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_시래기톡

[시래기톡] 중매로 결혼하게 된 이야기

Buddhastudy 2019. 3. 7. 20:00


Q. 어떻게 중매로 결혼하시게 된 건가요?

 

내가 29에 결혼을 했는데, 그 안에 선을 10번을 봤어요.

그래서 난 결혼하기는 틀렸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머님한테서 전화가 왔어.

이번에는 아마 네가 좋아할 거다.”

만났던 사람이 이 사람인데,

 

나중에 알았는데, 장성에 장터가 있어요.

황룡장을 화롱장이라고 불러요.

이응받침을 발음하기 어려워서 그 화롱장에 어머님이 가셨는데

우리 어머님은 아들 장가 못 보내셔서 한이 맺히셨는데

7대 종손 몽달귀신으로 갈까봐

우리 아들 중매 좀 해주쇼이러다가 서로 이야기가 되어서 선을 봤어요.

 

다방에서 이름이 아주 재미있어요. 향미 다방.

그 때는 선을 보고 맘에 들면 차를 마시는 거예요.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가고, 마음에 들면 커피 마시는 거야.

 

빙장님이 딸 가진 입장이니까, 마음에 들어도 마음에 든 척하면 안 되잖아.

우리 이제 갑시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 어머님이 아주 적극적이셔 가지고

우리 집사람하고 어머님하고 성씨가 같아요.

식사나 하고 갑시다. 같은 집안끼린데.”

식사하러 가서 우리 장인어른이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왜 중매로 결혼을 하게 되었느냐?

그때 내가 29이었으니까. 지금으로 치면 늦었지.

내 생각은 나는 부모님이 정해주는 대로 가려고 했어요.’

다분히 의도적인 것도 있었지. 하하하.

 

그러니까 우리 장인어른이 그 대답에 넘어오신 거지.

요즘 젊은이 같지 않구나

나를 좋게 보신거야.

 

이제 커피도 마시고, 서울도 올라오고, 만나서 이야기 했지

나는 신랑감으로는 아니다.

집도 가난하고, 5남매 장남이고,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하는 중차대한 책임만 있는 남자다.

나는 어려움밖에 없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봐도 신랑감은 아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면 난 참 똑똑한 사람이다.’

 

그래서 거기에 반했대.

자기 자신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는 거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대,

우리 집사람도 그 전에 11번째 선 본 사람이 나고

내가 10번째 선본 사람이 우리 집사람인데

집사람이 10번째 선본 사람이 아주 교만했대. 부잣집 아들이었나 봐.

 

왜 나랑 선보자고 했어요? 우리 집 재산보고 그런 거예요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 집사람은 결혼 안하려고 생각했던 사람이야.

짜식, !”

 

그랬다가 아주 괜찮은 사람을 만나서, 내가 괜찮잖아!

그래서 본거지.

저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맡겨도 되겠다.

그렇게 해서 우리 둘은 만나게 됐는데,

 

내가 직업이 연예인이잖아. 처음에는 아나운서라고 속였거든.

속인다고 되냐 그게? 결국엔 알게 되더라고.

그렇다고 이름 있는 개그맨도 아니고.

 

그런데 다행히 우리 아내 큰오빠가 우리 고등학교 2년 후배였어요.

나이차이가 있다 보니까.

그래서 물어본 거야. 나를 잘 모르니까 아는 선배한테.

그 선배 어떤 사람이냐?”

그 친구가 연예인이지만 좋은 친구다그랬다는 거야.

그래서 큰오빠가 그 얘기를 아버님께 전해드리고

그리고 빙장님도 저를 잘봐가지고 결혼하게 된 거에요.

 

결국 중매나 연애나

판단하는 건 순간이라고.

중매도 연애나 마찬가지에요.

 

중매의 좋은점은 여러사람의 의견을 취합해서 하는 거고

연애는 11로 하는 건데 결국은 마찬가지에요.

결혼은 도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