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도스님 BTN 즉문즉설 31_7. 붓다로 가는 길(1년이 아닌, 한 달에 10만원 줄게)

지나간 일요일은 관문사의 법회 날이었습니다. 법회가 끝나고 난 이후에 70대 후반 되시는 보살님 한분이 오셔서 상담을 하자고 그래요. 그래서 뭔가 긴급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아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라고 말씀을 하시냐하면, 당신은 대구에 살고 있는데, 아들이 서울에 살고 있어서 아들네 집을 가끔 옵니다. 아들의 집을 올 때마다 관문사에 와서 법회를 보는데, 우연히 스님이 법회를 하는 날 인연이 되어져서 너무너무 잘 된 생각에 이렇게 상담을 원해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은 당신의 손자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너무너무 손자가 갖고 싶어서 본인이 열심히 기도를 해서 부처님 가피로 손자를 보게 된 아이입니다. 손자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고 싶은 할머니의 심정, 이해하시나요?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귀하디귀한 손자가 어느 날부터 교회를 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아이를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방법이 없다. 그냥 가진 아이도 아니고 본인이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귀한 손자인데, 그 손자가 부처님 전에 기도를 해서 가진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교회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너무 큰 충격이었다. 이런 얘기를 해요.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왜 교회를 가게 되었는지 묻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다 교회를 간다. 그러기 때문엔 본인은 교회를 가야 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친구들이 교회를 가는 것도 좋지만, 교회는 맞지 않다. 너는 부처님 도량에서 부처님 전에 축원 드려서 낳은 아이이기 때문에 너는 부처님과의 약속을, 부처님의 은혜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계속 얘기를 했더니,

 

이 아이의 답은 “교회에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데, 1년에 빠지지 않고, 1년 두 번까지만 빠지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 상금을 주는데, 1년에 10만원을 주기로 했다. 그것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본인은 꼭 교회를 가야 된다.”고 얘기를 하더래요.

 

그래서 이 할머니가 뭐라고 공약을 했냐하면 “할머니가 1년에 10만원 아니고 제가 절에 가면 한 달에 10만원을 줄게.” 이렇게 약속을 했더랍니다. 그러고는 저한테 와서 고민을 이야기 하는 거예요. “스님, 이것이 현실인데, 절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 뭡니까?”라고 물어요. “우리 절에서도 아이들을 위해서 법회도 보고, 견학도 보내고, 특교활동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스님, 제가 시주 더 많이 할 테니까, 아이들한테 더 많은 지원을 하세요. 지금 우리 할머니들이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이것은 짧은 인생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손자 같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재미있게 절을 찾아줘야 만이 미래의 불교가 있는 것이지, 그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면 불교의 미래는 없지 않습니까?”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무너무 큰 질책이었습니다. 너무너무 똑똑한 노보살님에게 제가 감동을 했습니다.

 

우리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 여러분들 손자손녀분들, 그냥 여러분들이 대신 절에 오지 마시고, 반드시 절에 왔다 가면 포상을 해서라도 어린 아이들이 절을 찾을 수 있는 문화를 애쓸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어느 종교에서는 빠지지 않으면 현금으로 포상도 한다는데,

우리 절에서는 그 동안 어린이 포교에 있어서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싶은

큰 반성을 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쪼록 전국에 있는 천태인 많은 불자들이 그것을 깊이 있게 받아들여서 아이들이 절에 와서 좀 뛰면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절에 와서 조금 시끄럽게 하면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절에 와서 조금 어지러 놓으면 어떻습니까? 그러면서 크는 거죠. 그들의 미래의 주인이 바로 이 도량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그런 멋진 불자님들이 되도록 간곡하게 부탁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한 가지를 더 제안을 한다면 그 아이들을 위한 보시를 좀 따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보시는 청소년 포고 어린이 포교를 위해서 쓰여지는 보시 창고를 만들어서 정말 할머니가 내 아이에게 상속을 하는 억만금의 재산보다도 더 귀한 절에 보시하고 그 보시 금으로서 그 어린 새싹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행복을 주는 법회를 위해 쓰일 수 있는 그런 창구를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 나름대로 해 봤습니다.

 

이 용광사에서 처음 이야기 하는 만큼 여러분, 우리 간부님들 많이 계시고 그러니까, 어린이 포교를 위한 보시함을 하나 따로 만들고, 그들을 위해서 뭔가 접수를 받아서 그 아이들을 위해서만 쓸 수 있게 재정적 확보를 할 필요가 있고, 그를 통해서 융통성 있게 미래의 세대를 위한 포교를 하는데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용광사, 그런 천태불자들이 되시기를 바라면서 오늘 두서없는 법문 맺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