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조금 엄마가 아셔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일단 팔장을 끼고 대화를 해요.
이게 상당히 방어적인 거거든요.
저는 아이들하고 얘기할 때 몸이 이렇게 앞으로 가요, 언제나...
몸이 앞으로 가지 뒤로 빼거나 팔짱을 안 끼거든요.
그래서 그냥 엄마는 그런 뜻이 아니어도
일단 엄마가 팔짱을 끼면
“말해봐” 이렇게 되는 거니까, 안 하셔도 돼요.
애 입장에서 엄마는 그런 뜻이 아니어도
애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고요...
그 다음에 대화는 수용하겠다는 의미에요.
네가 옳다가 아니라 네가 말하는 걸 내가 들어보겠다라는 건데
이 댁의 대화는 굉장히 짧게 난상토론 같아요.
가족의 대화는 그런게 아니잖아요.
아이가 얘기를 하면
“아,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이거부터 되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데
네가 그러니까 동생이 이렇지”
이거는 굉장히 학계 토론에서 팩트를 따지는 듯한
좋은 의미로는 비판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비난으로 들린단 말이에요.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해봤자 좋을 게 없는 거예요.
즐거울 일이 없는 거예요.
엄마하고 얘기를 해봤자...
...
아버님 어떠세요?
엄마 울고 계시고, 아이는 뒤에서 보고 있는 모습을 보셨는데...
저는 엄마의 노고와 애씀도 알고
엄마가 힘들어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는데
저도 약간 좀 울컥했는데요
엄마를 보고 울었다기 보다는
나는 아이의 뒷모습이, 아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 같아요.
그냥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거 같아요.
표현을 잘 못 하는데 굉장히 엄마를 신경쓰고 있고
어쩔 줄 몰라하는 그 아이를 보고 너무 안됐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