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던 어느 날 밤, 카바조는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밖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으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차를 몰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았고, 이윽고 그가 소유한 건물에 도착했다.
건물을 둘러보던 그는 쓰레기들이 많이 버려져 있는 걸 발견했고
그는 결국 차에서 내려 쓰레기를 줍기로 했다.
카바조가 쓰레기를 줍기 시작할 때였다.
건물 옆 길거리를 터덜터덜 걸어가던 한 남자가
그 광경을 보더니 그에게 다가와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카바조는 얼떨결에 알았다고 대답했고 그는 같이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손전등을 들고 있던 카바조는 남자가 더러운 옷을 입고 있으며 수염도 깎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남자는 노숙자였던 것이었다.
남자는 잠시 후 그에게 말했다.
“전 아무것도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단지 선생님을 돕고 싶을 뿐이에요.”
카바조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이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숙자는 자기가 갖고 있던 부서진 쿠키를 카바조와 나누어 먹었고, 둘은 잠깐이었지만 여러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 친해질 수 있었다.
쓰레기를 모두 주운 후 노숙자는 자리를 떴고, 트럭에 올라탄 카바조는 그가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문득 그는 자신이 그 남자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트럭을 끌고 그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
“배가 고프세요?”
“네, 조금요.”
“트럭에 타세요. 먹을 것 좀 사드릴게요.”
그런데 노숙자는 트럭 앞자리가 아니라 뒤로 가 화물칸에 타는 것이었다.
“선생님, 전 3일 동안 씻지 않았고, 제 몸에선 냄새가 납니다.
제 더러운 몸으로 새 트럭을 더럽히고 싶진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노숙자에게 카바조는 괜찮다면 앞에 탈 것을 부탁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사과를 하며 트럭 앞자리에 올라탔다.
“멋진 트럭이네요.”
남자가 말하자 카바조는 트럭은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것이라며 창문 앞에 붙어있던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남자는 사진을 뚫어지게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놀란 카바조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그는 놀라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몇 년 전, 남자는 아내와 딸과 함께 멕시코에 살고 있었다.
그의 딸은 매우 아팠고, 멕시코에서는 약값이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에 남자는 더 싼 가격에 약을 사기 위해 미국으로 왔다.
그때 약국에서 만났던 사람이 바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던 카바조의 부모님이었다.
카바조의 부모님은 남자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을 모두 주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그의 딸은 다시 건강해질 수 있었다.
남자는 그동안 살면서 어떻게든 그 은혜를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더 이상 은혜를 갚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카바조는 남자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고 해도, 어떤 보상도 기대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아버지는 당신을 도우셨을 때, 그 대가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셨어요.
그러니 빚졌다는 마음은 이제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덧붙여서 오늘 제 아버지가 소유하셨던 건물의 청소를 도와주셨잖아요.
그걸로 충분해요.”
이 감동적인 사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공유되었다.
지구상에는 75억 명이 살고 있지만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좁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가 과거에 도와준 사람, 혹은 우리를 도와줬던 사람과 마주할지 모른다.
선행은 돌고 돌아서 우리에게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카바조와 노숙자의 이야기는 보여주고 있다.
카바조의 아버지는 아마도 하늘에서 이 장면을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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