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사를 갈 때는 자기가 늘 살던 곳에서 이렇게 다른 곳으로 가지 않습니까? 그죠? 그럼 우리가 사람 사이에서는 어때요? 살던 곳의 사람한테는 “그동안에 잘 지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합니까? 안 합니까? 인사하죠.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가면 첫 만남이니까 어때요? “저희 이사 왔습니다. 앞으로 잘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인사를 해야 된단 말이에요. 그다음에 사람만 그런 게 아니에요. 이 사실 땅에 사는 벌레고, 어쩌면 돌, 나무까지도 어때요? 내가 여기 사는 데 많은 도움을 줬잖아. 그죠? 그러니까 고맙다고 인사해야 되고. 또 새로 간데도 어때요? 또 인사를 해야 된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옛날엔 이걸 뭐라고 했다? 이런 걸 합해서 지신이라 그랬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 꼭 땅만 말하는 게 아니라. 땅이며, 그다음에 거기 사는 세균이며, 예를 들면 미생물이며, 벌레며, 나무며, 이런 걸 다 합해가지고 그냥 통틀어서 뭐라고? 지신이라 그랬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지신의 은혜에 고맙다.” 하고 가야 되고. 저쪽엔 또 “잘 도와주십시오.” 하고 인사를 해야 된단 말이오. 그러기 때문에 이럴 때는 날짜를 좀 좋은 날을 잡아야 된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아무 날이나 잡는 게 아니라, 좋은 날을 잡아야 된다.
또 옛날에는 좋은 날이라는 게 어떤 날이 좋은 날이다. 음력으로 어떻게 어떻게 해서 어떤 날이 좋은 날이다. 이런 일이 있었어. 그럼 좋은 날을 선택해서 이사를 간다 이 말은 마음이 경건해진다. 이런 얘기요. 똑같은 날인데 오늘 ‘설날이다.’ 하면 좀 경건해요? 안 해요? 경건하죠. 날마다 똑같은 날인데 오늘은 뭐다? ‘관음제일이다.’ 이러면 관세음보살에게 그날 기도하지 않습니까? 그죠? 똑같은 날인데, ‘오늘 지장제일이다.’ 하면 지장보살에게 기도한단 말이오. 그러면 그날 마음을 좀 새롭게 갖는다. 이런 얘기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날짜에 소 날이다, 개 날이다 하는 이런 날짜에 이게 좋은 날 나쁜 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처님 법을 공부해보니까 날짜는 그냥 날짜일 뿐인데, 사람의 마음이 좋고 나쁜 거를 정한다. 사람이 그날 좋은 날이다 하면 그날이 뭐가 되고? 좋은 날이 되고, 나쁜 날이다 하면 나쁜 날이 된다. 이걸 알았단 말이오. 전에는 우리남편이 좋은 사람이다. 우리 남편이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알았는데, 불교공부를 자꾸 하니까 어때요? 우리 남편은 그냥 하나의 사람일 뿐이고, 내가 좋게 생각하면 뭐가 되고?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쁘게 생각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 이런 얘기요.
전에는 사람을 갖고 분류를 했는데, 지금은 사람을 분류 안 하고 내가 좋아지려면 좋은 사람이다. 하고 내 마음을 바꾸면 된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죠? 지금까지라면 여러분들이 사주, 궁합, 온갖 거 봐서 ‘이 인간이 괜찮냐? 나쁘냐?’ 이래 구분해서 살다가 안되면, ‘이 인간, 저 인간’으로 바꾸고. 이렇게 했는데. 이제 불교공부를 하면 어떠냐? 그냥 이 인간이든, 저 인간이든, 뭐일 뿐이다? 인간일 뿐이다.
그걸 내가 좋게 생각하면 뭐가 되고? 좋은 인간이 되고. 나쁘게 생각하면 나쁜 인간이 되니까, 사람 바꾸는 거 별로 중요하다. 바꾸지 마라가 아니라, 그건 덜 중요한 일이다. 뭐 바꾸는 게 중요하다? 내 마음 바꾸는 게 중요한 일이다. 이런 얘기요. 이건 이제 수행이라 그래. 그럼 이걸 가지고 지금 해서 여러분들 남자 바꿀까? 하다가 여자 바꿀까? 하다가 있는 남자 놔놓고 마음 바꿔버리니까 어때요? 괜찮다. 이러다가 그냥 요즘 좋아졌다. 이런 거 아니오. 그죠?
그거 뭐 사람 바꾸지 마라. 이렇게 가르치는 건 아니오. 바꾸고 싶으면 바꿔도 되지마는 그건 부차적인 얘기고. 자기 마음 바꾸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러니까 사람 바꾸더라도 마음부터 먼저 바꾸고 사람 좋지만 안 살아도 된다. 이 말이오.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헤어지더라도 그 남자 괜찮다. 하면 누구한테 좋다? 나한테 좋아. 옛날에 그래도 한때 나하고 살았던 사람, 좋은 사람이다. 지금도 우리 아이 아버지고, 우리 아이 엄만데 괜찮은 사람이라야 될 거 아니야. 그지?
