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명왕성의 표면에 하트 무늬가 생긴 충격적인 이유를 알아냈고,
이 내용은 네이처 천문학지 Nature Astronomy에 게시가 되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사진은
불과 10년 전까지
역사상 가장 선명한 명왕성의 사진이라고 불리던 이미지입니다.
해상도가 엄청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심지어 이 이미지도
원본의 이미지를 엄청나게 업스케일링 한 이미지로
허블망원경이 찍은 원본의 이미지는 고작 이 정도의 해상도죠.
허블 같은 엄청난 망원경으로 관측을 해도
이 정도 수준의 해상력밖에 얻지 못하는 이유는
명왕성이 미국보다도 작은 데다가
무려 지구로부터 60억km나 떨어져 있는 엄청난 거리 때문에
현존하는 최고의 망원경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것보다 크게 높은 해상도를 얻기는 힘들죠.
여기에서 “아니 내가 아는 명왕성 사진은 이것보다 훨씬 더 해상도가 높은데?”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그 이유는 바로 뉴호라이즌스 탐사선 덕분입니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하기 전에 발사가 되었던
뉴호라이즌스호는
역사상 처음으로 명왕성을 근접해서 통과했고
그 과정에서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전송했기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죠.
불과 6년 전인 2018년에
명왕성에 도착했던 뉴호라이즌스호 덕분에
인류는 처음으로 명왕성의 실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 사진이 대중에게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명왕성 표면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하트 무늬가 있었기 때문이죠.
마치 12년 동안 60억km를 날아온 뉴호라이즌스호에게
고생했다며 하트를 보내는 듯한 이 명왕성의 모습에
다양한 밈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엄청난 알베도를 지닌 이 하트 무늬가
도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토론과 연구가 있었고
지구에 있는 지형들도 어떤 원인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다 알지 못하는데
60억km 떨어진 이 작은 천체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알기는 힘들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뭐 지금까지는 말이죠.
얼마 전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명왕성의 표면에 하트 무늬가 생긴 충격적인 이유를 알아냈고
이 내용은 네이처 천문학지 Nature Astronomy에 게시가 되었습니다.
명왕성 표면의 하트 무늬의 문제점은
그 모양이 마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처럼
정확하게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물질의 높은 알베도였습니다.
가시광선의 반사 비율이 매우 높아서
매우 밝게 보이는 이 물질의 정체는 미스터리 그 자체였죠.
일반적으로 명왕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표면의 온도는 적어도 -200도 이하입니다.
현재 인류가 주로 사용하는 초전도체를 명왕성에서 사용을 한다면
즉시 상온초전도체나 마찬가지인 수준이죠.
이런 엄청나게 낮은 온도 때문에 명왕성에서는
지구의 공기 즉 질소가 고체 상태로 존재할 수가 있는데요.
이번 연구 이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명왕성 하트 모양의 높은 알베도는
이런 고체 질소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체 질소가 왜 하필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구형이나 선형의 모양이 아니라
특이한 모양들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분명히 어떤 사건이 존재해야 하고
이번에 국제연구팀은
슈퍼 컴퓨터와 SPH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그 원인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과거에 어떤 충돌이 이러한 지형을 만들었다는 것을 밝혀냈는데요.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과거에 직경 730km의 물체가
정확히 30도의 각도로 명왕성과 충돌을 했고
충돌 속도가 생각보다 낮았던 덕분에
이런 지형의 생성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명왕성과 충돌한 천체는 명왕성의 일부가 되었으며
그 천체의 핵은 명왕성의 얼음층을 뚫고
명왕성의 지하 핵까지 도달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결국 이런 일련의 과정 덕분에
명왕성에 물방울 모양의 충돌 자국이 생겼고
뉴호라이즌스호가 찍은 사진의 구도 덕분에
마치 인간의 눈에는 하트 모양처럼 보이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죠.
이번 시뮬레이션으로 밝혀진 놀라운 사실 중의 하나는
이 시뮬레이션대로면
명왕성 지하에는 액체로 된 바다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유로파나 가니메데와 비슷한 크기와 낮은 온도 덕분에
명왕성 지하에도 액체 바다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시가 되었지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액체 바다가 존재했다면
이런 형태의 무늬가 남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전까지 명왕성 지하에
액체 바다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던 또 다른 이유도
이런 하트 모양의 지형을 설명하는 가설 중에 하나가
액체로 된 물이
지하에 있을 때 가능하다는 가설이 있었기 때문인데
시뮬레이션 결과
다른 천체와의 충돌로 형성될 수 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제 명왕성 지하 액체바다설은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카이퍼벨트는
태양으로부터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태양의 중력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상당수의 천체들의 궤도가 불규칙한 데다가
작은 크기의 천체들이 무수히 많아서
명왕성처럼 천체들끼리 충돌하는 사건이
매우 자주 일어나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카이퍼벨트에
명왕성 크기의 천체가 무수히 많다는 사실이 익혀지면서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태양계의 신비한 비밀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이만.
'1분과학·북툰·S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박한과학] 우주는 마음에 의해 창조된 거대한 홀로그램이다|믿음 코드31 (0) | 2025.01.21 |
---|---|
[신박한과학] 진화론과 뇌과학이 불교의 가르침과 같은 이유|눈으로 듣고 귀로 읽는 붓다의 과학이야기 (0) | 2025.01.20 |
[북툰] 우리 몸과 생각을 지배하는 진짜 주인, 무의식 시스템 (0) | 2025.01.20 |
[Life Science] 톱밥 속에 넣은 꽃게는 왜 죽지 않을까?? (물이 없는데..?) (0) | 2025.01.16 |
[지식보관소] 양자효과 실험에서 새롭게 발견한 초전도체의 예상치 못한 비밀 (0) | 2025.01.15 |