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 친구와 만난 지 7년 이상 되었고요.
프로포즈를 받은 지가 4년째인데
결혼을 하자니 불안하고 헤어지자니 아쉬워서 4년째 제자리에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어느 쪽으로든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결혼 생활 잘하는 것까지
자기 지금 결혼 안 할 수도 있는데
결혼 안 하면 결혼 생활 잘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은 안해도 되니까
자꾸 앞서가니까 머리가 복잡한 거요.
우선 결혼할 거냐? 말 거냐? 이거부터 먼저 결정을 하고
그다음 결혼을 한다고 결정이 나면
그다음에 어떻게 결혼 생활을 할 거냐
이렇게 가야지
지금 할지도 안할지도
즉, 남자도 없는데 질문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자기 지금 이 남자분하고 만약에 결혼 안 한다면
다른 남자와 결혼할 거예요? 아예 결혼 안 할 거예요?
(다른 남자하고 할살 거예요.)
그러면 지금 이 남자하고 결혼하려고 하면
자꾸 망설여지고 자꾸 미뤄지는 것은
이 남자가 문제가 있는 거예요? 내가 약간 주저되는 거예요?
(제가 좀 주저하는 것 같아요)
주저하는 이유는 남자가 딱 마음에 드는 건 아니네.ㅎㅎ
그러데 자기가 한번 생각해 봐요.
지금 나이가 몇이에요?
33살.
현 남자 친구를 버리고 지금 딴 남자를 새로 사귄다고 치면
이 나이에 이 남자보다 나은 남자를 찾기가 쉬울 것 같아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 남자도 망설여지는데, 그 남자를 만나면 더 망설여지지 않을까?
결혼 못 한다는 얘기에요.
그러면 결혼 안 할 각오를 하면
“그래, 결혼 안하겠다”하면 지금 여기서 안하는 쪽으로 결정해도 되요.
이 남자하고 결혼 안하는 것은 곧
“내가 어떤 남자와도 결혼을 안 한다” 이런 결혼이고
“결혼을 하겠다” 하면
이 남자보다 더 좋은 남자가 있으면 좋지만
현재 나의 실정상 선택 가능한 것은 이 남자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되지.
그래서 여기서는
이 남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혼 할 거냐 안 할 거냐를 먼저 결정해야 해요.
결혼을 해야 한다, 누구하든지 결혼 할 거다, 이러면
결혼 한다면 이만한 남자가 현실적으로 존재하겠느냐?
마음에 딱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요만한 남자라도 흔하겠느냐?
아니다.
찾기가 좀 쉽지 않다. 그러면
현실에서 선택할 남자는 이 남자밖에 없어요.
한번 물어보자.
결혼을 안 하는 쪽이 비중이 높아요?
그래도 결혼은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러면 이 남자하고 하는 게 낫지.
이 남자하고 결혼해서 불행해져도 자기가 후회할 필요가 없어요.
왜?
어차피 이보다 못한 남자하고 결혼해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거 아니오.
이 남자하고 결혼해서 3년 살다 헤어졌다면 딴 남자하고 결혼했으면 2년 살다 헤어질 거란 말이오.
“불행하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결혼 한번 해보고 안되면 그만두면 되잖아요.
그러면 혼자 사는 것도 해결하고, 결혼 한번 해본 것도 해결이 되잖아요.
그런데 뭐 망설일 게 있겠어요.
내일이라도 하고 모래 헤어지면 두 가지 다 해결하잖아.
결혼도 한번 해봤겠다, 혼자 살겠다, 좋잖아요.
이런 관점에서 딱 직시해서 살펴보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거요.
“결혼하면 잘 살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라는 거요.
아예 그런 기대를 하지 마라는 거요.
“결혼하면 잘 살 거다” 이런 생각하지 말고
“일단 결혼 한번 해보려면 이 남자밖에 없다. 일단 해보자,
살아보고 안 되면 그만 두지 뭐, 어떻게 하냐?”
이렇게 생각하면 선택을 쉽게 할 수 있잖아요.
왜냐하면 헤어지는 거는
평생 살겠다고 마음 먹어도 마음에 안 들면 헤어져요? 안 헤어져요?
헤어지지.
그럼 일단 “한번 해보고 살다가 마음에 안 들면 헤어지지.”
이래도 마음에 들면 평생 살 수 있어요? 없어요?
그러니까 그것도 지금 내가 그만둘 건지, 평생 살 건지, 이런 결정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살아보고 결정해도 되는 거요.