그래서 안 살고 이건 부차적인 얘기다. 그래서 가르친다. 날짜도 마찬가지다. 이런 얘기요. 그러니까 마음을 좀 이렇게 경건히 갖는 게 필요하다. 아무 때나 내 가고 싶을 쉭~ 가고 오고, 이러면 주위 사람들이 상처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산에 들어갈 때도 그냥 산에 막 올라가고 이래 안 하고. 산에 절을 짓거나 공사를 하거나 하면 산신한테 뭘 지냅니까? 제를 지내죠. 그죠?
우리가 막걸리를 좋아해서 그냥 막걸리도 한 잔 주고, 음식도 차려놓고, 산에서 누가 내려와서 먹는 거 봤어요? 아니지마는 내 마음이 그렇다. 내 마음이. 그냥 막~ 포크레인가지고 파 재끼는 게 아니라, “아이고 당신네 좀 허리 좀 파가 지고 제 집 좀 짓고 살아야 되니까. 좀 잘 봐 주이소.” 이러고 한단 말이오. “내가 오늘 산에 들어가니까 당신 다리 밟고, 허리 밟고, 올라갈 거니까 좀 잘 봐 주이소.” 산이 뭐 봐주고 안 봐주고는 없지만은 그렇게 마음을 내는 게 오랜 역사의 습관이에요.
그러니까 이사를 가는 날은 요즘은 주로 문제가 어느 방향을 갈 거냐? 이런 게 있잖아. 그죠? 제법이 공할 때는 방향이 특별히 있어요? 없어요. 없다. 이런 얘기요. 뭐 아무경을 읽어도 자 좋지만, 굳이 읽는다면 뭐가 좋을까? 반야심경을 읽는 게 좋겠다. 왜? 반야심경에 제법이 뭐하다고 돼 있으니까? 공하다고 돼 있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공한 입장에서는 동서남북이 없는 입장에서 이사를 가면 동쪽이 좋으니, 서쪽이 좋으니, 남쪽이 좋으니, 북쪽이 좋으니. 하는 이런 소위 징크스에서 내가 뭐 될 수 있다? 해방될 수가 있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이사 가는 날은 이사 가는데 가서 떡이라도 좀 마련하고, 음식을 간단히 차려서 이렇게 딱 기도를 하고, 불교 신자라면 뭐한다? 삼귀의하고, 반야심경을 한 3독정도 하고, 그러고 새집에 이사 왔으니까, 또는 새 동네 이사 왔고, 새 곳에 이사 왔으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이렇게 발원을 하면 돼요. 그리고 이웃집에 뭐한다? 떡같은 거 좀 나눠줄 수 있으면 나눠주고. 요즘 뭐 별로 반가워는 안 하죠. 그래도 조금 나눠주고.
그래서 옛날에는 요즘 그거 안 하지만, 옛날에는 떡도 조금 떼고, 과일도 조금 떼고, 뭐 조금조금 떼가 지고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릇에 담아가지고 귀신들, 귀신이라고 지칭하는 거는 이 산천초목, 풀벌레. 이걸 다 말합니다. 아시겠어요? 사람만 안주고 뭐도 준다? 귀신한테도 준다. 이래서 조금조금씩 떼가 지고 모아서 밖에 내놓는 거요. 옛날 풍속이 그랬단 말이에요. 지금 하라는 게 아니라. 왜 그런 풍습이 생겼느냐?
그거는 항상 사람한테만 고맙다고 안 하고, 사람 이외의 모든 환경에도 내가 고맙다. 이런 인사를 하는 자세였다. 그런 것이 옛날에는 뭐 이름으로 돼 있었다? 신이라는 이름으로 돼 있었다. 이 말이오. 귀신이라 하기도 하고, 산신이라 하기도 하고, 지신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마음을 경건하게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렇게나 헐레벌떡 이래 가지 말고, 적당한 날짜를 잡아서 그날 제가 여지까지 살았는데 감사합니다 하고 살던 곳에서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 또 새집에 가서는 앞으로 이웃을 살피며 잘 살겠습니다. 이렇게 발원을 하면 돼요.
네. 이런 쓸데없는 공부 한다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점수 되는 대로 아무 대학이나 들어가서 거기서 자기하고 싶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좋다. 서울대, 연대, 고대. 이렇게 따지지 말고 자기 하고 싶은 학과를 마쳐서 들어가서, 열심히 하는 게 좋고, 그다음에 자기가 다니는 학교가 나중에 좀 부족하다 싶으면, 나중에 대학원을 공부해가지고 서울대학 대학원을 간다든지. 외국에 간다든지. 이게 더 쉽지. 이 대학가는 거 여기다가 목매달아가지고 또 일 년을. 한 번 정도 더 해보는 거는 있을 수가 있다. 그러나 그걸 두 번 세 번 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 그래요. 예.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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