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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훈TV] 한강 인문지리지 (16)광나루 광진 이야기... 조선 권문세가들의 별장들이 빼곡했던 아차산 아래 광나루

Buddhastudy 2022. 7. 28. 19:00

 

 

조선 권문세가들의 별장들이 빼곡했던 아차산 아래 광나루

 

 

한강이 우리 역사의 핵심 무대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백제의 건국이다.

백제는 현재의 풍납토성 유적 일대를 도읍으로 삼아 건국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풍납토성 일대가 백제의 도읍이었다면

풍납토성의 강 건너 광나루는

삼국시대 초기 고대부터 한강의 가장 중요한 나루터였음이 입증된다.

 

광나루 뒤편은 아차산이 병풍처럼 둘렀고

고구려와 백제에게 아차산은 한반도의 패권을 유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중시됐다.

고대부터 중시된 한강 나루인 광나루는

한양에 도읍한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중요성이 한층 더 각광받는 교통의 요지가 됐다.

 

광나루는 노량나루와 함께

태종 시대부터 도승[渡丞. 한강변에 설치한 한성과 지방을 연결하는 진(()의 관리책임자]

가장 먼저 배치된 국가 관리 나루터였다.

 

광나루는 의정부와 동두천 같은 경기 북부와

여주와 충주, 원주로 통하는 한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광나루의 옛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남긴 조선시대의 인물은 겸재 정선이다.

숙종~영조시대에 활동한 겸재(1676~1759. 숙종2~영조35)

조선 고유의 화풍인 진경산수화를 완성시켰다.

그가 그린 진경산수의 절반 이상이 한강의 아름다운 명승지였다.

그의 진경산수 그림 가운데 '광진', 즉 광나루를 그린 그림이 있다.

 

'광진'을 보면

광나루 뒤편에 아차산이 솟아 있고

아차산 기슭 곳곳에는 근사한 모습의 기와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겸재의 여러 그림들을 살펴보면

기와집초가집이 뚜렷이 구분된다.

기와집은 당시 권력층에 속한 양반들의 주택이고

초가집은 권력과 부와는 거리가 멀고 가난과 가까운 평민들의 주택이다.

 

현재 워커힐호텔과 워커힐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는

아차산 기슭 곳곳에 지어진 '광진' 그림 속 기와집들은

당시 권문세가들의 별장이었다.

 

행주산성 전투로 유명한 덕양산과 그앞 한강의 풍경을 그린

겸재의 또다른 진경산수인 '행호관어杏湖觀漁'를 보면

덕양산 기슭에 기와집들이 즐비하다.

 

행호관어에 나오는 기와집들을

별장으로 둔 권문세족들의 이름은 기록에 나와 있는데

'광진'에 나온 권문세족들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행호관어'에 얽힌 이야기도 조만간 한강인문지리지를 통해 알려드릴 것이다.

 

임란과 호란을 겪은 후 조선은 18세기에 들어 자칭 태평성대를 구가한다.

조선의 건국이념인 사농공상의 위계질서에 따라

상업이 억제되어 조선의 경제발전은 더뎠으나

농업생산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18세기 조선은 건국 이래 가장 평화롭게 번성하던 시대였다.

 

그 번성의 열매 대부분은 권문세가들이 독차지했다.

권문세가들은 노년에 압구정을 세우고

음풍농월한 조선 초 한명회를 본따 한강변 곳곳에 별장을 짓고

가난한 백성의 삶과 유리된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그런 별장이 즐비한 곳 중 하나가 광나루 아차산 일대였다.

한강변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은

권문세가들의 별장과 정자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권문세가들이 앞다퉈 한강변 요지에 별장을 짓고 음풍농월하던 18세기를 지나

19세기에 이르면 어떤 일이 조선에 일어났던가?

 

정조 사후 권문세가들의 세도정치와 매관매직이 일상화되고

가혹한 조세와 탐관오리들의 수탈에 시달리던 조선의 백성들은

1811년 홍경래의 난을 시발로

죽창과 낫을 들고 수백 차례의 민란으로 봉기하며 인간다운 삶을 부르짖었다.

 

한강을 걸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 중 하나가

한강을 남과 북에서 병풍처럼 둘러싼 고층 아파트들이다.

 

한강변 아파트들은 우리 시대 부의 상징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한강변에 별장을 짓고 음풍농월한 ‘18세기 권문세가들이

태평성대를 노래하다가

19세기 민란의 시대를 맞았음을

‘21세기 권문세가들은 잊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 한강걷기 코스 : 광나루역아차산 광진교

5호선 광나루역에서 아차산을 오른다.

워커힐 일대를 둘러본 후

한강 둔치로 진입하여 서쪽으로 걸어가면 광진교에 진입할 수 있다.

보행자 친화 유일 한강 다리 광진교를 걸어가며

동서 방향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