그러니까 지금 평생 살 거라고 생각하면 결혼해서 못살 일이 생기면
“내가 결혼 잘못했다” 후회가 되는데
그냥 뭐, “결혼 한번 해보고, 잘살든 못 살든 딴 사람 하는 거 보다는 그래도 이 사람이 낫다”
그럼 이것은 현실에서의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1년 살다 그만두든, 3년 살다 그만두든, 10년 살다 그만두더라도 후회되는 건 아니에요.
이거밖에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에.
교통정리가 됐어요?
그건 뭐 어쩔 수 없죠.
그건 뭐 병이니까.
하나 물어보자.
자기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많이 싸웠어요? 부부 사이가 아주 좋았어요?
자기 어릴 때, 자기도 잊어버린지는 모르지만
저런 거 보면
“아, 나중에 크면 결혼 안해야지” 이런 생각은 안 했어요?
그 영향이에요.
그래서 물어보는 거예요.
어릴 때, 엄마아빠가 싸우는 걸 보고
“아, 결혼이 정말 두렵다” 이런 마음에 상처가 있는 거요.
트라우마가 된 거요.
일반적으로 연애감정도 있고 이렇게 결혼하려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딱 결혼한다 그러면 옛날 트라우마가 일어나니까 겁이 나서 물러나고, 물러나고 이래요.
이것은 사람이 남자가 바뀐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에요.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든
그냥 한번 해버리는 거요.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는 싸우면서도 자기 낳아 키웠잖아요.
어머니 아버지는 헤어졌어요? 지금도 같이 살아요?
헤어졌어.
헤어져도 자기 하나 낳았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도 헤어지더라도
어머니 아버지 살 듯이 살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라고.
...
애들이 보는 데서 부부가 싸우는 것은
어릴 때일수록 심리적으로 더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그때는 애가 모른다고 생각해서 아무 관계 없이 싸우고
애가 크면 조심하죠.
아이가 크면 자기 머리가 굴러가기 때문에 그것도 안 좋지만 영향이 적고
애가 어릴수록 상처가 크다.
이렇게 이해하셔야 해요.
부부 사이가 안 좋아 싸우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아이가 있는 사람은 애들 보는 앞에서 싸우면 안 돼요.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그리고 헤어지더라도 사이좋게 헤어져야 해요.
“당신 만나서 그동안 잘 살았어요. 감사합니다.”
이러고 헤어져야 아이한테도 항상
“너의 아빠는 참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왜 같이 안 살아?”
“아이고, 엄마가 어리석고, 엄마가 못나서 그렇지.
너희 엄마 좋은 사람이다.”
“그러면 엄마하고 안 살아?”
“아빠가 성질이 더려워서 그렇잖아.
너희 엄마같은 사람 없다, 이 세상에.”
이렇게 얘기해줘야 헤어지더라도 아이가 정신적으로 분열이 안 일어나는 거요.
“너희 아빠는 인간도 아니다.”
아빠가 인간이 아니면 뭐다?
애도 인간도 아닌 사람의 자식이잖아. 짐승 자식이란 얘기 아니오.
그런데 어떻게 애가 정신적으로 자존감이 있겠어?
어른들끼리 안 좋아서 싸울 수는 있지만
아이한테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로서 할 짓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싸울 수는 있지만, 애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은 안하는게 좋고
헤어질 수는 있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사이좋게 헤어진 뒤에서 사이좋게 지내고
아이에게는 서로 좋은 평가를 해줘야 한다.
아이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험담을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거다.
그런 걸 어른들이 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 살기 바빠서 애가 어떻게 되는지 신경 안쓰고
자기 성질대로 싸우고 사니까
요즘 아이들은 더 정신적으로 힘들고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고
그렇게 되는 거요.
그래서 결혼율이 계속 떨어지고.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
“하루를 살더라도
결혼은 일단 한번 해보자”
이렇게 생각하세요.
“하루를 살더라도 일단 결혼은 한번 해보자”
그래야 스님한테 자랑할 게 있잖아.
“난 하루를 살아도 결혼은 해봤다, 넌 못 해봤지”
이렇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래, 하루를 살더라도 일단 해보자” 이렇게 해서 결혼하고
그다음 결혼한 다음 뒤에 가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 또 고민하고 그때 또 묻고 그러면 돼.
--
내가 이렇게 말하면
어른들은
“결혼을 그렇게 접근하면 어떡해요?”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 있을 거 같아.
유튜브에 욕이 올라올지 모르겠어.
그런데 이 분은 뭐든지 해버리면 괜찮은데
하기 전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조마조마하기 때문에
일단 하는 데까지 가는 게 중요해요.
그다음 일은 그때 가서 또 생각해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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