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즉문즉설] 제80회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으면 소외감을 느낍니다

Buddhastudy 2012. 10. 30. 04:14
출처 YouTube

 

외로움이라는 것은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부부가 서로 껴안고 살아도 아내나 남편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외롭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늘 어깨를 부딪치고 복잡하게 사는데도 외롭다.’ 그래요. 스님들은 저 깊은 산 속에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서 오랫동안 살아도 외롭다.’ 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같이 있어야 외롭지 않고, 혼자 있으면 외롭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과 같이 있어도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외롭고, 혼자 있어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있으면 외롭지가 않다.

 

깊은 산 속에 혼자 있더라도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새가 있고, 나무가 있고, 뭇 짐승들이 있고, 봄이 되면 봄을 만끽하고 여름이면 여름을 만끽하고 가을이면 가을을 만끽하고 겨울이면 겨울을 만끽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함께 대화할 수 있어서 좋고. 그가 돌아가면 혼자서 고요히 명상할 수 있어서 좋고. 이렇게 받아들이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더불어 있어도 귀찮지가 않다. 그런데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어떠냐?

 

혼자 있으면 외로워 못살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귀찮아서 살 수가 없다. 그러니 남편은 가족과 친척이 많기 때문에 좋고, 나는 일가친척이 없기 때문에 외로운 게 아니다. 바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외롭다. 내가 가족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가족이 많은 시댁사람과 어우러지니, 더불어 그들이 다 내 가족이 되니, 이렇게 가족이 많아졌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런 외로울 이가 없습니다.

 

나와 남편을 나누고, 나와 시댁을 나누고, 그들과 나라고 서로 구분 짓고, 경계 짓고, 이렇게 해서 스스로 울타리를 치기 때문에 외로워지는 거다. 이것은 일가친척이 없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다. 그리고 남편이 자기 형제들에게 잘하고 자기 부모한테 잘하는 게 왜 흉이 되느냐? 이거요. 형제에게 잘하는 것은 형제 우애가 있어서 좋고, 부모에게 잘하는 거는 효도를 해서 좋고. 세상 사람에게 잘하는 것은 다 칭찬받는 일이지 않습니까?

 

성인이 가르치고, 도덕 교과서에 다 그렇게 하라고 가리키잖아요. 그런데 왜? 그걸 미워합니까?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아끼면 좋은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그런 아들하고 며느리를 보면 어때요? 기분이 나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제 남편이 제 시어머니하고 그렇게 말을 잘 듣고 하면 그게 꼴 보기 싫잖아요. 이것은 부부의 문제도 아니고, 부모자식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에요.

 

그런데 바로 내가 나를 중심에 놓고, 내 이익을 중심에 세우고, 사물을 보기 때문에 내가 애지중지 키웠는데 단물은 다 저 ****이 다 빨아먹었구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니까 꼴이 보기 싫고, 나하고 결혼했지, 나하고 결혼했으면 내 사람인데, 왜 나하고 결혼해놓고 늘 어머니 생각만 하느냐.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시어머니하고 갈등이 생기는 거요.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 말을 잘 듣고 생각하는 것은 좋은 일이오.

 

아이고, 우리 남편 착하다. 요즘 저런 남자가 어디 있노? 효자다. 효자다.” 효자하고 살면 좋은 일이잖아요. 이렇게 생각해야 돼. 부부가 의가 좋으면 아이고, 우리 아들 착하다. 저렇게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살면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생각할 줄 알아야 된다. 그것처럼 남편이 자기 형제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거야. 나만을 사랑하고 나한테만 잘하고, 형제간에 잘 안 하게 되면 내가 좋아하죠. 그러나 형제간에 손가락질 받는 남편이 어떻게 좋은 남편이 될 수 있겠느냐.

 

지금 질문하신 분은 지금 뭔가 마음을 잘못 쓰고 있다. 어리석게 쓰고 있다. 화를 자처하도록 마음을 지금 쓰고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셔서 아이고, 내가 어리석게 생각했구나. 내가 내 외로움을 스스로 만들었구나.” 이렇게 뉘우치기고, 남편이 형제에게 잘하는 것을 오히려 칭찬하고, 복돋워 주고. 또 우리는 가족이 없는데 시댁에 오니 가족이 많아서 좋구나. 그들을 남이다. 나와 구분하지 말고, 내가 그 집 식구로서 하나가 돼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게 좋다. 그렇게 내가 마음의 문을 열면, 아무런 외로움이 없다. 이 말이오.

 

저희 정토회에 50~60명 이상이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산다 이거야. 여기 일가친척도 아니에요. 여기 부모형제도 아니에요. 애인도 아니에요. 부부도 아니에요. 부모자식도 아니에요.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완전히 낯선 사람들이오. 아무런 특별한 인간관계가 없어요. 그런 사람도 서로 돕고, 서로 의지하고, 세상을 위해서 일하면서 살아가잖아요. 그게 뭐 친척이 없어서 남편이 없어서 아내가 없어서 자식이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에요. 그러니 이것은 마음의 문제,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외로운 거다.

 

그러니 나로부터 온 문제다. 내가 나를 외롭게 만들고, 내가 나를 괴롭히는 거다. 이것은 내가 나를 헤치는 거기 때문에 어리석은 생각으로부터 빚어진 거니 이 생각을 버리시기고, 오히려 마음의 문을 열고 가족들과 더불어 함께 지내시도록 하시고. 이것도 습관이 돼서 잘 안 되니까 그래서 이런 잘못된 생각이 자꾸 들면 고민하지 말고, 부처님께 108배를 하고. 그래도 외로운 마음이 들면 500배를 하고, 절을 많이 하면 건강에도 좋고, 자기를 굽히면 마음이 자꾸 부드러워 져요. 그렇게 정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