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600년경 고대 이집트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고왕국 시기의 제4왕조 때는
스네프루왕과 쿠푸왕 등이 있었습니다.
쿠푸왕 때는 대피라미드가 건설되었고
그 외에도 많은 피라미드가 있지만
여러 피라미드 중에서 최종적인 완성형은
카프레왕의 피라미드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카프레왕의 피라미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전 건축물들과는 달리 안정적인 내부 구조로 알려져 있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피라미드 아래 세워진 스핑크스였죠.
길이 약 70미터, 높이 20m에 달하는 스핑크스는
세상의 빛을 알리는 태양이 뜨는 곳
동쪽을 바라보고 앉아 있습니다.
스핑크스가 바로 ‘지평선상의 매’를 의미하는
태양신의 상징이기 때문인데요.
수만 명을 동원해, 돌을 쌓아 만든 피라미드와는 달리
스핑크스는 반대로 돌을 깍아서 만든 조각품이었죠.
스핑크스의 머리와 상체는 석회암 언덕을 깍았고
몸통은 땅을 파내면서 만들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점점 모래가 차면서
몸통은 다시 땅속에 파묻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스핑크스는 코가 없는데
이에 관해서는 몇 가지 추측하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통설 되는 추측으로는
18세기 말, 이집트에 침공했던 나폴레옹이
대포를 쏴서 코를 날려버렸다는 설이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또 다른 이유로는 비슷한 내용의 설이지만
17세기 오스만투르크의 이집트 침공 때
대포로 날렸다는 설이 좀 더 지배적인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카프레왕 피라미드 앞의 스핑크스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스핑크스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에 등장한 스핑크스라 할 수 있죠.
잠시,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신화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는
어릴 적부터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는데요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의 아버지는 오이디푸스를 죽이려고 했죠.
테베의 왕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오이디푸스를 낳자마자 신전을 찾아가 신탁을 받게 되는데
‘이 아이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을 할 것이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던 거죠.
이에 자신의 손으로 죽이진 못하고
부하에게 갓난 아기가 저주를 받았다고 죽이라고 명합니다.
부하는 차마 아기를 죽이지는 못하고
나무에다가 거꾸로 매달았고
후에 이를 발견한 양치기가 자신의 양자로 삼게 되죠.
성인이 된 오이디푸스는 어느 날, 테베시에 가게 되는데
도시는 두 가지 사건으로 소란스러웠습니다.
하나는 왕이 도적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과
또 하나는 도시 변두리 언덕에 있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수수께끼를 내고서는 맞추지 못하는 자를 잡아먹는다는 일이었죠.
두 사건 중, 왕이 죽임을 당했다는 첫번째 사건은
오이디푸스가 테베에 도착하기전 우연히 다른 일행들과의 큰 싸움이 벌어져서
반대 일행을 모두 죽이게 되었는데
그 일행에는 친아버지가 포함되어 있었던 거죠.
물론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테베시에서는 다른 사건이었던 스핑크스에 대해
그 괴물을 없애면 죽었던 왕의 자리를 내주겠다는 포고가 있었습니다.
언덕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간 오이디푸스는
머리는 여자이고 몸은 사자이며 날개는 독수리인
괴물 스핑크스와 마주쳐서 수수께끼를 듣게 됩니다.
스핑크스와 마주친 오이디푸스는
아주 유명한 질문을 듣게 됩니다.
‘아침에는 다리가 4개, 점심에는 2개, 저녁에는 3개’라는 질문이죠.
정답은 ‘3단 변신 로봇’이라는 말장난도 있지만
오이디푸스는 ‘인간’이라는 정답을 내놓게 됩니다.
인간이 아기일 때는 팔과 다리로 기어 다니다가
성인에는 두 다리로 걸어 다니고
노인이 되면 지팡이를 짚기 때문이었죠.
스핑크스는 자존심이 꺾인 심정을 견디지 못하고
절벽에 가서 스스로 뛰어내리게 됩니다.
테베인들은 환호를 부르며 오이디푸스를 왕으로 추대했고
과부였던 왕비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는데
신탁의 예언처럼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와 결혼을 하게 된 거죠.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내가 어머니인 줄도 모른 채
그 사이에서 자식까지 낳게 되었는데
그러자 테베에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테베의 새로운 왕인 오이디푸스는
전염병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 걱정되어 신전을 찾았는데
신전에서는 이전 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역병이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렇게 오이디푸스는 예전 일을 추적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모든 일이 자신의 손에서 이루어진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크게 받아 스스로 두 눈을 뽑아버리죠.
그리고 어머니이자 아내인 왕비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립니다.
눈먼 오이디푸스는 어린 두 딸을 주변인에게 부탁하고
유배 생활을 자처하면서 이야기는 종결됩니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통해
정신분석학자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따오기도 했는데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1899년에 발표한 ‘꿈의 분석’에서
이 이론을 처음 소개했는데
그 내용은 사내아이가 아주 나이가 어린 유아기 때는
무의식적으로 이성인 엄마에게 독점욕을 지니고
반대로 아버지에게는 경쟁심을 느끼게 된다는 학설입니다.
