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형태의 감옥에 갇힌 이들이 있었습니다.
살인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죄수 크리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소년 터커
아무도 이 두 사람의 자유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둘의 특별한 만남이 있기 전까지 말이죠.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에 시달리던 터커는
2010년, 초등학교에 진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 장애 및 ADHD로 판명되었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의사소통의 문제가 잦아졌고
공황 증세가 오는 날에는 갑자기 울어버리는 일도 다반사였죠.
그의 일상생활에 가장 치명적이었던 문제는
누군가 몸을 스치기만 해도 깜짝 놀라 발작을 하던 것이었는데
심지어 그의 어머니가 안아주는 것마저도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터커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했지만
증세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터커의 부모는 한 가지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자폐증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즉시 연락을 하여 터커를 치료할 도우미견과 그의 트레이너를 안내받아 준비를 하던 찰나 생각지도 못한 큰 문제와 마주치게 됩니다.
도우미견의 트레이너가 복역중인 죄수였던 것이죠.
당시 콜로라도의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의 교정을 목적으로 유기견을 모아 안내견으로 훈련하여
듣지 못하거나 보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을 돕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살인 방조 혐의로 48년 형을 선고받은 죄수 크리스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유기견들을 정성껏 보살피며 훈련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 신설교육 훈련에 배정받게 되었죠.
바로 자폐증 아동을 위한 도우미견 육성이었습니다.
크리스는 클라이드라는 이름의 유기견과 함께 이 특별한 인물을 성공시켜 자폐아를 둔 부모들의 희망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이 소식을 터커의 부모가 접한 것이었죠.
그들은 트레이너가 죄수라는 점에 대해 주저했지만
갈수록 세상과 단절해 가며 뒤처지고 있는 아들을 계속 두고 볼 수만은 없었고
마침내 도우미견 입양에 동의했습니다.
크리스와 터커
서로 다른 두 형태의 감옥에 있던 두 사람은 그렇게 첫 대면을 하게 되었고
새로운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첫날 세션에서 터커는 여전히 불안증세를 보였지만
크리스는 클라이드와 함께 터커의 공황 증상을 감지하도록 꾸준히 훈련하였습니다.
터커의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
클라이드는 터커에게 다가와 그의 주위를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죠.
그날 터커는 직관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클라이드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친구라고 말이죠.
이후 몇 차례 훈련을 거듭하며 터커의 증상은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편안하게 휴식도 취했고, 친구들과 곧 잘 어울리는 모습까지 보였죠.
그를 담당했던 의사는 터커의 변화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공황 증상이 70%까지 줄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크리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교도소를 재방문했던 그 만남에서
터커가 갑자기 크리스에게 감사의 포옹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때 그의 행동을 아무도 예상한 이는 없었습니다.
터커가 사람을 포옹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몇 년 전의 일이었으니까요.
그의 부모는 너무도 놀라 이 사실을 크리스에게 말해주었고, 이에 감격한 그 또한 눈물을 흘리며 터커를 감싸 안았습니다.
21년 전 인생 최악의 결정을 내렸던 날부터 줄곧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두려웠던 그는 터커의 변화를 바라보며 속죄의 길을 찾게 되었다고 말했죠.
크리스와 터커, 그들의 삶은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클라이드를 맞이한 터커 가족은 더 이상 다른 학교로의 전학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한 터커를 성적 상위 특별반에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클라이드와 함께 말이죠.
크리스는 도우미견 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며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죄를 짓고 희망을 잃은 동료들에게도 삶의 가치와 존재의 이유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돕기로 한 것이죠.
망가진 행동의 대가로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갇히게 되었지만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기 위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비록 감옥이라 할지라도 진정한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크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유기견들을 보살피며
지역의 자폐증 아동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훈련사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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