서 사는 곳이 천국입니다.
이사를 간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한국에서 미국 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한국 돌아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캐나다로 간다고 해결되지도 않아요.
그러니 회사를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민감한 것이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만 있지
새 회사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점을 크게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특별히 좋은 사람도 없고,
특별히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가끔 정신 이상으로 악독한 사람이 있기는 있지만요.
질문자도 회사를 바꿔 봐야 큰 차이가 없어요.
관점을 바꾸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13. 남편의 상간녀와 소숭 중입니다 (0) | 2024.05.09 |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12. 운이 좋은 사람과 안 좋은 사람이 정해져 있나요? (0) | 2024.05.09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딸이 시댁과 관계가 원만치 않습니다 (0) | 2024.05.08 |
[법륜스님의 하루] 이혼 후 알코올 중독에 걸린 남편이 걱정입니다. (2024.04.30.) (0) | 2024.05.08 |
[법륜스님의 하루]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2024.04.29.) (0) | 2024.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