가장 유명한 수수께끼를 낸 스핑크스와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고
고대 이집트의 카프레왕 스핑크스는
그리스의 신화의 괴물 스핑크스와는 크게 연관이 없었던 조각상으로
이집트 지역의 신을 나타낸 것으로
예전까지는 그렇게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들어 미국의 역사학자인 ‘수잔 와이즈 바우어’가
이집트의 스핑크스도 그리스 스핑크스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앞의 이 석상의 이름은
살아있는 왕을 닮은 형상이라는 뜻의
‘셰세프 앙크’, ‘셰세팡크’라고 불렀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셰세팡크’가 워낙 유명해서
발음이 변하면서 스핑크스라고 변했다는 주장이죠.
즉, 그리스 신화속의 스핑크스의 원조가
이집트의 셰세팡크라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집트 상부 나일강 동쪽에는
옛 도시 테베의 절반이었던 카르나크가 있는데
카르나크의 대신전에는
수십 개의 스핑크스가 나란히 서서 파수꾼 역할을 하기도 하죠.
이집트에서 전해진 스핑크스는
바빌로니아, 페니키아, 페르시아, 그리스 등에서도
여러 신화 속 이야기에 등장하는데
바빌로니아 신화에서는 괴물이라는 측면이 강해지게 됩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600년경 미케네에서 발견되는데
미케네의 조각상에서는 날개도 지니고 있었죠.
그 종류도 다양하여 헤로도토스는 이를 세 종류로 분류했습니다.
사람 얼굴 모양을 하고 있는 ‘안드로 스핑크스’
매의 얼굴을 지닌 것은 ‘히에라코 스핑크스’
양의 머리를 나타내는 것은 ‘크리오 스핑크스’라고 했죠.
이집트를 떠올리는 건축물로는
피라미드와 단연 스핑크스를 꼽을 수 있는데요
스핑크스 명성의 인기를 누리고자
2014년에는 ‘짝퉁’ 스핑크스가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 교외에 있는 한 테마파크에서는
관광객을 끌어모으고자 이집트의 실물 크기와 똑같이 만들었는데
이에, 당시 이집트 문화재담당 장관이
중국 스핑크스에 대해 항의하는 공식 문서를 발송했고
테마파크 관계자는 촬영용으로 일시적으로 만들었다고 사과하면서
철거를 했다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부터 지금까지도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스핑크스에도
몇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카프레왕의 피라미드 앞에 놓여 있는 스핑크스는
오랫동안 카프레왕이 세웠다고 믿어왔는데
최근 학자들의 연구로는 스핑크스의 얼굴은
카프레 보다는 아버지였던 대형 피라미드를 건축했던 쿠푸를 닮았고
이는 스핑크스 건축은 카프레왕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근거로는 카프레왕의 피라미드와 신전을 잇는 연결축이
스핑크스와 일직선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러 둑길을 스핑크스를 우회해서 건설했다는 거죠.
쿠푸가 살아있을 적에는 대피라미드 건설에 올인하여
대자본을 쏟아부어서 스핑크스까지의 건설은 무리였고
이에 아들인 제데프레가 아버지 쿠푸의 부활을 염원하면서 스핑크스를 지었죠.
제데프레가 8년간 이집트를 통치 한 후
동생인 카프레가 왕위를 이어받으면서
자신의 피라미드와 신전을 연결하는 둑길을
스핑크스를 우회하는 식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이집트 여행을 가는 일이 있을 때면
카프레 왕 피라미드의 앞의 스핑크스는
카프레 왕이 아닌 쿠푸 왕일 수 있는 추측을 해볼 수 있게 된 거죠.
스핑크스 앞으로 뻗은 앞다리 사이에는 석비가 하나 놓여 있는데,
이는 고대 이집트의 후기인 신왕국 시대
기원전 1400년경의 제 18왕조 8대 왕인 투트모세 4세의 것으로
여기에도 유명한 전설이 담겨 있습니다.
투트모세 4세가 젊은 시절, 사냥을 나갔다가 스핑크스 발치에서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스핑크스를 둘러싸고 있는 모래를 치워주면
왕권을 준다는 목소리를 들었는 전설이죠.
영상 초반부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스핑크스의 머리와 상체는 석회암 언덕을 깎아서 조각했고
몸통은 땅을 파내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모래가 채워지며
몸통이 땅속에 파묻히게 된 상태였고
투트모세 4세는 이를 다시 복구작업을 하면서
좀 더 완성형 상태로 세상에 나타나게 된 겁니다.
오늘은 쿠푸왕의 대피라미드에 이어
이집트 관광에서 유명한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에서 나오는
괴물 스핑크스에 대한 내용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셰세팡크라고 불리우던 조각품은
그리스에서 스핑크스로 불리게 되었고
이는 고대의 사람들도 서로서로 문명의 영향을 받으며
재미있는 신화로도 이어진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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